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의 이적을 사실상 확정 지은 이청용 선수. 사진은 FC 서울 시절 '쌍용'으로 함께 뛰었던 기성용과의 경기 모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의 이적을 사실상 확정 지은 이청용 선수. 사진은 FC 서울 시절 '쌍용'으로 함께 뛰었던 기성용과의 경기 모습. ⓒ FC 서울 공식 홈페이지


일곱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탄생이 임박했다.

주인공은 '기라드' 기성용(FC 서울, 20)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쌍용(雙龍)'으로 뛰어난 활약을 벌이고 있는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볼턴 원더러스 입단 절차를 밟기 위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런던으로 떠났다.

이청용의 볼턴 입단은 한국 축구의 큰 경사다. 축구 선수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꿈의 무대' EPL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것도 네덜란드-프랑스 등 유럽 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K-리그에서 EPL에 진출해서다. 그 정도로 볼턴은 이청용의 실력을 신뢰했다.

이청용은 도봉중학교를 중퇴하자마자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 FC 서울에 입단, 일찌거니 프로축구 무대에 뛰어들었다. 동급생들은 번듯한 고등학교와 이름난 대학교를 졸업한 뒤 K-리그 구단에 입단했지만, 이청용은 중학교를 마치지도 않고 프로 생활을 했다.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남들보다 먼저 프로 생활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비록 중학교를 중퇴하고 FC 서울에 입단했다는 '학력 컴플렉스'가 늘 꼬리표처럼 붙어다녔으나 이청용은 부지런히 뛰는 성실함과 경쟁 포지션 선수들을 압도하는 빼어난 실력으로 터키 출신의 '명장' 세놀 귀네슈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 2007년부터 서울의 오른쪽 미드필더 주전을 꿰찬 이청용은 '동갑내기' 기성용과 함께 '서울의 별(★)'으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제 '볼턴의 별(★)'로 태어나려는 이청용. 이청용이 EPL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여러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가장 먼저 동료 선수들과의 언어 소통 문제를 해결해야하고, 서울과 다른 낯선 영국 환경에도 빨리 적응해야한다. 무엇보다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오직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음은 이청용의 EPL 생존방법 세 가지.

[생존방법 1] '자신감'을 갖고 많은 출장 시간을 확보하자

이청용 입장에선 EPL 데뷔 첫 해 많은 출장 시간을 확보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볼턴의 게리 메그슨 감독이 이청용을 크게 기대하고 있는 만큼, 당초 예상보다 주전 경쟁이 쉽게 전개될 수 있다. 때문에 시즌 초반 최대한 많은 공격 포인트로 강인한 인상을 남겨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

어린 나이도 유리하다. K-리그 시절 '겁없는 신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만큼 볼턴에서도 당돌하고 활기넘치는 플레이를 실컷 보여주면 된다. 설기현이 레딩 입단 초반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 것처럼 이청용도 프리 시즌 전지훈련 기간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어 시즌 개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생존방법 2]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박지성'을 본받자

언어 장벽도 극복해야 한다. 이청용은 네덜란드, 프랑스 등 제3국 리그를 거치지 않고 볼턴에 왔다. 이유인 즉슨 한국에서 바로 영국으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언어 문제가 클 수도 있다. 자국리그인 K-리그에서만 뛰던 한국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뭐니뭐니해도 '언어의 장벽'이다. 아무리 경기력이 좋고 공격 포인트를 많이 올려도 언어 소통이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청용은 과거 PSV 아인트호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EPL 선배' 박지성을 꼭 본받아야 한다. 박지성이 일본 교토 퍼플상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잉글랜드 맨유 등 각국 리그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동료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있다. 가정 교사까지 들여가며 일주일에 두 번씩 영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했던 박지성을 벤치마킹해보자.

[생존방법 3] 피말리는 '주전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자

EPL은 정글이다. 옆 침대에서 자는 선수, 매일 한솥밥을 먹고 같이 씻는 선수가 모두 자신의 경쟁 상대다. 오로지 실력 하나로 볼턴에 입단한 이청용도 예외가 아니다. 피말리는 주전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 있는 날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는 이청용의 주전 경쟁 상대는 데이비스다. 데이비스는 현란한 개인기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가 무기인 빠른 측면 공격수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도 좋다. 이청용이 FC 서울과 각급 대표팀에서 보여준 뛰어난 플레이를 볼턴에서 이어간다면 주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하지만 K-리그와 EPL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이청용이 자신감을 갖고 많은 출장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박지성처럼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피말리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 EPL에서 새롭게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볼턴의 '블루 드래곤'이 되기 위한 이청용의 도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 이청용의 '무한도전'을 기대해보자.

이청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