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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 있던 동전 3개, 총 1,100원이 강화도 자전거여행경비였다.
 수중에 있던 동전 3개, 총 1,100원이 강화도 자전거여행경비였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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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 가기 전에 급한 일과 숙제들을 마무리하고, 혼자 두루두루 여기저기 둘러볼 생각입니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무엇을 할지 고민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무작정 길을 나설 계획입니다. 나이 30을 넘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때늦고 철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철이 없습니다. ^-^::

특히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더 이상 용기를 내지 않으면 떠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한창 젊을 때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여름이라고 무슨 날이라고 해서 어디를 찾아 다니거나 그러지 않았고(돈도 없고 집이 편하기도 하고), 집을 오랫동안 떠난 때라고는 군복무하던 2년뿐이었기에 더욱 남은 삶의 참됨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쉬기 좋은 휴양지를 찾아 그냥 놀러가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암튼 이 참삶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오랫동안 생각해왔었지만, 시민단체 활동과 일을 하는 동안에는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시민단체 활동을 접고 잠시 쉬는 동안에는 블로깅(인천 롯데골프장 건설 문제 등)에 한창 빠져 있었고, 한가롭게 자신의 삶만을 쫓아 다닐 수는 없는 상황(한창 평택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한미FTA 문제로 정신없었기에)이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바람처럼 떠나자~
 더 늦기 전에 바람처럼 떠나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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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찬가지, 아니 더 암울하고 심각하지만,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위해 권력과 자본에 타협치 않고 치열하게 싸워도 변화의 작은 기미조차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그 속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등 돌리고 불편하고 외롭겠지만 유유자족(自足)하며 살아가야겠다는 것을 나름 깨치고 나니 더 이상 다니던 일터(돈도 많이 못벌고 고용도 불안정한 비정규직 임시계약직이었지만에서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일터를 예상보다(계약기간이 11월까지였다는) 일찍 그만두고, 여행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등산화, 자전거, 배낭 등)도 준비하고, 집과 도서관을 오갈 때도 일부러 산과 고개를 걸어서 넘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가며 여행에 알맞는 몸을 만들고 체력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인천 영종대교 앞바다와 갯벌을 보러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실패하고, 대신 수도권매립지와 굴포천방수로 공사현장(인근 개발로 사라지는 습지)을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았습니다.

걷기도 좋지만 자전거도 좋다. 오래타면 엉덩이가 아프긴 하지만...
 걷기도 좋지만 자전거도 좋다. 오래타면 엉덩이가 아프긴 하지만...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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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서관 휴관일이었던 지난 화요일(12일)에는, 정신없는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는 대신 다시 바다와 갯벌을 보기 위해 당일치기로 강화도까지 자전거로 다녀왔습니다. 아침 밥을 든든하게 먹고 전날 냉장고에 얼려둔 물통과 토마토를 점심으로 준비하고 카메라와 지도를 챙겨 배낭을 꾸리고 동전 3개를 주머니에 찔러넣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 자전거 여행길에서 제 눈에 들어온 것들을 서너차례 나눠, 사진과 영상으로 엮어 전하고자 합니다.

그 첫번째로 인천시의 마구잡이 택지개발로 푸르른 농지가 사라지고, 삭막한 아파트와 콘크리트 도시가 들어서는 서구 검암동·경서동 일대 모습을 전합니다.

요즘은 아침을 챙겨먹는다.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지 않고 있어서...
 요즘은 아침을 챙겨먹는다.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지 않고 있어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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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설 때 꼭 챙기는 똑딱이 카메라와 미니 캠코더
 집을 나설 때 꼭 챙기는 똑딱이 카메라와 미니 캠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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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밭에서 따온 토마토 3개를 점심으로 챙겼다.
 어머니가 밭에서 따온 토마토 3개를 점심으로 챙겼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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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마구잡이 택지개발로 사라질 농촌 풍경들~
2008.8.12 / 인천 서구 공촌동~검암지구 입구

Tip. 승용차 전용도로를 이용할 경우, 자전거 주행이 쉽지 않다. 갓길도 비좁고...

▲ 마구잡이 택지개발로 사라질 농촌 풍경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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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촌사거리에서 서부공단 방향으로 내려오다 강화 방향의 승용차 전용도로를 탔다.
 공촌사거리에서 서부공단 방향으로 내려오다 강화 방향의 승용차 전용도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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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농가와 대조적인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
 아담한 농가와 대조적인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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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옛모습들이 택지개발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정겨운 옛모습들이 택지개발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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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파트 숲은 점차 이 농지로 밀려들 것이다.
 저 아파트 숲은 점차 이 농지로 밀려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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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뒷뜰에 탐스렇게 열린 배나무도 개발이란 이름으로 뿌리채 뽑혀나갈지 모른다.
 촌부의 뒷뜰에 탐스렇게 열린 배나무도 개발이란 이름으로 뿌리채 뽑혀나갈지 모른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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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동전 3개 자전거여행기는 서너차례 계속됩니다.



태그:#자전거여행, #강화도, #삶, #자전거, #택지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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