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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현장 취재 : 박상규 선대식 송주민 기자 / 총괄 : 김병기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동영상 : 김윤상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김범태 / 총괄 : 이종호
현장중계석 : 오연호 대표기자
편집 : 김미선 박순옥 이승훈 기자

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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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내려치고 있다.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내려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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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부상자의 주변에 몰려들어 경찰의 추가 폭행을 막고 있다.
 시민들이 부상자의 주변에 몰려들어 경찰의 추가 폭행을 막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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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신 최종 : 1일 오전 8시 25분]

전경들, 시민들 쓰러뜨리고 질질 끌고가... 부상자 속출

"저 놈 잡아라!"

외마디 외침과 함께 안국역 사거리 인도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던 시민 4명이 순식간에 전경에 폭행을 당하면서 끌려갔다. 이들은 곧바로 서부경찰서 후송차량에 실려갔다. 그 중 한명은 허리를 90도정도 꺽인 채였다. 그는 "배를 맞았다"고 했다. 또다른 한 시민의 눈썹 위에는 핏자국이 있다. 옆에서 그를 지켜본 한 시민은 "방패에 맞았다"고 했다.

시위대가 떠난 안국역 근처에는 쓰러지거나 누워서 피를 흘리는 시민들이 여럿 있다. 전경은 순식간에 시위대를 덮쳤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경들은 또 후퇴하는 시민들을 쏜살같이 쫓아가면서 낚아챘다.

뛰어가는 한 시민을 낚아챈 전경은 그 시민이 쓰러지자 질질 끌고 갔다. 그 시민의 머리는 땅바닥에 부딪쳐 피가 났다. 연행되는 그 시민을 다른 시민들이 달려들어 구해냈다. 부상당한 시민은 곧바로 응급차에 실려갔다.

풍문여고 앞을 지나는 일부 차량들은 전경을 보면서 '대한민국'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고 시민들은 환호했다.

정장 차림의 한 시민은 넋을 잃은 듯 하얀 운동화 한짝을 들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증언하면서 울먹였다.

"후퇴하며 뛰어가는 여자를 전경이 방패로 찍었다. 그 여자의 신발이 벗겨져서 한쪽 신발을 들었는 데, 그 여자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가 1일 아침 경찰 진압과정에서 다쳐 응급차에 실려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가 1일 아침 경찰 진압과정에서 다쳐 응급차에 실려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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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1일 아침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1일 아침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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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1일 아침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1일 아침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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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신 : 1일 아침 7시50분]

방패로 위협하며 연행... 시위대는 '바리케이드' 쳤지만

밤샘시위를 벌인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다리를 다친 경찰을 의료자원봉사자들이 치료해주고 있다.
 밤샘시위를 벌인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다리를 다친 경찰을 의료자원봉사자들이 치료해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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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방패로 바닥을 마구 치며 시위대쪽으로 향했다. 아침 7시 40분경, 경찰은 곧바로 경복궁쪽과 조계사 방면 양쪽에서 치고 들어와 안국역 쪽에 있는 시민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시민들도 이에 맞서 촛불집회 이후 처음으로 공사안내판과 대형화분 등으로 6차선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연행하고 있다.

시위대는 순식간에 안국역 사거리쪽으로 밀려난 상태다. 대부분 흩어지고 남아있는 1000여명의 시위대는 종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도쪽의 시민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다.

밤샘 시위에 참석한 박 아무개(29)씨는 "최소한 여러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올 때까지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계속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31일부터 이어진 시위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화분을 날랐던 김아무개(30)씨도 "인터넷과 뉴스를 보신 분들이 빨리 이곳으로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사람들이 많으면 31일처럼 경찰이 섣불리 진압에 나서지 못할 것이다. 날이 밝았으니 시민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 새 보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
독일·프랑스에서도 교민들 격려전화 쇄도
해외에서 한국 상황을 지켜보던 교민들도 <오마이뉴스>에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여성은 전화를 걸어와 "프랑스에서 밤 새 한국 상황을 보고 있다. 너무 가슴 아픈데 BBC와 CNN 정도만 보도하고 있을 뿐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알려왔다. 

