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9분 박주영(AS 모나코)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준비를 산뜻하게 시작했다. 10년만에 남미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한국은 문제점도 보였지만 월드컵 예선보다 좋아진 경기력을 선보였고, 다양한 공격 옵션의 발굴이 눈에 띈 경기였다.

 

◇ 측면 공격, 다양한 옵션의 발굴

 

염기훈 염기훈

▲ 염기훈 염기훈 ⓒ 대한축구협회(www.kfa.or.kr)

파라과이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전반전은 염기훈(울산), 후반전은 이승현(부산)이었다. 두 선수 모두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는데, 전반전에는 염기훈의 활약이 빛났다. 염기훈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여 공수에 걸쳐 활발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주특기인 날카로운 왼발 킥력을 선보였다. 전반 14분 날카로운 슈팅과 전반 37분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 슈팅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후반 체력 저하로 인해 이승현과 교체투입되었지만 전반전 염기훈의 플레이는 상당히 훌륭했다. 잦은 부상과 이적 파동으로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측면 미드필더와 더불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투입되더라도 스트라이커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염기훈의 중용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승현 이승현

▲ 이승현 이승현 ⓒ 대한축구협회(www.kfa.or.kr)

후반 24분 염기훈과 교체투입된 이승현은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며 주무기인 빠른 스피드를 활용하여 파라과이의 오른쪽 측면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후반 39분 박주영의 결승골 또한 이승현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를 통해 이어진 슈팅이 골키퍼가 막아낸 것이 박주영의 슈팅으로 이어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는 대표팀의 일원이었으나 부상으로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 후 성인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이승현은 청구고 동기동창인 박주영과 멋진 호흡을 보이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전에 조커요원으로 유용한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큰 선수이다.

 

측면 미드필더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떠올랐던 부분이었다. 주장 박지성이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지성이 부재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염기훈과 이승현이 성공적인 활약을 해내며 측면 미드필더 자원에 대한 테스트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 투톱 공격수들의 호흡

 
 후반 39분 골을 넣으며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간 박주영

후반 39분 골을 넣으며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간 박주영 ⓒ 대한축구협회(www.kfa.or.kr)

이날 경기에 앞서 허정무 감독은 "공격수들을 모두 투입하겠다." 며 공격수들을 테스트하겠다는 강한 의도를 선보였다. 이동국(전북),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박주영, 조동건(성남)은 모두 경기에 투입되었다.

 

전반전은 이동국과 이근호의 투톱으로 구성되었다. 초반 호흡은 좋지 않았지만 전반 30분을 기점으로 두 선수 모두 많은 움직임을 보이며 원활한 호흡을 선보였다. 이근호가 폭넓은 움직임을 보였고 이동국은 두 차례 슈팅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투톱 흐름에 적응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동국은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 아웃되었다. K리그 시즌과 더불어 조모컵, A매치, 그리고 전북 현대의 전지훈련이 예정되어 있는데다 감기몸살로 인해 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의욕적인 움직임과 투톱 적응에 만족해야 하는 이동국이지만, 조모컵에서보다는 좋은 움직임을 보이며 향후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박주영이 교체 투입되어 이근호와 호흡을 맞추고, 이근호는 후반 17분 조동건과 교체되었다. 박주영이 날카로운 움직임과 슈팅, 유려한 공격 흐름을 선보이며 가장 돋보였고, 결국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AS 모나코의 핵심 선수가 된 박주영은 주말에 있었던 프랑스 리그 개막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보인 기세를 이어나갔고, 45분을 잘 소화해내며 체력을 아끼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근호는 활발한 움직임과 더불어 이동국과의 호흡도 맞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마무리에 서 아쉬움을 남겼고,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조동건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통해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투톱 공격수들의 호흡이 전반적으로는 맞지 않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표팀 소집 및 훈련을 통해 가다듬어진다면 다양한 스타일의 투톱에서의 연계플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조원희(위건)의 변화 

 

조원희 이날 경기의 숨은 히어로는 단연 조원희!

