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테니스의 자존심, 한국의 이형택이 제5의 그랜드 슬램으로 불리는 마스터즈 시리즈 인디언 웰스 팬퍼시픽 라이프 오픈 대회(총상금 358만9000달러)에서 세계 랭킹 5위인 스페인의 다비드 페레르를 세트 스코어 2-1로 이기고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1위 페더러, 2위 나달을 비롯하여 50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마스터즈 인디언 대회에서 이형택의 16강전 승리는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다.

 

추락하던 랭킹, 상승 전환 발판 마련

 

이형택 강력한 서브를 넣는 이형택

▲ 이형택 강력한 서브를 넣는 이형택 ⓒ 테니스 코리아

2004년부터 2007년까지(2006년 불참) 이 대회 1회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던 터라, 이번 16강 진출은 테니스 팬뿐만 아니라 이형택 자신에게도 큰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64강과 오늘 32강전에서 니미넨과 페레르 등 쟁쟁한 시드 배정자들을 이겨, 올해 남은 대회에서 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연초 부진으로 50위권에 머물고 있던 세계 랭킹을 40위권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승리다.

 

같은 대회에서 3번 연속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딛고 출전해 16강의 성적을 낸 것은 '불굴의 도전 정신이 가져다 준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스터즈 16강 성적은 2003년 마이애미, 2007년 몬테카를로에 이어 통산 3번째다.

 

이형택은 6살 아래의 페레르와 상대전적 1승1패의 전적이 있었다. 하드 코트 경기인 2003년 호주 오픈에서 3-1로 역전승 하였고, 클레이 코트에서 벌어진 2005년 프랑스 오픈에서는  0-3으로 패한 기록이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측 되었다. 남자 투어에서 '영감'(노익장) 대접을 받고 있는 이형택이 한국의 젊은 후배 선수들에게 정신력과 투혼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었다.

 

박빙의 승부에서 이형택의 집중력·노장투혼 빛나

 

페레르의 첫 서비스 게임에서 3-0으로 달아난 이형택은 두 번째 서비스게임에서 쫓기며 3-3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게임스코어 4-4에서 0-30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집중력을 발휘하며 5-4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며 6-6 타이브레이크까지 경기를 이어 나갔다. 타이브레이크 5-5에서 페레르의 서비스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은 이형택은 본인의 서비스에서 포인트를 추가하며 7-6으로 1세트를 가져가며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세트에서 이형택은 페레르의 첫 서비스 게임에서 이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4-3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며 맞은 4번째 서비스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지켜내며 게임 스코어 5-3으로 한 걸음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5번 시드의 페레르는 끈질긴 추격을 계속하며 이형택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하는데 성공, 게임 스코어 5-5를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1세트에 이어 6-6 타이브레이크에서 다시 맞선 두 선수는 1-1, 3-3, 4-4, 5-5까지 접전을 이어갔다. 페레르는 5-5에서 이형택의 서비스를 포인트로 연결하며 6-5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본인의 서비스에서 포인트를 추가,  7-5로 2세트를 가져가 세트 스코어 1-1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3-3에서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이형택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투혼과 정신력,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하며 곧바로 페레르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낸 이형택은 게임스코어 4-4로 추격전을 펼쳤고, 본인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5-4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게임 스코어 5-5, 6-6으로 접전을 펼친 두 선수는 1, 2세트에 이어 또 다시 피 말리는 타이 브레이크 승부에 들어갔다. 이형택은 1점을 먼저 내주며 위기에 몰렸으나 곧바로 4포인트를 추가해 4-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연이어 페레르의 서비스를 무력화 시키며 포인트를 추가, 5-2로 리드를 지켜 나갔다. 6-3에서 1점을 더 추가한 이형택은 7-3으로 승리했고 세트 스코어 2-1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8강 진출전도 해볼 만하다

 

16강에 진출한 이형택은 한국시각으로 3월 20일 8강 진출전 경기를 한다. 세계랭킹 18위인 사이프러스의 매크로스 바그다티스를 이기고 올라온 바빙카(스위스·35위)와 격돌을 벌인다. 이형택은 바빙카에게 2007년 마스터즈 시리즈 캐나다 대회에서 1-2로 패한 기록이 있다.

 

바빙카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지만 이형택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노장의 투혼과 정신력을 앞세운다면 '승리의 여신'이 함께 할 것으로 믿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tenniseye.com(전현중의 테니스 교실) 과 http://tennis.co.kr(테니스 코리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3.18 18:2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tenniseye.com(전현중의 테니스 교실) 과 http://tennis.co.kr(테니스 코리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테니스 이형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