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 쌍용자동차 사측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12월분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낸 가운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가 22일 아침 사측에 맞서 정면 투쟁을 결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노조 임원 선거가 끝난 지 3주도 안 돼, 아직 집행부도 완전히 꾸려지지 않은 데다, 입이 얼어서 연사들의 말이 자꾸 꼬일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22일 아침 8시 30분 평택시 칠괴동 회사 정문 앞에는 2천여 조합원이 참여해, 투쟁 결의를 다졌다. 쌍용자동차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입이 얼어 말이 잘 안 나올 정도로 추웠던 22일 아침 8시 30분, 쌍용자동차 조합원 2천여 명이, 평택시 칠괴동 회사 정문앞에서 상하이 자본에 맞서 결사항전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 "기술유출, 복지중단, 구조 조정 분쇄하자" 입이 얼어 말이 잘 안 나올 정도로 추웠던 22일 아침 8시 30분, 쌍용자동차 조합원 2천여 명이, 평택시 칠괴동 회사 정문앞에서 상하이 자본에 맞서 결사항전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이날 집회에서 한일동 사무국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상하이 자본측과 쌍용차 사측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C-200 차량의 부품 설계자료 등 각종 기술 연구자료를 미리 중국으로 빼돌리는 기술 이전 조인식을 3군데에서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여, 렉스턴과 카이런 두 대에 나눠 타고 도망 가는 중국인들과 한국측 직원들을 고속도로까지 쫓아가, 5시간 넘는 실랑이 끝에 빼돌리려던 자료 일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 사무국장은 또 "그 과정에서 사측은 노조가 그들을 감금한 것처럼 왜곡하고, 그래서 그들이 중국대사관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으나, 절대로 감금이 아니고, 평택경찰들을 통해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으며, 일부 확보한 자료도 그들의 동의를 받은 뒤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어자료와 중국어자료는 현재 번역을 의뢰했다"며, "저들이 빼돌리려던 것이 부품 설계 도면 이외에 어떤 것들이 더 있는지는 번역이 끝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고, 정확한 자료는 대대에 먼저 보고한 뒤에, 외부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 김래현 의장은 이에 대해 "상하이 자본은 카이런 차량이 나온 직후에도 이런 식으로 기술을 빼내갔다"며, "상하이 자본이 한국에 자본을 투자할 생각은 하지 않고, 운영자금만 찔끔찔끔 대 주면서, 그 대가로 연구소 개발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고,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서 중국에서 모양만 약간 바꿔서 생산하려는 것"이라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분개했다.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은 "상하이 자본과 그 하수인 월급쟁이 경영자 사측이 이렇게 부도덕하게 쌍용의 연구 기술을 빼돌리는가 하면, 경영 악화를 내세워, 임시 휴업조처에 12월 임금까지 안 주고, 구조조정까지 하겠다는 것은, 노조 집행부와 우리 조합원 전체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자본과 사측이 먼저 싸움을 걸어온 만큼, 2기 집행부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조합원들을 믿고 강력한 연대 투쟁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한 지부장은 아울러 "내일(23일)은 아침 10시부터 평택시청에서 집회를 가진 뒤 평택역까지 시가행진도 계획하고 있으니, 전 조합원과 연대 단위가 하나가 되어, 평택시민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우리의 정당성을 호소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이 결의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이 결의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군데군데 조합원들이 장작불을 지필 정도로 추웠던 이날 아침 집회에서는, 민중가수 김성만과 노동자 율동패 "들꽃"이 각각 노래와 율동으로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북돋우었으며, 금속노조 오상룡 부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금속노조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집회에는, 미군탱크에 의한 두 여중생 압살 사건 때와 MB 집권 직후 광우병 미국소 반대 촛불집회에서 틀이 잡히고 유명해진 "자유발언"을 도입했다. 즉석에서 벌어진 함봉득, 김정관 조합원의 자유발언은 그 어떤 유명 연사의 발언보다도 심금을 울렸고, 그만큼 많은 호응도 받았다.

연대단위도 상당수 참석했다. 우선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지회장 )가 강고하게 연대하여 투쟁한다는 뜻으로 연단에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깃발과 비정규직지회 깃발이 함께 나부꼈으며, 이밖에도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경기본부,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의장 김래현), 금속노조 만도지부 평택지회(지회장 김동명), 평택비정규센터(소장 남정수), 평택평화센터(소장 강상원), 평택안성지역노조(위원장 정미), 경기노동전선(집행위원장 김동수),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위원장 박금석) 등이 함께 했다.

오전 10시쯤 집회를 마친 쌍용자동차 노조 집행부는 오후 2시 대의원대회와 23일 집회 준비 등 마라톤 강행군 회의에 들어갔다.

집회 사회를 맡은 노조 김득중 조직실장이 "자유 발언"이나 "질문"을 할 생각이 있으면 마이크를 사용하라고 기회를 주자, 즉석에서 두 명의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섰다. 함봉득 씨와 김정관씨가 바로 그들. 사진은 함봉득씨가 발언하는 모습.
▲ "집행부만의 투쟁이 아니다. 전 조합원의 투쟁이다" 집회 사회를 맡은 노조 김득중 조직실장이 "자유 발언"이나 "질문"을 할 생각이 있으면 마이크를 사용하라고 기회를 주자, 즉석에서 두 명의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섰다. 함봉득 씨와 김정관씨가 바로 그들. 사진은 함봉득씨가 발언하는 모습.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태그:#쌍용자동차, #금속노조, #민주노총, #비정규직, #구조조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학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함께가는둥근세상 댕구리협동조합 상머슴 조합원 아름다운사람들식품협동조합연합 의장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