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이근호

FW 이근호 ⓒ 대구 FC

'태양의 아들' 이근호가 이끌고 있는 대구 FC 골잡이들은 뜬 공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맘껏 자랑했다. 방문 경기 승리도 모자라 세 골이나 퍼부었다. 7천 2백여 전북 팬들은 전주성이 무너지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다.

 

변병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는 12일 낮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K-리그 5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방문 경기에서 3-0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대구 FC는 정규리그 두 경기 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정규리그 3승이 모두 3득점(3월 16일 vs부산 3-2승, 4월 6일 vs울산 3-1승, 4월 12일 vs전북 3-0승)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팬들이 붙여준 '총알 축구'라는 별명이 더 어울릴 수밖에 없었다.

 

감독의 '느낌'은 득점 '감각'으로 통했다

 

전주성에 들어온 대구 사나이들은 문지기 백민철부터 남달랐다. 전반전 끝나기 직전 전북의 날개공격수 정경호가 날렵한 동작으로 오버헤드킥을 시도했는데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며 멋지게 막아낸 것. 정경호의 오버헤드킥 동작보다 문지기의 반사 신경이 더 놀라웠다.

 

 GK 백민철

GK 백민철 ⓒ 대구FC

문지기의 선방 능력에서 '각도'를 좁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본기인데 백민철은 특히 이 부분이 뛰어났다. 후반전에 바꿔 들어온 제칼로가 유연한 몸놀림으로 대구 수비수를 완벽하게 따돌린 뒤 골을 노렸지만 한 발짝 더 다가서며 각도를 좁힌 백민철은 이 위기를 잘 막아냈다.

 

이렇게 뒤를 든든히 만든 대구는 변병주 감독의 '느낌'이 통했다. 77분, 조형익이 왼쪽 구석에서 찬 코너킥을 체격 조건이 좋은 수비수 양승원이 이마로 넣은 것. 자로 잰 듯한 킥으로 도움을 준 조형익과 감각적으로 솟구쳐 깔끔한 헤더를 성공시킨 양승원 모두 교체 선수였던 것이다.

 

대구의 간판 미드필더와 골잡이들은 이 좋은 느낌을 이어가며 경기 끝무렵 쐐기골을 두 개나 터뜨렸다. 87분에 성실한 미드필더 진경선이 왼발로 띄워준 공을 골잡이 이근호가 역시 머리로 받아넣었다. 권순태의 부상으로 대신 나온 안방 문지기 홍정남보다 앞에서 떠올라 방향만 슬쩍 바꾼 이근호의 탄력이 돋보이는 골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또 한 쌍의 단짝은 뜬 공에 대한 놀라운 감각을 자랑했다. 미드필더 하대성이 오른쪽에서 낮게 띄워준 공을 향해 골잡이 장남석은 몸이 뜬 상태에서도 오른발 바깥쪽을 효과적으로 내밀며 '3-3-3'의 인상적인 골 행진을 완성시켰다. 정말로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완벽한 호흡이었다.

 

안방에서 세 골이나 얻어맞은 전북 선수들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주말을 맞아 안방 팬들 앞에서 정규리그 첫 승리 소식을 만들기 위해 조재진-스테보-정경호가 분전했지만 집중력은 물론 마무리 기술이 상대적으로 모자랐다.

 

이렇게 기분 좋은 승리를 올린 대구 FC는 3승 2패(9점)의 성적으로 한시적이지만 성남을 따돌리고 리그 4위까지 올라갔다. 반면에 1무 4패(1점)의 성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전북은 여전히 13위에 머물러 있다. 이제 두 팀은 주중 컵 대회(16일 저녁)를 준비한다. 대구는 울산을 잡으러 호랑이굴로 들어가고 전북은 성남을 전주성에서 맞이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 2008 K-리그 5라운드 결과, 1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

★ 전북 현대 0-3 대구 FC [득점 : 양승원(77분,도움-조형익), 이근호(87분,도움-진경선), 장남석(90분,도움-하대성)]

2008.04.12 20:21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 2008 K-리그 5라운드 결과, 1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

★ 전북 현대 0-3 대구 FC [득점 : 양승원(77분,도움-조형익), 이근호(87분,도움-진경선), 장남석(90분,도움-하대성)]
조재진 전북 대구 K-리그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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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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