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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손' 이운재(35)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위한 카타르와의 평가전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에 나설 국가대표선수 25명의 명단에 이운재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일부 동료선수들과 함께 술을 마신 '음주파문'으로 1년간 국가대표팀 자격을 정지하는 징계를 받은 후 1년 4개월여 만의 복귀다.

징계를 받을 당시 이미 서른 중반의 노장선수로서 징계 기간이 끝나더라도 다시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많았지만 이운재는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는데 성공했다.

징계 기간 도중 일각에서 흘러나온 '조기사면'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벌을 받고 있던 이운재에게 큰 짐이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또 허정무 감독으로서도 최근 국가대표팀의 불안한 수비에 베테랑 골키퍼 이운재의 빈자리를 더욱 절감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국가대표팀을 위해 이운재개 해야 할 일이 많다. 골키퍼라는 본연의 역할을 물론이고 월드컵 4강을 일궈낸 베테랑으로서 어린 후배들을 다독이는 '큰형님'의 역할까지 해야 된다.

물론 아직도 일부 축구팬들은 이운재의 국가대표팀 승선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운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젊은 골키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운재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다.

이러한 논란 속에 허정무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시 이운재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이운재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한국 선수단은 오는 15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은 뒤 20일에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조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중요한 라이벌전이 될 전망이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에서 순식간에 음주파문의 주인공으로 추락했던 이운재가 과연 이번 중동 원정에서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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