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의 FA 제도에는 보상 선수라는 개념이 있다. 즉,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원 소속구단과 다른 구단과 계약했을 경우, 그 선수와 계약한 구단은 보상 선수와 함께 FA 선수 연봉의 300%를 원 소속구단에 주거나 아니면 FA 선수 연봉의 450%를 보상해주어야 한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는 총 이진영, 정성훈, 그리고 홍성흔 등의 3명의 FA 선수가 다른 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 중에서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정성훈은 히어로즈가 보상 선수 대신 돈으로만 보상을 받길 원했기 때문에 보상 선수는 총 2명이 생겼다.

 

 FA 이진영의 보상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승호

FA 이진영의 보상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승호 ⓒ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SK 와이번스는 이진영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이승호를 지명하였고 두산 베어스는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의 이원석을 선택하였는데 LG는 내심 예상했던 대로 SK가 이승호를 택하여 희색인 반면 롯데는 의외로 두산이 이원석을 고른 데에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여기서 또 보호 명단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FA 선수와 계약한 구단들은 보호 명단으로 팀의 핵심 전력 선수가 보상 선수로 가게 되는 것을 막는다. 대개 구단에서는 보호 명단으로 지정하는 18명의 선수 다음인 19번째, 또는 그 다음 정도의 선수가 보상 선수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19번째 정도 되는 선수는 그 구단에서 꽤나 아까운 선수가 아닐 수 없다.

 

 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

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 ⓒ 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그도 그럴 것이 우선 보호 명단을 지정할 때 선발 투수가 4~5명이 들어갈 것이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타자 9명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1명, 확실한 중간 계투 2~3명, 찬스에 강해서 대타로 써야 하는 타자 1명, 수비가 좋은 대수비 요원 1명, 발이 빨라 대주자로 써야 하는 타자 1명이 들어가야 한다. 이 밖에 좌타자를 상대할 원 포인트 좌투수 1명, 우투수를 상대해야 할 좌타자 1명까지 꼽으면 얼추 20명이 훨씬 넘는다.

 

따라서 구단에서 18명의 보호 선수를 지정한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보통 상대 구단의 취약한 포지션을 예상을 하고 그에 해당하지 않는 선수는 반드시 필요한 전력임에도 불구하고 보호 명단에서 제외를 하기도 한다.

 

올해의 경우에 LG는 이런 예상이 맞아 떨어졌고 롯데는 빗나가고 만 것이다. 이원석은 롯데에서 내주기엔 아까운 선수임에도 두산의 내야수가 충분하다는 예상으로 그를 보호 명단에 넣지 않은 것인데 의외로 두산이 그를 지명하는 바람에 롯데로서는 울상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18명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에 따라 선수의 운명은 뒤바뀔 수 있다. 이 19번째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여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2009년 프로야구 시즌을 기대해본다.

2008.12.11 14:59 ⓒ 2008 OhmyNews
FA 프로야구 보상 선수 19번째 선수 보호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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