또 독일 만하임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유학생도 "한국 상황을 보고 있으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날이 밝는대로 만하임과 하이델베르크 등의 현지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여론화하고 성명서 등을 내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혀왔다.

[31신 : 1일 아침 7시 5분]

머리 부상당한 학생 119 후송... 수건엔 피가 흥건

"너희들이 한 짓이다."

한 학생이 피가 흥건한 수건을 들고 경찰들 앞에서 항의했다.

임동윤(24, 한남대 역사교육과)씨는 "동십자각에서 경찰들이 진압할 때, 한 학생이 넘어져 머리를 다쳤는데 우리가 '사람이 다쳤다'라며 막아섰지만 경찰이 그 학생을 방패로 찍고 짓밟아서 더 크게 다쳤다"면서 "그 사람의 머리를 닦아서 이렇게 피가 흥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119에 신고해 바로 후송됐다.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1일 아침 경찰이 밀어내며 강제 진압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1일 아침 경찰이 밀어내며 강제 진압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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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1일 아침 경찰이 강제연행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1일 아침 경찰이 강제연행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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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가 1일 아침 응급차에 실려가며 "진압 경찰 방패에 얼굴을 맞았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가 1일 아침 응급차에 실려가며 "진압 경찰 방패에 얼굴을 맞았다"고 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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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5000여 명은 아직도 연합뉴스 건물 앞쪽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전 차로를 점거한 상태다. 시민들과 경찰은 20미터 간격을 두고 있다. 시민들의 맨 앞 줄에는 예비역 10여명과 20대 남성들이 손을 맞잡고 대열의 맨 앞을 지키고 있다.

시민대표와 경찰은 서로 합의하에 잠시 소강상태를 갖기로 했다. 물대포를 쏘아대던 살수차 3대는 뒤로 물러나 있다.

한편 종로경찰서 사거리를 점거한 시민들은 많이 지쳐보였다. 일부는 도로에 앉은 채 졸고 있고, 모닥불을 피우면서 젖은 몸을 말리고 있다. 초코파이와 물 등을 갖고 오는 시민들은 아직도 줄을 서고 있다.

조현진(29)씨는 "이명박 정부는 21세기에 와서 20세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것 모두가 우리 삶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5년만에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 삶에 오랫동안 악영향을 미칠 일을 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오늘이 아니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 여기서 물러나면 우리가 언제 또다시 크게 뭉쳐 싸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윤현석(23)씨는 어젯밤 11시경 일산에서 인테넷 생중계를 보다가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탄압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역사의 시계가 30년쯤 거꾸로 돌아간 것 같다"고 침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윤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 시민들이 다시 이 거리에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

"10분의 여유 줄테니 해산하라"
경찰 마지막 경고방송?... "어디로 가야하나" 문의 쇄도
"지금 어디로 가면되죠."

아침 7시경, <오마이뉴스>에 걸려온 전화 목소리는 떨렸다.

"제가 무엇을 가져가면 좋을까요?"

그에게 기자는 "밤 사이 물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 춥고 배고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알았다"면서 "광화문으로 가면되죠"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기자는 "지금 시민들은 안국역에 있다"고 말했다.

1분 뒤에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제 동생이 연행이 됐는데요, 어떻게 하면 되죠?"

1분 뒤에 걸려온 전화 목소리 역시 근심이 가득했다.

지난 밤 사이 시민들은 아무 것도 들지 않았다. 촛불을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물대포에 맞서 물병을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경찰은 방패를 휘둘렀다.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시민들을 마구 연행했다. 그리고 밤새 시민들에게 '물폭탄' 세례를 퍼부었다.

