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제

인권영화제 ⓒ 인권운동사랑방

왜 지구의 남반구에서는 매년 1500만명이나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죽는 걸까? 쉽게 피할 수 있는 대량학살이 남반구를 비롯한 지구촌 전역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런 사건은 남의 일일 수만은 없다. 건강보험이 존재하는 한국에서도 빈민들은 각종 병에 대한 의학적 치료에서 소외되고 있고, 이명박 정부에서 건강보험 민영화가 시행되면 그 악효과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개연성이 아주 높다.

 

다큐멘터리 <사고 파는 건강>은 세계 제일의 제약회사들이 더 건강한 세계를 향한 걸림돌이 아닌가를 되묻는다.

 

이 영화는 세계 10대 제약회사들인 'Big Pharma'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매출액은 매년 세계보건지출비용 중 5천억 달러를 차지하며, 세전이윤 20550억 달러는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기업 중 나머지 490개 기업의 합친 이윤보다 더 많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 대한 'Big Pharma'의 힘은 세계무역기구'의 150여 회원국이 서명한 트립스 협정(무역관련 지식 재산권 협정 : TRIPS : Trade 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에서 나왔다. 트립스 협정은, 회원국들이 제약회사들에게 신약에 대한 독점생산을 위해서 적어도 20년의 특허권을 주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부자 나라를 제외하고는 필요한 약을 살 수 없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높은 가격정책을 통해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종종 동일한 약에 240여개의 특허를 붙이기도 하며, 이른바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치료적 가치가 아무리 적은 경우라도, 약의 새로운 유용성을 찾아내기만 하면 언제나 특허기간을 늘린다.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세계제약협회연맹대변인은, 막대한 신약개발비용을 뽑아내기 위해서 약값으로 생산가의 100배나 받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제약회사들은 총매출의 25%의 이윤을 냈는데, 이것은 타산업 평균에 비해서 턱없이 높은 것이며, 그런 높은 이윤에 대해서도 연구비 투자는 단지 12.5%에 불과하고 관리와 마케팅에는 36%를 썼다.

 

<사고 파는 건강>은 정말 유익한 다큐멘터리다. 53분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다국적 제약회사의 실태와 행태에 대해서 함축적으로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은 이 다큐멘터리를 한국이라는 국가의 2008년도의 현시점의 가능태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해석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이 다큐멘터리의 맥락성을 잘 이해시켜 주지 않는다면 소수의 국제연대 전문가를 위한 것으로만 사용되지, 대중은 이 다큐멘터리의 현실적인 '전투성'을 전혀 이해 못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우도 들었다.

 

** 12회 인권영화제는 5월30일(금)부터 6월5일(목)까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세종로 미디액트에서 거행되며, 영화비는 무료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현장에서 여러 대안 다큐멘터리 영화의 DVD나 비디오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2008.06.01 12:40 ⓒ 2008 OhmyNews
건보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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