▲ 조원희 이날 경기의 숨은 히어로는 단연 조원희! ⓒ 대한축구협회(www.kfa.or.kr)

조원희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김치우(서울)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등장했고, 오른쪽 측면에 위치하여 경기를 풀어나갔다.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력이 좋은 조원희지만 오른쪽 윙백을 맡았고, 광주 상무 입대 전까지는 공격수로 활약하며 빼어난 드리블을 자랑했던 선수였다.

 

많은 활동량을 앞세운 투박한 플레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나도 한때는 볼을 예쁘게 찼다." 는 내용의 인터뷰를 자주 했던 조원희는 이날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전에는 강민수(제주)의 교체 투입으로 인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이정수(교토 퍼플상가)와 함께 공수에서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조원희와 이정수는 수원에서 3시즌간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좋은 호흡을 보였고, 이정수가 수비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며 조원희의 공격력을 살려주는 효과도 가져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플레이를 하던 조원희는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서울)과 포지션을 바꾸며 자신의 장기인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기성용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많은 경기를 치러 지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기성용의 부담을 덜어주며 전방위적 활동량을 보이며 후반 6명의 미드필더을 세운 파라과이의 미드필드진을 무색하게 하였다.

 

후반전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던 조원희의 활약이 빛났던 경기였다.

 

◇ 대표팀 공격의 변화,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 전개 등장

 

이날 파라과이전에서 한국은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공격 상황에서 상대 수비에 의해 끊어지는 모습도 여러 차례 선보였고,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은 장면도 나왔지만 미드필드에서의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이 월드컵 예선 때보다는 완성도가 높아진 모습이었다.

 

전반 미드필드 지역에서 4차례의 짧은 패스가 이어지며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했지만 이근호가 상대 수비에 막히며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수비 지역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이후 미드필드로 공을 연결하고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온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비록 상대에게 차단당하며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도 나왔지만 대표팀의 플레이에 있어 계속해서 지향해야 했던 공격 형태였다.

 

공수에 걸쳐서 짜임새와 완성도가 높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더욱 짜임새와 완성도가 높아져야 하며, 상대의 전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줬다. 하지만 공격 부분에서 1골에 그쳤어도 얻은 것이 많았던 의미있는 경기였다.

 

10년만에 남미 징크스를 깼고 파라과이를 상대로 첫승을 기록한 경기였다. 차후 예정된 평가전에서 짜임새와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부상 없이 주전경쟁을 통한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더불어 대회 준비가 잘 이루어져 2010년 6월에는 더욱 더 강해진 대표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2009년 8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 1 박주영(`83) 
파라과이 0 
▲ 한국 출전선수 명단(4-4-2) 
이운재(GK) - 오범석(HT 강민수), 이정수, 조용형, 이영표 - 김치우(HT 조원희), 김정우, 기성용, 염기훈(`69 이승현)- 이근호(`62 조동건(`88 오장은)), 이동국(HT 박주영)/ 감독 : 허정무 
*벤치잔류: 김영광(GK), 정성룡(GK), 김형일, 최효진, 이강진 
▲파라과이 출전선수 명단(4-3-3) 
비야르(GK) - J.카세레스, 카니사, M.카세레스, 알카라스 - 배라, 바레토(`53 레데스마), 리베로스(`65 산타나) - 카바냐스(`60 카르도소), 발데스(`51 마르티네스), 베니테스(`71 에스티가르비아) 
*벤치잔류: 바레토(GK), V.카세레스, 

2009.08.13 08:12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2009년 8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 1 박주영(`83) 
파라과이 0 
▲ 한국 출전선수 명단(4-4-2) 
이운재(GK) - 오범석(HT 강민수), 이정수, 조용형, 이영표 - 김치우(HT 조원희), 김정우, 기성용, 염기훈(`69 이승현)- 이근호(`62 조동건(`88 오장은)), 이동국(HT 박주영)/ 감독 : 허정무 
*벤치잔류: 김영광(GK), 정성룡(GK), 김형일, 최효진, 이강진 
▲파라과이 출전선수 명단(4-3-3) 
비야르(GK) - J.카세레스, 카니사, M.카세레스, 알카라스 - 배라, 바레토(`53 레데스마), 리베로스(`65 산타나) - 카바냐스(`60 카르도소), 발데스(`51 마르티네스), 베니테스(`71 에스티가르비아) 
*벤치잔류: 바레토(GK), V.카세레스, 

파라과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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