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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행정도시 건설현장에 들렀던 정운찬 총리가 저녁 무렵 연기군청을 방문해 단식 농성 중인 유한식 군수와 연기군의회 의원들을 만났다.


공주에서 일정을 마치고 오후 6시 50분께 연기군청에 들어선 정 총리는 먼저 유 군수의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연기군청에서는 3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정운찬 총리 방문에 맞서 항의집회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정운찬 총리는 2,500만 지방민 앞에 사죄하라"고 외치며 "행정도시 원안추진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총리 도착에 앞서 경찰이 군청 앞마당에 많은 전경을 동원하여 정 총리 보호에 나서자, 주민들은 "우리가 무슨 짓을 한다고 가로막느냐? 우리 요구를 총리가 볼 수 있도록 경찰을 철수시켜달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유 군수를 만난 정운찬 총리는 "조금 더 시간을 주면 좋은 안을 가지고 찾아뵙겠다. 건강을 생각해서 단식을 중단하시라"는 말을 건넸고 이에 유 군수는 "하나도 안 힘들다. 정부의 약속을 믿고 고향을 내준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려 원안대로 추진해 주면 단식을 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정 총리가 군의원들의 농성장에 들어서자, 군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비난에 고성이 이어지며 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의원들은 하나같이 행정도시 수정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며 "이 자리에서 원안대로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의원들의 계속되는 반발에 채 몇 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원안 추진 약속' 요구에는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여러분의 의견을 들으러 왔는데 대화가 잘 안되어 아쉽다"며 "오늘 말씀은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한편 정운찬 총리를 만나기 위해 군청에서 기다리던 이상민 의원은 "정 총리에게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고 국민과 한 약속을 잊지 말라고 말했으나, 정 총리는 '세종시를 잘하려고 다듬고 있다'고 말하더라"며 "오늘 정 총리의 방문은 세종시 무산 의도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적 술책"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가 떠난 후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촛불을 든 군민들 앞에서 "오늘 확인한 것은 정부부처 이전은 빼겠다는 것"이라며 "차라리 안 온 것만 못하다"고 개탄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행정도시를 가로막는 앞잡이 3인방인 공주 출신 정운찬, 청양 출신 정종환(국토해양부 장관), 충북 출신 임동규(개정안 발의 의원)가 모두 충청출신이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묘한 일이다" 며 미리 짜인 각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총리 취임 후 한 달 만에 자신이 논란의 불을 지펴놓은 행정도시 예정지를 방문한 정운찬 총리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여전히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굽히지 않아 행정도시의 앞길이 험난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연기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운찬, #세종시,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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