아침 7시 현재 연합뉴스 앞에 모여 있는 시민들을 향해 경찰은 이렇게 방송했다.

"10분의 여유를 줄 테니 해산하라."

아직까지 남아있는 시민들은 3000여 명 정도다. 시청 앞에서는 예비역 10여명이 모여 오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서대문 경찰서로 연행됐다. 새벽 5시45분경, 경복궁 역에서 청운동사무소쪽으로 향하다가 50여명과 함께 연행됐다.

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시위를 벌인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키고 있다.
 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시위를 벌인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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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광화문앞에서 경찰이 강제진압을 하던 도중 한 여성이 얼굴에서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1일 새벽 광화문앞에서 경찰이 강제진압을 하던 도중 한 여성이 얼굴에서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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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 시민이 살수차를 발로 차며 항의하고 있다.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 시민이 살수차를 발로 차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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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신 : 1일 새벽 6시 40분]

갑자기 뛰어든 경찰 특공대... 시민들은 넘어지고 밟히고

살수차에서 물이 잦아들자 곧바로 경찰 특공대가 투입됐다. 수십명의 특공대는 새벽 6시 20분 시민들 사이로 갑자기 뛰어 들어와 강제진압을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는 삼청동 쪽으로 갔지만, 또다른 시위대는 세종문화회관까지 밀렸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놀라서 넘어지거나 흩어졌다. 순식간에 시민들은 조선일보사 앞까지 밀렸다. 현재 남아있는 사람은 50여 명의 대학생들이다. 나머지는 인도로 물러났다.

한편, 검은색 비닐을 쓰고 살수차의 무차별 물세례에 맞섰던 사람 중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나온 경우도 있다.

방배동에서 온 함선규씨(45)는 "슬프다, 아이를 데리고 이런 데 나오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은 아닌데 고시 발표 이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며 "물대포를 맞으니 정말 춥긴 한데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은 물러나야 되기 때문에 꿋꿋이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함씨는 또 "정당한 집회를 폭력으로 막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내일도 또 그 다음에도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씨의 아들인 고3 함아무개(18)군은 "물을 많이 맞아서 좀 춥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계속 되는 촛불문화제를 보고도 이를 무시하고 있으며 조중동은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버티고 있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또 성산동에서 온 박준이(36)씨는 "춥고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국민의 분노를 모르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밖에 없다"며 "경찰이라고 무슨 힘이 있나, 시키는 대로 하는 건데, 국민들과 서로 힘들게 새벽까지 싸워야 하다니 참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몸을 사린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며 "언론이 오늘 사건과 국민들의 분노를 잘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학생들에게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물을 뿌리고 있다.
 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학생들에게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물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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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신 : 1일 새벽 6시 10분]

아비규환... 경찰 방패에 찍혀 밀리고 밀려

동십자각 앞쪽은 아비규환이다. 경찰이 방패를 마구 휘두르며 시위대를 안국동쪽으로 밀어붙이고 있고, 물대포에 이어 소화기도 등장했다.

경찰은 흰 분말 소화기를 뿌리면서 시위대를 거칠게 밀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넘어지거나 밟혀 부상을 당한 시위대도 속출하고 있다.

박진 의원 지역구 사무소 앞쪽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의 시민들은 "제발 막아달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한 여성은 길거리에 주저 앉아 울고 있다. 한 전경도 다리를 부여 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정부중앙청사에서 밀려온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삼청동쪽의 시민은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시민들은 전경과 살수차의 이동에 놀라 잠시 흩어졌으나, 다시 하나둘씩 모여  경찰과 대치중이다

[28신 : 1일 새벽 5시 55분]

흥건히 젖은 광화문... "다 잡아가라"

광화문은 온통 물에 흥건히 젖어 있다. 시민들도 추위에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차라리 온수를 뿌려라"면서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살수차 4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물대포의 수압은 엄청나다. 시민들은 세종로 삼거리까지 밀렸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버티는 중이다. 시민들은 밤새 맞은 물대포에 진절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 그만 쏘고 다 잡아가라"라고 외치고 있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민들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시민들은 우산을 들거나, 태극기로 몸을 칭칭감고 추위와 살수에 맞서고 있다.

