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소 영화 워낭소리 스틸컷

▲ 할아버지와 소 영화 <워낭소리> 스틸컷 ⓒ 워낭소리 공식블로그

"계속 매진되어서 못 보고 있었어요. 감독님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니..."
"제가 눈물이 워낙 많아서 영화 보기 전부터 걱정이네요. 휴지 잔뜩 준비하고 가겠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6일 주최하는 독립영화 <워낭소리> 단체 관람 및 감독과의 대화에 참석하려는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워낭소리>는 지난 8일 3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대중들의 높은 관심 속에 상영중인데, 영화에 감동한 관객들이 2, 3번 재관람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16일 단체관람에는 이충렬 감독과 관객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팬들의 관람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워낭소리> 상영회 신청자 쇄도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 이승훈

유모씨(휴대폰 뒷자리 4876)는 "처음엔 걷기조차 힘든 소를 '학대(?)'하는 할아버지가 밉다가 불편한 다리로 소의 짐을 나눠지는 모습을 보며 '저 소는 그저 소가 아니라 할아버지 자신이구나. 저 소가 주저앉으면 할아버지도 주저앉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해가 됐다"며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충렬 감독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니 더욱 뜻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모씨(휴대폰 뒷자리 2374)는 "저는 이미 영화를 봤지만, 남자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표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희생과 헌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소를 주제로 한 영화이니만큼 부모님과 함께 <워낭소리>를 보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조모씨(휴대폰 뒷자리 4251)는 "올해 72세 되신 아버지와 꼭 함께 보고 싶은 영화다. 추첨이 안되더라도 꼭 보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문모씨(휴대폰 뒷자리 9859)는 "어렸을때부터 시골에서 소와 함께 지냈고, 한 생명이 다 하더라도 또 다른 생명이 그 뒤를 잇는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1960년대 특수공작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라고 밝힌 김모씨(휴대폰 뒷자리 6253)는 "북한군 무장게릴라들이 청와대 부근까지 침투한 1968년에 활약한 대북 첩보부대 공작원들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해볼 의향이 없냐"는 의사를 이 감독에게 타진했고, "속도전을 앞세우는 이명박 대통령이 꼭 봐야할 것 같다"(방모, 휴대폰 뒷자리 8879)며 정치 현실을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12일 자정까지 신청을 접수한 뒤 회원 50쌍(1인 2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회원들이 영화 관람을 신청하며 남긴 사연들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속도전 앞세우는 대통령이 봐야 할 영화"

 

"그동안 워낭소리를 꼭 보고 싶어서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봤는데. 상영 영화관이 거의 없고, 시간도 맞지 않아서 여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열려서- 정말, 그리고 간절히 꼭 봤으면 마음에 신청을 합니다.^^" (곽XX, 휴대폰 뒷자리 5578)
 
"어려운 영화환경속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몇 해동안 수고하신 제작진에게 감사드립니다. 먼저 보신 지인(스님)께서 극구 칭찬하셔서 보고 싶었습니다." (백XX, 휴대폰 뒷자리 5633)

 

"예고편만 보아도 눈물이 납니다. 무뚝뚝하시고 우직하셨던 저희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차가운 겨울 다가오는 봄 같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독립영화를 새로 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에 대한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다음 영화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 만들어 주세요." (이XX, 휴대폰 뒷자리 0909)

 

"소를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우선 매력적입니다. 소의 크고 맑은 눈망울이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요. 시골집에서 부모님이 목장을 하고 계신데 어릴 때부터 소의 눈망울을 보면 참 슬프다는 생각을 했어요.. ;; 워낭소리에서 그 슬픈 눈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이XX, 휴대폰 뒷자리 0772)

 

"벼르고 있던 영화인지라 지난주에 조조를 보기위해 나섰으나 매진으로 허탕을 치고 왔어요. 저예산으로 인디 영화 만드시느라 힘들었을텐데 요즘은 힘이 되시겠어요. 좋은 영화로 저희 서민들에게도 힘이 되주심에 감사드려요" (이XX, 휴대폰 뒷자리 6456)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독설과 소위 말하는 '깐족' 개그가 대세를 이루는 이 마당에 워낭소리가 부패해가는 한국 영상계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해주어 반갑습니다." (이XX, 휴대폰 뒷자리 0639)

2009.02.11 16:50 ⓒ 2009 OhmyNews
워낭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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