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중국 텃세 어림없다' 2연패 전망

 한국 여자양궁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목표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박성현.

한국 여자양궁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목표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박성현.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중국의 텃세 어림없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란 사실을 보여주겠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광의 기억을 가진 박성현(24) 선수가 이번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또 한 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나선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대표선수 선발전을 뚫고 4년 만에 다시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

국내외 양궁 관계자들이 한국 선수끼리의 여자개인전 결승 맞대결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박성현 선수가 과연 한국 여자양궁 최초의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달성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4년 서향순 선수의 금메달 획득 이후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이 개인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지만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국내 양궁 관계자들은 박성현 선수가 이번 올림픽 개인전에서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결승까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여태껏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없었는데 솔직히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금 사냥의 최대 변수로 지적되는 중국의 홈 텃세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중국의 홈 텃세를 걱정하지만 그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도 모두 같을 것”이라며 “평소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치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장미란, '무솽솽 출전 여부 관심없다'

 최근 비공식적으로 인·용상 합계 330㎏ 최고 기록을 달성해 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한 장미란.

최근 비공식적으로 인·용상 합계 330㎏ 최고 기록을 달성해 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한 장미란. ⓒ 여성신문

“무솽솽의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계획하고 목표한 것을 달성하겠다.”

지난 9일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된 ‘2008 베이징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장미란(24) 선수의 답변은 당찼다.

라이벌인 중국 무솽솽 선수의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데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그는 “그런 소식이 있지만 최종 엔트리가 마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나온다는 가정 아래 훈련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장미란은 “올림픽은 스포츠인들에게 큰 잔치”라며 “개인적인 영광보다 열심히 한 것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런 굳은 각오는 발표 후 즉각 효력을 나타냈다. 지난 11일 장미란 선수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 인상 140㎏, 용상 190㎏을 각각 들어 인·용상 합계 330㎏로 비공식 기록을 달성했다.

이 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인 합계 319㎏은 물론 라이벌 무솽솽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보다 무려 11㎏이나 추월한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 기록만 유지한다면  여자 역도 최중량급(+75kg)에서 한국의 금메달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16일 중국 무솽솽이 올림픽 출전 불참을 선언, 장미란의 우승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남현희, 스피드 최고, 따라올 자 없어

 펜싱 플뢰레 금메달 유망주 남현희.

펜싱 플뢰레 금메달 유망주 남현희.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내가 (상대 선수들보다) 조금 더 빠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고 노력했다.”
남현희(26) 선수로 인해 펜싱 플뢰레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남현희 선수는 153㎝의 작은 키를 가지고 있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전략은 스피드. 그의 빠른 스텝과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 능력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비처럼 사뿐사뿐한 그의 스텝은 마치 춤을 추듯 리드미컬하지만 공격은 벌처럼 매섭다.

그는 지난 2006년 성형수술 파문으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지만 같은 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면서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펜싱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올해 월드컵 펜싱대회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 현희 선수는 현재 골반이 틀어져 많이 아픈 상태. 그러나 훈련은 계속되고 있다. 남현희는 “급하게 덤벼 쉽게 이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 포인트씩 열심히 따서 비슷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역전승을 하고 싶다. 더욱 힘든 길이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펜싱이 비인기 종목이다보니 관심도가 낮다. 요즘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했다.

황경선, '관중 함성 들려' 승리 예감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전승을 거둔 황경선.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전승을 거둔 황경선. ⓒ 여성신문

“4년 전 아테네올림픽의 아픈 기억 이번엔 꼭 떨쳐내겠다.”

황경선(22) 선수는 “4년 전에는 첫 올림픽 출전이어서 동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서 4년 전의 설움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황경선 선수가 출전하는 -67㎏급에는 이번 올림픽의 가장 경계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한 그가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는 국가대표 1차, 2차 평가전에서 모두 전승을 거두며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확인했다.

황경선의 비장의 무기는 ‘지그재그 스텝’. 보다 확실한 승리를 위해 전술을 바꿨다.

그는 최근 잠자리에 들기 전 경기장 매트 위에 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관중의 함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려온다”며 승리를 예감했다.

[인터뷰] 전 양궁 금메달리스트 이은경 대한체육회 이사
 이은경 대한체육회 이사

이은경 대한체육회 이사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여성체육인들 저력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여유에 있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이은경(36) 대한체육회 이사는 한국 여성 스포츠인들의 힘의 비결에 대해 운을 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1위의 주역인 이은경 이사. 김수녕, 조윤정 선수와 함께 한국 여자 양궁의 힘을 세계 만방에 알렸던 그는 현재 여성체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권익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전 양궁선수답게 양궁에 관한 이야기 부터 시작했다. 양궁은 매 회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대변되는 종목. 그리고 그 주역은 여자 양궁이다.

한 국의 양궁선수들의 신기에 가까운 실력에 대해 국내외 언론들은 강인한 정신력,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젓가락 문화로 대표되는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 등 다양한 이유를 찾아냈다.

