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기둥 김주성(가운데)

동부의 기둥 김주성(가운데) ⓒ 서민석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다른 팀보다 월등히 뛰어난 전력을 구축. '최강 동부'라는 응원 구호가 부끄럽지 않을 활약을 보이던 원주 동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특히나 5R 들어서는 KTF-KT&G-KCC에게 시즌 처음 3연패까지 당하면서 올 시즌 내내 이어져 오던 동부의 ‘선두 독주 체제’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섣부를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5연승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는 동부

 

하지만, 동부는 이내 울산 모비스전에서 83-78로 어렵사리 연패 탈출에 성공한 이후 전자랜드-오리온스-SK-KT&G에게 5연승을 기록하면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6R에 접어든 지금 상황에서 6.5경기차로 뒤진 삼성이나 KT&G 같은 2위권 팀들이 동부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당장 5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는 동부 입장에선 순위만 결정되면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대비하거나 플레이오프(이하 PO)를 대비할 팀이 생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동부가 선두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극히 미비한 상황이다. 특히나 우승 매직넘버가 3이기 때문에 중-하위권 팀들 입장에서는 동부와의 경기는 승패에 초연할 가능성이 크다.

 

정규리그보다는 PO가 중요한 동부. 하지만...

 

 동부의 주전 포인트가드 표명일

동부의 주전 포인트가드 표명일 ⓒ 서민석

일단, 동부의 정규리그 우승기정 사실이라고 봤었을 때 2004~2005시즌 이후 정규리그와 챔프전 우승 즉 ‘통합 챔피언’을 노리는 동부 입장에서는 결국 PO가 중요한 셈이다.

 

그러나 시즌 막판 보여준 동부의 경기력은 비록 연승 중이라고는 하지만, 그리 안정적인 행보는 아닌 상황이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일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느슨해진 수비진이다. 46경기를 치른 동부는 경기당 평균 74.1실점으로 2위 LG(78.1실점)보다도 4점 정도 적게 매경기 허용한다. 그러나 5R 들어서는 실점이 82.78실점으로 약 8.6점 정도 불어났다.

 

게다가 KTF(93점)이나 KT&G(96점)에게는 무려 90점대 실점까지 했었다. 4R 삼성전(90-96패) 단 한 번만 90점대 실점을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수비력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여기에 오코사의 짝으로 영입된 ‘작은 외국인 선수’ 딕슨이 공격에서는 해결사 본능을 갖추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별 도움 안 된다는 것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수비도 문제지만, 공격도 문제다. 특히 김주성-오코사가 골밑에서 고군 분투하고 있는데 반해 ‘노장 슈터’인 손규완-양경민의 최근 부진. 그리고 올 시즌 처음 풀 타임 포인트가드를 소화하고 있는 표명일에 대한 상대방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나마 신인인 이광재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공격이라는 것은 당일 컨디션이나 상대방의 수비 전술 등에 의한 변수가 많아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부 입장에선 정통적인 팀 칼라인 수비력을 보강하는 것이 더욱더 현실적인 부진의 타개책이 될 것이다.

 

삼성-KT&G가 과연 동부의 철옹성 깰 수 있나?

 

 강대협과 교체되는 이광재(좌)

강대협과 교체되는 이광재(좌) ⓒ 서민석

이렇듯 동부의 시선이 PO. 더 나아가 챔프전에 쏠려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누가 될까?

 

역시 최근 파죽지세를 내달리면서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KT&G가 될 것이다.

 

삼성의 경우는 동부와 정반대의 팀 칼라. 즉 ‘화끈한 공격 농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매경기당 평균 85.9득점을 기록한 삼성은 4-5R에서 연이어 동부를 96-90,88-84로 격파한 바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경기인 3월 23일 맞대결에서도 삼성이 동부를 꺾는다면, 챔프전에서 맞붙는다면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KT&G역시 공격력 2위(84.1득점)에 수비력 4위(79.6실점)에 랭크 되어 있을 만큼 팀 전력이 안정적이라는 것이 동부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비록 최근 들어 동부와 마찬가지로 수비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최근 실점이 늘었고, 시즌 중반까지 꾸준한 득점을 올리던 마퀸 챈들러가 최근 들어 부진에 빠졌다는 것이 고민이다.

 

그러나 주희정-황진원-은희석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이 동부전에 비해 우세한데다 양희종-김일두-이현호 등의 토종 빅맨 역시 동부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결국, 두 팀 중 2위로 4강 PO에 직행하는 팀이 전력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동부에게는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다. 물론 동부 입장에서는 최대한 상대 쪽 팀 간의 경기가 최대한 길게 가는 것을 바라겠지만 말이다. 

 

 프로 200승을 거둔 전창진 감독

프로 200승을 거둔 전창진 감독 ⓒ KBL

2008.02.28 14:47 ⓒ 2008 OhmyNews
원주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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