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대권도전은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일까?'

 

UFC 라이트헤비급 강자인 '저승사자' 키스 자르딘(33·미국)이 또다시 중요한 길목에서 낙마했다. 차기 챔피언 타이틀 도전자 후보로도 거론되었던 상황인지라 그를 아끼는 팬들의 안타까움도 크다.

 

키스 자르딘 최근 그의 경기는 상대가 누구든간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종잡을 수가 없다

▲ 키스 자르딘 최근 그의 경기는 상대가 누구든간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종잡을 수가 없다 ⓒ UFC

 

자르딘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가든서 있었던 UFC 84에서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32·브라질)에게 펀치에 이은 파운딩 공격으로 1라운드 36초 만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당초 접전 혹은 '상대성' 면에서의 우세를 예상하던 팬들도 많았던지라 경기 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물론 전 프라이드 미들급 챔피언인 반더레이는 얼마든지 자르딘을 이길만한 역량을 갖춘 선수다. 문제는 자르딘이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는 것으로 '명승부'를 예상했던 이들에게는 상당한 실망감까지 안겨준 결과가 되어버렸다.

 

실바가 핸드스피드를 이용한 접근전에서의 펀치난타를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자르딘은 거리를 두고 치고 빠지는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실바를 아웃파이팅으로 눌러버린 척 리델을 되려 비슷한 패턴으로 꺾었던 자르딘인지라 승패를 떠나 상당한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 하지만 자르딘은 서투르게 정면에서 로우킥으로 치고 들어왔고, 실바는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 거칠게 파고들어 펀치연타를 날려 승기를 잡았다.

 

실바의 대비가 좋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신중하지 못한 자르딘의 움직임이 스스로 펀치타이밍을 허용했다는 시각도 많다. 일단 최대한 접근전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했으나 그는 실바의 순간적인 움직임이나 거리능력을 망각하고 말았다. 사이드 스탭으로 빠지면서 스트레이트성 카운터를 날리는 리델과 정면에서 훅연타를 사용하는 실바는 분명 달랐던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들쭉날쭉한 자르딘의 행보는 가뜩이나 어지러운 라이트헤비급을 더욱 혼란하게 함은 물론 그 개인적으로도 2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날리게 되었다.

 

UFC의 선수 육성 프로그램인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2' 출신인 자르딘은 UFC 66 'LIDDELL VS. ORTIZ'에서 시즌1' 우승자 출신인 인기스타 포레스트 그리핀을 펀치에 이은 파운딩 연타로 누르며 일약 체급전선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퀸튼 잭슨 조차도 그의 타격능력을 잔뜩 경계할 정도였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자르딘은 이어진 다음 경기에서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어쎄신(assassin)' 휴스턴 알렉산더에게 초반 펀치맹공을 허용하며 완패를 당하고 만다. 그리핀을 이겼던 경기력을 감안한다면 알렉산더는 어렵지 않게 이겨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리핀을 이겼던 것이 단순한 '행운'이었다는 저평가가 나올 무렵 자르딘은 또다시 '대형사고'를 쳐낸다. 다름 아닌 '옥타곤 처키' 척 리델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고만 것. 애당초 리델을 위한 '희생양'이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던 상황이었는지라 자르딘의 반란은 대단히 신선했다.

 

그런 만큼 이번에 반더레이만 꺾었다면 자르딘은 또다시 챔피언타이틀 도전에 바짝 접근할 수 있었다. 알렉산더전의 아쉬움이 '옥의 티'라고는 하나 그리핀-리델-반더레이를 모두 물리친 선수를 빅 매치에서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르딘은 그러한 찬스에서 기회를 움켜잡지 못했다. 패배를 기록한 패턴 역시 지난 알렉산더 전과 마찬가지로 접근전에서의 펀치연타인지라 '약점이 확연히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자르딘은 이번의 패배에 굴하지 않고 심기일전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롤러코스터 경기력을 보이고있는 저승사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008.05.26 09:07 ⓒ 2008 OhmyNews
저승사자 키스 자르딘 기회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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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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