이 이사는 거기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힘든 훈련과정을 마치고 난 후 경지에 오른 여유 있는 승자의 자부심을 보태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중국의 텃세와 변화된 경기방식 등으로 인해 부담감이 있겠지만 우리 선수들은 제 기량을 다해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외국선수들이 넘지 못할 우리 선수들의 자부심이 있다”며 “폭우 속에서도 활을 쏴 명중시켜야 하는 철저하고 혹독한 기술훈련을 견뎌 낸 선수들이 최종적으로 갖게 되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도 걱정을 하겠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한국이란 양궁 강국을 상대하려는 중국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은 그보다 더 클 것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힘든 훈련으로 향상시킨 자기 실력에 대한 신뢰감과 지난 20년간 경기에서 이겨왔던 기억 등을 무기로 실전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그는 평소 후배들에게 “훈련은 고되게 하고 경기는 여유롭게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즐긴다’는 것은 실력이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함을 전제합니다. 실력이 수준급이란 것은 그만큼 평소 노력을 했다는 증거지요. 요즘 선수들 중 일부는 연습은 즐기면서 하고 실전에선 힘들게 이기려고 하지만 그건 앞뒤가 바뀐 생각이에요.”

이은경 이사는 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로도 올림픽만 되면 양궁계의 금빛 낭보와 함께 개인적으로도 희소식을 남들에게 전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체전 결승 때 첫아들을 얻었고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되는 올해 초 둘째 아들을 봤다. 그는 이번 올림픽 기간 KBS의 양궁해설을 맡는다. 이번 해설은 그동안 선수의 입장에서 진행했던 것과는 차별화를 둘 생각이다. 보다 국민들이 양궁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치러지면 온통 메달을 따는 데만 관심을 갖게 된다”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를 대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여성위원회 활동에도 열심인 그는 여성체육인들의 위상 정립과 인권 보호를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20 년 전 제 선수시절과 비교하면 선수촌도 그렇고 많은 부분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여성체육인들의 지위나 위상은 아직까지 남성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요.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 수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비슷하지만 체육계에서 비중있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대부분 남성들이에요.”

그래서 그는 “앞으로는 많은 여성 체육인들이 체육 현장과 각 기구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올해초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의 IOC 진출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결혼과 은퇴 후 가사와 육아 등으로 체육현장에서 멀어진 경력단절 선수들이 체육계로 복귀해주길 소망했다.

베이징올림픽 한국여성 선수들 선전 기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여성 선수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양궁, 역도, 핸드볼, 배드민턴, 펜싱, 태권도 등 목표 메달 수인 10개의 절반 이상이 여성들에게 기대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여성 선수는 106명. 카누, 배드민턴, 조정, 펜싱, 핸드볼, 탁구, 수영, 역도, 양궁, 농구, 사이클, 하키, 근대5종, 사격, 태권도, 레슬링, 유도, 체조, 육상 등 모두 19종목에 출전한다.

특히 양궁은 ‘200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종목 중 3종목의 메달을 우리나라가 석권해 최강국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역도 역시 여자 +75㎏급에서 장미란이 지난 3년간(2005~2007) 내리 세계선수권대회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 메달 획득이 유력해 보인다. 배드민턴은 오랜 침체기를 벗고 코리아오픈 등 각종 오픈 대회에서 남녀 복식 종목이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 메달 전망이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역시 올해에도 종주국의 위상을 무난히 지켜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도 체조, 하키, 사격 등도 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번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위해 우리 선수단은 25일 결단식을 갖고 27일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볼만한 여성선수 경기 일정

볼만한 여성선수 경기 일정 ⓒ 여성신문



평균연령 35세, 여자 핸드볼 선수단의 투혼

“영화 우생순보다 더한 드라마를 만들겠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인들에게 ‘아줌마의 힘’을 보여줬던 한국 여자 핸드볼선수단이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균연령 35세, 역대 선수단 중 가장 높은 연령대인 선수단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또 한 번의 ‘우생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임영철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감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노장들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전술 등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체력. 다른 나라 팀보다 노장 선수가 많은 우리 핸드볼팀은 체력단련 프로그램 위주로 훈련을 받고 있다. 골키퍼 오영란 선수는 “어떻게 이걸 버텨냈나 할 정도로 훈련을 많이 했다”며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한 고됨을 표현했다.

오성옥 선수도 “선수들이 소집 초반에 너무 힘든 체력 훈련을 해 힘들어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의욕이 넘친다. 상대들의 기량이 발전해 어려운 승부가 되겠지만 투지로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태릉은 지금’ 승리를 향해 비지땀

8월 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게 될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28개 종목, 총 30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0개, 세계 10위권 사수’라는 목표를 내걸고 태릉선수촌에서 더위와 고된 훈련 속에서 마지막까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근대5종을 비롯해 농구, 레슬링, 배구 등 총 28개 종목이 정식경기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이 중 배구, 소프트볼, 트라이애슬론 등 3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25종목에 총 26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 9일 태릉선수촌챔피언하우스에서 올림픽 개막 30일을 앞두고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선수들의 막바지 땀의 현장을 화보로 구성했다.

 선수들의 막바지 땀의 현장 화보

선수들의 막바지 땀의 현장 화보 ⓒ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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