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한 장면 피아노 앞에 앉은 엘리자베스...

▲ 영화의 한 장면 피아노 앞에 앉은 엘리자베스... ⓒ 이명화


영화 <어톤먼트>를 보고 나서 지난 2006년에 개봉했던 <오만과 편견>을 다시 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영화. 이 두 영화가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만과 편견>은 조 라이트 감독의 데뷔작이며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해 그의 이름이 단숨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어서 그의 두 번째 작품<어톤먼트>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성표현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극찬을 받았다.

두 개의 영화에 주연으로 열연했던 키이라 나이틀리는 <오만과 편견>에서 매력적이며 자존심 강하고 개성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어톤먼트>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2006년 <오만과 편견>이 영화로 뜨자 다시 제인 오스틴의 책 <오만과 편견>이 서점가 베스트셀러란에 배치되기도 했다. 책으로 보고 영화로도 본 영화 <오만과 편견>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다. 다시 보아도 여전히 좋은 영화.

초원위를 걷고 있는... 엘리자베스...아름답다...

▲ 초원위를 걷고 있는... 엘리자베스...아름답다... ⓒ 이명화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 ‘베넷가’의 다섯 자매들 중에 엘리자베스는 둘째 딸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다섯 딸 시집을 잘 보내는 것이 생의 목적인 양 부산스럽게 딸들의 짝을 지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나온다. 어느 날, 이곳에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투 맥파든)가 여름동안 대 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섯 딸들의 어머니는 딸 중에 하나가 이 부유한 신사 빙리와 어쩌면 좋은 짝을 맺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잔뜩 부풀고 집안엔 갑자기 활기가 돈다. 기대에 부응해 대저택에서는 댄스파티를 열게 되고 이 영화의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만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 속을 가로질러 걸어가던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보고 눈을 돌린다. 두 눈의 스침, 순간적인 스침이었지만 둘은 서로를 각인한다.

오만과편견... 의 명 장면들...

▲ 오만과편견... 의 명 장면들... ⓒ 이명화


엘리자베스 역 키이라 나이틀리 ...

▲ 엘리자베스 역 키이라 나이틀리 ... ⓒ 이명화


많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자꾸만 어긋난다. 헤어질 듯 하면서도 만남의 연결고리가 생기고, 서로 끊어질 듯 이어지고, 떠났는가 하면 다시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이 생긴다. 사랑은 그렇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씨앗 하나 떨어져서는 나도 모르게 자라나고 뿌리가 내리고 크고 무성한 가지를 뻗어 마음을 장악하는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처음 댄스파티에서 다아시와 눈길이 마주치면서 반했지만 다아시의 오만한 말로 인해 그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던 엘리자베스. 그녀의 가족들도 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나중에 자기가 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결국 다아시를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다. 그녀의 가족들 또한 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사라지게 된다.

사랑- 박승우

당신이 연두빛 몸매로 왔을 때 나는 몰랐습니다.
그저 작은 들풀이려니 생각했습니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질
일년생 들풀 하나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정원에 뿌리를 내린 당신은
그리움을 먹고 자라는 목마른 나무였습니다.
날마다 그리움의 파란 엽서를 가지 끝에 매달고
손 흔드는 갈망이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에 담장을 넘어
하늘로 목을 뻗는 키 큰 나무였습니다.
서러움과 슬픔의 열매들이 열리고
고독의 뿌리가 깊어지지만
그래도 기다림의 나이테를 만들며
희망으로 물관부를 채우는 꼿꼿한 나무였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커버려 옮겨 심을 수도 없는
내 정원의 키 큰 나무는 사랑이었습니다.

오만과 편견... 아름다운 전원 풍경...새벽...그리고...

▲ 오만과 편견... 아름다운 전원 풍경...새벽...그리고... ⓒ 이명화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며 살아갈까. 나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사람과 사람사이를 생각했다. 친구 혹은 연인, 혹은 부부 또는 이웃, 그리고 오늘도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아니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범주에 넣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극히 작은 한 부분을 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오해와 편견을 갖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하나의 몸짓, 또는 남에게 전해들은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의한 편견 같은 것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한다. 우리가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살아가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편견과 오해는 쉽게 벗겨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두 사람이 오랫동안 오해했듯이, 편견과 오해가 벗겨지기 위해 시행착오 속에서 긴 시간이 지나갔듯이 말이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 어쩌면 일생을 통해서도 다 알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그와 그녀의 모습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 뿐, 드러나지 않는 그와 그녀의 모습이 더 많다는 것, 일생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 그나마 가까이서 알아갈 기회조차 없다면 편견을 가지고 오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도 모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보이는 것 그것이 전부가 아니듯.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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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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