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김승현 ⓒ 대구 오리온스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 구단과 김승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대구 오리온스는 지난해 5억 5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을 인상해 올 시즌 6억 원의 연봉을 제안한 반면에 그 이상을 원한 김승현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한국농구연맹(KBL)이 지난 8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대구 오리온스의 손을 들어주며 6억 원의 연봉 조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승현이 이마저 거부하면서 서로간의 갈등이 더욱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 프로농구에서 KBL이 내놓은 연봉 조정안을 거부한 것은 김승현이 처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승현은 사실상 대구 오리온스와의 이면계약까지 폭로했다. 지난 2006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김승현이 대구 오리온스와 새로운 계약을 하면서 공식 계약서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기로 이면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대구 오리온스가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김승현의 연봉을 삭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했을 때부터 농구팬들은 이면계약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프로농구에서 이면계약은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지만 샐러리캡 제도(전체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를 지켜야하는 구단으로서는 스타 선수를 잡기 위해서 이면계약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이면계약으로 합의된 연봉을 받지도 못하고 '돈만 밝히는 선수'가 된 김승현이 결국 연봉 조정안 거부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KBL은 아직 대구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이면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김승현은 그동안 이면계약에 의해 받은 수억 원의 '뒷돈'을 다시 반납해야 한다.

 

또한 KBL은 선수가 연봉 조정안을 거부할 경우 필요한 규정조차 만들어놓지 않았다. 만약 김승현이 끝까지 연봉 조정안을 거부한다면 결국 은퇴를 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마지막 해결의 실마리는 남아있다. '데드라인'으로 정해진 오는 15일까지 김승현이 연봉 조정안으로 정해진 6억 원의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된다. 

 

그러나 김승현이 이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되더라도 이미 대구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지울 수 없는 윤리적 상처를 남겼다. 또한 프로농구 전체의 상처이기도 하다.

 

농구팬들은 대구 오리온스와 김승현, KBL 모두 이번 일을 쉽게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괴로운 일이겠지만 그동안 모두가 알면서도 침묵하고 있던 이면계약과 뒷돈이라는 관행을 깨뜨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09.07.10 11:16 ⓒ 2009 OhmyNews
김승현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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