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CC전에서 개인통산 4,900점(18호)를 기록한 조상현(우)

20일 KCC전에서 개인통산 4,900점(18호)를 기록한 조상현(우) ⓒ 서민석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 KCC의 전신인 현대의 가장 큰 라이벌은 역시 삼성이었다. 당장 재계 수위를 다투는 그룹의 규모도 그렇거니와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되는 두 그룹은 ‘라이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이러한 라이벌 구도는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1997~1998 시즌 현대와 삼성의 또 하나의 라이벌인 LG가 프로농구에 가세했다.

 

하지만, 현대가 모기업의 어려운 자금 사정 때문에 ‘범 현대가’로 불리는 KCC가 현대를 인수하면서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서서히 퇴색되어가는 듯 했다. 물론 KCC가 전신인 현대 시절까지 포함해 세 번의 챔프전 우승을 기록한 데 반해 LG는 단 한 번도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조를 이뤘지만 말이다.

 

 이현민과 이중원의 치열한 볼다툼

이현민과 이중원의 치열한 볼다툼 ⓒ 서민석

신선우와 민렌드의 이적으로 틀어진 사이

 

하지만, 프로 출범 이후 현대와 KCC에서 아홉 시즌을 보낸 ‘현대맨’ 신선우 감독이 2004~2005시즌 정규리그 2위(34승20패)와 챔프전 준우승을 일군 것을 끝으로 LG로 이적하면서 두 팀의 관계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선우 감독이 떠난 이후 KCC를 4강에 올라놓았던 ‘효자 외국인 선수’ 민렌드까지 지난 2006~2007시즌을 앞두고 이적하면서 두 팀은 그야말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신선우 감독이 LG로 이적한 이후 허재 감독을 감독을 앉힌 KCC는 2005~2006시즌 정규리그 5위(29승25패)로 플레이오프(PO) 4강에 진출해 나름대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15승 39패)를 기록하면서 그야말로 치욕의 한 시즌을 보냈다.

 

반대로 LG의 경우는 신선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해 2005~2006시즌 8위(26승28패)로 PO진출에 실패했지만, 2006~2007시즌 정규리그 2위(32승22패)를 기록해 창단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정작 정규리그 2위 싸움에서 패했던 KTF가 오히려 4강 PO에서 LG를 3승1패로 꺾으면서 우승 꿈은 깨지고야 말았다.

 

결국 지난 두 시즌 동안 PO 탈락을 맛본 LG와 KCC는 올 시즌 ‘동반 PO 진출의 꿈’에 부풀어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10경기 정도가 남아있지만 말이다.

 

 현주엽과 서장훈의 매치업

현주엽과 서장훈의 매치업 ⓒ 서민석

 

‘2위 싸움’의 고비에서 만난 두 팀

 

이렇듯 최근 들어 부쩍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던 LG와 KCC는 2월 20일 창원에서 올 시즌 다섯 번째 맞대결을 가졌다. 특히나 공동 2위 그룹인 삼성-KT&G에 반 경기차 뒤진 4위 KCC나 6위 전자랜드에게 한 경기차로 쫓긴 LG 모두에게 이날 경기의 승리는 반드시 필요했다.

 

이러한 절박함을 반영하듯 양 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1쿼터 초반 KCC가 5-0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으나 LG 역시 곧바로 워너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11-7로 경기를 뒤집더니 블랭슨과 박지현까지 살아나면서 리드를 잡아갔다.

 

하지만, 이후 KCC는 서장훈-로빈슨의 골밑 득점에 임재현의 3점 버져비터로 기어이 20-20 동점으로 1쿼터를 끝냈다. 하지만, 2쿼터 들어 LG가 이현민-박지현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의 우세를 앞세워 42-34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결국, 전반의 팽팽했던 승부는 LG가 3쿼터 들어 개인 통산 4,900득점을 깨끗한 3점슛으로 장식한 조상현의 활약을 앞세워 종료 3분 23초를 남기고 65-43 무려 22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

 

특히나 이날 승리로 LG는 최근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남은 물론이고, 모처럼 팀 컬러인 가드진과 외곽슛의 폭발로 다시금 2위 싸움에 끼어들었다. 물론, KCC입장에서는 이날 패배가 뼈아팠겠지만 말이다.

 

 KCC 허재 감독과 서장훈

KCC 허재 감독과 서장훈 ⓒ 서민석

2008.02.21 10:17 ⓒ 2008 OhmyNews
창원 LG 전주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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