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이진영 만루 홈런 6일 오후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 래식 아시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 1회말 1사 만루, 이진영이 만루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 [WBC] 이진영 만루 홈런 6일 오후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 래식 아시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 1회말 1사 만루, 이진영이 만루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1회초 대만의 선발투수 리전창이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완벽하게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제구됐다고 생각됐던 공들이 계속 볼 판정을 받자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주심을 본 앤디 플래처 주심은 타자 무릎 높이의 낮은 공에 대해서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힘이 좋은 한국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낮게 공을 던지려했던 리전창은 결국 높은 쪽으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고 한국의 타자들은 노렸던 먹잇감을 놓치지 않았다. 4번 타자 김태균은 높게 날아든 리전창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쳐내 2타점을 올렸고 7번 이진영은 높은 쪽 빠른 볼을 정확히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쳐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전에 나와 6과3분의2 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쿠바 킬러'로 떠올랐던 리전창은 그렇게 힘없이 무너졌다.  

 

'쿠바 킬러' 리전창, 스트라이크 존에 무너지다

 

2009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한국과 대만전의 승부는 '스트라이크 존' 적응력에서 갈렸다. 대만의 리전창이 메이저리그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이 한국의 선발 투수로 나온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영리하게 이용하면서 대만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승부는 1회에 갈렸다. 1번 타자 이종욱의 볼넷과 2번 정근우의 몸에 맞는 볼, 3번 김현수의 볼넷으로 얻은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김태균이 좌전 적시타로 두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득점 행진이 시작됐다.

 

이후 5번 이대호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6번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면서 1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제구력에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리전창은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 급급했다. 7번 이진영은 리전창의 3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쳐내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6대0으로 벌어졌다.

 

이진영의 만루 홈런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나온 한국 선수 첫 만루홈런이자 이번 대회 첫 만루홈런이다. 

 

대만의 에이스 리전창은 1회 6실점 하는 동안 아웃 카운트 한 개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득점행진은 5회와 6회에도 이어졌다. 5회 1사에서 3번 김현수가 작년 대만리그 방어율 1위인 랴오위청을 상대로 중견수 뒤쪽 펜스를 맞치는 2루타를 쳐냈다. 김태균의 포볼로 이어진 1사 1-2루의 찬스에서 이대호가 2루수쪽 내야안타를 쳐내면서 2루주자 김현수가 득점에 성공해 점수는 7-0으로 벌어졌다.

 

6회에도 바뀐 투수 린보유를 상대로 2사에서 정근우가 좌월 투런 홈런을 쳐내면서 점수는 9-0. 대만은 콜드게임의 위기까지 몰렸다.

 

좌완 트리오가 활약한 마운드와 내야 수비도 믿음직

 

[WBC]이번엔 내차례 6일 오후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선 봉중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6일 오후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선 봉중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마운드는 좌완 트리오가 지켰다. 선발 류현진이 3이닝 동안 공 43개를 던지며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두번째 투수 봉중근은 등판하자마자 1루 주자를 견제구로 아웃시키면서 대만의 추격 의지를 무력화시켰다. 이후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나온 세 번째 좌완 투수 이승호도 1이닝을 무안타로 깔끔하게 막았다.

 

황두성의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해 이날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임태훈은 변화구 제구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만은 세밀한 플레이에서도 약점을 노출했다. 1회초 류현진이 1번 타자 린저슈엔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소 흔들렸지만 2번 쟝즈시엔의 보내기 번트가 투수 직선타가 되는 바람에 타자와 주자가 모두 아웃 당하면서 기회를 날렸다. 4회초에도 1번 린저슈엔이 중전안타로 출루했지만 바뀐 투수 봉중근의 견제에 걸려 허무하게 아웃 당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다. 

 

병살타도 4개나 됐다. 대만은 9번 왕셍웨이가 3회와 6회 투수 앞 땅볼로 연타석 병살타를 쳤고, 4회 린이취엔이 2루수 정면 땅볼로 더블 플레이를 당했다. 1회 장즈시엔은 번트 실수로 병살타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수비에서도 유격수 박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박진만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리를 거둔 한국은 전날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일본과 7일 저녁 7시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2009.03.06 22:25 ⓒ 2009 OhmyNews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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