새벽 5시 50분 현재, 광화문쪽의 시위대는 열린 시민광장쪽으로 온전히 밀린 상태다. 삼청동길 쪽에 있는 시민들은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한편 삼청동 길쪽에서도 살수차가 한차례 더 물대포를 발사한 이후 다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현재 전경버스 위에는 20여명의 기자들이 올라가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는 버스 위의 기자들에게 향했다. 시민들은 "YTN 내려와라", "조중동은 물러가라"라고 외쳤고, 결국 전경버스 위에 있던 YTN 카메라 기자는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어 시민들은 모든 기자들에게 "기자증을 보여라"라고 외쳤고, 본 기자를 포함해 <경향신문>기자가 기자증을 내보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여전히 "조중동은 쓰레기, 쓰레기는 내려와라", "기자증을 안 보이면 조중동"이라고 외치고 있다.

1일 새벽 서울 경복궁역 부근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스크럼을 짠 채 경찰 살수차(물대포)를 맞으며 버티고 있다.
 1일 새벽 서울 경복궁역 부근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스크럼을 짠 채 경찰 살수차(물대포)를 맞으며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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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민, 학생들에게 경찰이 살수차(물대포)와 소방호스를 동원해서 물을 뿌리고 있다.
 1일 새벽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민, 학생들에게 경찰이 살수차(물대포)와 소방호스를 동원해서 물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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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신 : 1일 새벽 5시 39분]

삼청동에서도 물대포... 종합청사로 밀려난 시위대

청와대를 병풍처럼 둘러친 인왕산에는 붉게 동이 터오르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시민들은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

경찰은 살수차 2대로 물을 뿌렸지만, 시민들은 몸을 잔뜩 움크린 채 "버티자 "버티자"면서 이에 맞섰다. 하지만 경찰 체포조는 계속해서 시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시민15명과 함께 강남서로 연행됐다. 현재 시위대는 정부종합청사까지 밀린 상태다.

"시위대는 현재 불법 시위를 통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경찰의 방송차에서는 계속 시위해산 요구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시민들은 "시끄럽다"며 "이명박 퇴진"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맞서고 있다.

새벽 5시22분경. 삼청동에 있는 시민 2000여명은 여전히 전경과 대치중이다. 아침이 밝았지만 시민들이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뒤쪽 시민들은 앞쪽에 대치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빵과 초코바를 건넸고, 이를 받은 시민들은 그것을 다시 전경들의 손에 쥐어주고 있다.

시민들은 "첫차를 타고 더 많은 시민들이 오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오늘 안에 끝장내자", "아침밥은 청와대에서", "이명박을 깨워라"라고 외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새벽 5시 24분 삼청동에서도 물대포 발사가 시작됐다.

[26신 : 1신 새벽 5시 5분]

광화문 일대는 아수라장... 물대포와 방패 난무

"악! 뚜...뚜...뚜..."

현장에서 핸드폰으로 기사를 송고하던 <오마이뉴스> 기자의 전화는 비명소리와 함께 끊겼다. <오마이TV> 생중계에서는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잠시 전화가 끊긴 기자가 전한 현장 상황은 이렇다.

"새벽 4시 58분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한방 맞으면 날라갈 정도이다. 그래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고, 한 여성은 실신했다. 효자동 입구 사거리에서는 시민 7000여명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 모임 소속 10여명이 현장에 나와 인권 침해를 감시하고 있다. 민변 소속 장태욱 변호사는 '시민들이 도로만 점거하고 평화롭게 집회하는 데 방패를 휘두르며 토끼몰이 식으로 진압하는 것은 심대한 인권침해이자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침해다.'라는 입장이다."

