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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로그 영화 블로그 ⓒ 김기덕 필름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소지섭의 컴백 작품 <영화는 영화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때 배우를 지망했던 강패(소지섭)와 잘 나가는 액션 스타 수타(강지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수타는 시원한 외모와 고강도 액션 연기를 통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패 역시 수타의 팬이다. 하지만 수타는 연일 상대편 배우를 때려 가십난에 자신의 이름을 계속 올린다. 이제 더 이상 수타를 상대할 상대 배우가 없어지자 수타는 이전 자신과 다투었던 강패를 떠올리는데....

 

소지섭, 강지환 개런티를 모두 영화 제작비로 사용하다!!

 

<영화는 영화다>는 상당히 특이한 작품이다. 보통 스타들이 출연하는 영화의 경우 제작비 절반이 개런티 비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소지섭, 강지환 역시 이제 인지도를 상당히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개런티비가 책정되었을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두 배우는 개런티비 모두를 영화 제작비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주연 배우의 이름을 제작자 자막에서도 찾을 수 있다.

 

주연 배우들이 자신의 몸값을 영화 흥행 성공을 통한 실제 이윤 배분으로 받겠다고 하며 또 다른 제작 모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총 제작비용이 10억원이라는 저렴한 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영화 시나리오를 받은 두 배우가 자신의 개런티비를 모두 쏟아부어 영화에 참여할 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다. 특히 군 제대 후 최고의 상품성을 가진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소지섭이 모든 작품을 제치고 이 영화에 올인 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반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만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두 남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영화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강패와 수타의 이야기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다.

 

강패와 수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을 생매장하는 짓도 서슴지 않고 하는 진짜 깡패 강패에게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영화배우 수타는 동경의 대상을 넘어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대상이다. 수타 역시 액션 배우로 이름을 얻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깡패의 기질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 자신의 욕구를 상대 배우에게 풀어버리는 그에게 있어 오히려 강패는 자신의 이상적인 대상이다.

 

영화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어떻게 영화 속에서 만나는지 그 과정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다. 결국 두 남자가 왜 이렇게 서로 끌릴 수밖에 없는 존재들인지 이 작품은 계속해서 그 과정을 탐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결코 절실한 설명이 필요 없이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남성미 넘치는 영화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현실이 한 사람에게는 낭만이 된다??

 

강패는 수타가 운이 좋아 영화배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운만 있었다면 지금 수타 못지않은 배우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첫 영화 촬영에서 그는 수타의 어려움을 어렴풋이 알아간다. 강패에게 있어 수타는 낭만 그 자체였지만, 영화 현장에서 수타는 자신과 같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강패에게 영화판 역시 정글의 법칙이 통하는 무법천지 세계다.

 

수타 역시 강패는 자신의 폭력성과 비교할 때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고 믿는다. 강패의 깡패 짓은 자기가 영화 속에서 상대 배우에게 했던 행동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첫 촬영에서 강패의 살기 어린 액션을 본 후 그는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상대 배우에게 했던 폭력적인 행동은 낭만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간다.

 

결국 이 영화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극과 극에서 만나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치밀하게 탐독해 가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한 남자만의 미묘한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이 될 수 없다!!

 

이 영화는 현실이란 어떤 것인지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확실히 보여준다. 낭만처럼 보이는 영화 속의 모습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어떤 충격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결국 영화는 영화일 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될 수 없다. 강패와 수타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가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 교감도 결국은 현실에서 부딪치게 되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존재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두 사람의 차이는 아주 작지만 그 작은 차이만으로도 현실에서는 크나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이다.

 

특히 <영화는 영화다>가 리얼한 액션 신을 통해 영화의 결말을 향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영화 속 두 인물이 보여주는 액션 신은 어떤 관객들이 보아도 차이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현실 속의 깡패인 강패가 군더기 없는 모습의 액션을 보여준다면 영화 속의 액션 스타 수타는 상당히 큰 동작을 통한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여준다. 결국 두 사람의 이런 작은 차이점이 종국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 작품은 은연중에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되뇌인다.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아 있는 수작 <영화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잘 나온 영화를 뽑으라면 항상 <추격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제는 <추격자>에 이 영화를 보태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는 영화다>는 캐릭터가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런 확실한 캐릭터 위에 현실과 비현실의 교묘한 교차 편집, 그리고 영화 속의 모습이 왜 현실이 될 수 없는지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진지한 박력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박력은 종국의 파장을 통해 더 큰 충격으로 관객들에게 다가 올 수밖에 없다.

 

특히 두 배우 소지섭과 강지환의 연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최고라는 수식어가 가능할 것 같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캐릭터는 <추격자>의 캐릭터를 연상 시킬 만큼 최고의 콤비를 보여준다. 그리고 두 주인공만큼이나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봉 감독 역의 고창석이란 배우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추석 영화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폭력적이라는 점이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대체로 추석 시즌에 흥행한 작품들은 가볍고 모든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

 

과연 <영화는 영화다>가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관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9.06 15:3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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