시민 500여명은 정부청사 앞에서 전경과 스크럼을 짜고 대치중이었다. 나머지 5000여명은 약간 떨어져 있던 상태였다. 현장에는 시민들의 비명소리와 구호소리가 울리고 있다.

삼청동쪽은 새벽 4시 45분 현재 여전히 전경들과 대치중이다. 조금 전, 시민들은 전경버스 전복을 시도했다. 시민들은 전경버스에 줄을 매달아 끌어당겼고, 전경버스는 넘어질 듯 요동쳤다. 하지만 줄이 끊어지면서 시민들의 전경버스 전복은 무위로 끝났다.

시민들은 현재 "살인무기 치우라"고 외치고 있다.

전경버스 뒤로는 수백명의 경찰들이 진압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경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패를 들고, 헬맷을 쓰고 대기 중이다.

이미 "자진해산 하십시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처벌하겠습니다"라는 경찰의 안내방송이 두 차례 나갔다. 삼청동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삼청동 모닥불 앞에서는 한때 한 시민이 17만원어치 짬뽕국물을 배달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시민은 "사람들이 추운 것 같아서 시켰다"며 "이렇게 고생하는 시민들을 위해 17만원이 뭐가 대단하냐, 그냥 한 시민이 짬뽕국물을 샀다고만 알려달라"고 전했다.

1일 새벽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한 시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그대로 쓰러져 응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1일 새벽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한 시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그대로 쓰러져 응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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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신 : 1일 새벽 4시35분]

싸이렌... 방패 앞세운 경찰 진압 시작됐다

앵~앵~앵~

새벽 4시 20분, 새벽 공기를 날카롭게 찢으며 싸이렌이 울렸다. 그리고 살수차가 또다시 물을 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 4시30분부터 세종로쪽에서 경찰이 방패를 휘두르며 무차별 진압을 시작했다. 효자동 길 앞에서는 육탄전이 벌어졌다.

우비를 입은 시민들은 앞으로 나갔다. 그 외의 시민들은 뒤로 빠지며 "독재타도, 이명박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일부 흥분한 시민들은 물병 등을 경찰 쪽에 던지고 있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며 시민들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여긴 미국인데요...아휴"
"여긴 미국인데요...상황이 어떻게 된 건가요?"

새벽 4시 40분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걸려온 전화 목소리에는 눈물이 배어 있었다.

"진압이 시작됐습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린 뒤 "아휴..."라고 말하면서 다시 말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는 "긴가민가해서 전화를 했습니다"라면서 울먹였다. 그는 또 "도와드릴게 없나요?"라고 되물은 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뭐 도와드릴 게 없나요"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런 뒤 그는 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시민들은 대형 비닐을 펼쳐들고 물을 피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들은 계속 물러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이 물대포 쏘기를 잠시 중단하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면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치고 있다.

새벽 4시 31분. 전경들이 시민들을 밀어내면서 사직로와 서울경찰청 쪽에 있던 시민들은 인도로 밀려났다. 전경들 쪽으로는 물대포 2대가 추가로 배치됐다. 사직로 쪽에 있던 물대포 1대도 이동하려 했으나 한 시민의 제지에 의해 이동하지 못했다. 물대포 이동을 막던 시민은 전경 10여명에 의해 밀려났다.

한편 새벽 4시 현재까지 인터넷 생중계를 보고 참여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수진씨는 집에서 보온병에 따뜻한 모과차를 담아와 흠뻑 물에 젖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차를 따라줬다. 서씨는 "시민들이 너무 추울 것 같아 따뜻한 차를 준비했다"며 "작은 것이지만 주민들에게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서아무개(32)씨는 집에서 인테넷을 보다가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악기연주를 해주고 싶어 트럼펫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군악대 출신이라는 서씨는 시위대를 향해 '오 필승 코리아' 등 섹스폰을 연주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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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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