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유소년 관심  성남은 유소년 축구 리더십 센터를 개원했다. 이 유소년 센터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와의 밀착을 통한 '성남 일화'에 대한 관심이다.

▲ 성남의 유소년 관심 성남은 유소년 축구 리더십 센터를 개원했다. 이 유소년 센터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와의 밀착을 통한 '성남 일화'에 대한 관심이다. ⓒ 이성필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우승을 놓친 성남 일화의 겨울은 겉으로 보기엔 추워 보인다. 포항 스틸러스 돌풍의 마지막 희생양이었고 왼쪽 측면 수비수 장학영을 제외하면 축구 관련 시상식에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게다가 주력 선수 김두현, 최성국 등은 잉글랜드 챔피언십 구단들의 초청으로 테스트를 받아 결과가 좋으면 전력에서 이탈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성남은 초연하다. 김학범 감독은 더욱 공부에 매진해 새로운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도자의 노력에 구단은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도 내년 우승을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성남의 겨울은 유소년이 화두

 

꼭 축구선수가 아니더라도. 강신우 해설위원이 성남의 유소년 센터가 나가야 할 방향을 자신이 구축한 KFCC(Korea Football player Consulting Center)로 설명하고 있다.

▲ 꼭 축구선수가 아니더라도. 강신우 해설위원이 성남의 유소년 센터가 나가야 할 방향을 자신이 구축한 KFCC(Korea Football player Consulting Center)로 설명하고 있다. ⓒ 이성필

내부적인 단결에 구단의 눈은 밖으로 향하고 있다. 2000년 천안에서 성남으로 연고지를 옮긴 지 8년이 흐르고 있지만 구단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외부적인 문제로 연고정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옆 동네' 수원 삼성이나 '윗동네' FC서울이 지난해보다 각각 평균 5.4%, 14.6%의 관중 증가를 기록했지만 성남은 되려 1.2% 감소했다. 

 

관중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양하다. 구단의 뒷 배경이 되는 통일교로 인한 '특정 종교'와의 갈등에서 오는 경기 외면으로 인한 소극적인 홍보활동부터 홈구장에서 가까운 분당구민들의 성남시가 아닌 '분당시'로 인식하는 분리 의식에서 오는 '성남'이란 구단의 인식저하, 축구 인프라 부족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확연하게 드러난 이런 상황을 놓고 성남은 난상토론을 거듭했다. 어디서부터 '성남'이라는 연고성을 강하게 해 관중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고 드디어 '유소년'이라는 해답을 찾았다.

 

유소년은 새삼스러운 화두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한국축구는 유소년이라는 뿌리가 튼튼해야 성인이 돼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주장과 정책이 수없이 터져나왔지만 잰걸음을 거듭했다. 2001년부터 유소년 국가대표 전임지도자를 선임하고 각 프로팀이 서서히 연령대별 팀을 구축하는 등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

 

성남도 유소년팀을 만들어 육성하고 시즌 중 홈 경기에서는 하프타임에 이들의 경기를 보여주며 관중의 관심을 유도했다. 지역의 축구 명문교인 풍생고등학교를 클럽시스템 구축을 위해 연고팀으로 지정, 운영 및 관리를 직접 하기로 했다.   

 

성남은 한 발 더 나갔다. 지난 17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새천년 컨벤션센터에서 '유소년 축구 리더쉽 센터(이하 유소년 센터)'를 개원한 것이다.

 

유소년 센터는 축구 이론 강의부터 시작해 선수 인성 교육, 축구 클리닉을 비롯해 지도자 교육, 학부모 역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성남 지역의 유소년 육성을 통한 축구 에너지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성남의 정철수 사무국장은 "직원회의 때마다 나온 생각이었는데 박규남 단장의 전격적인 지시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강연회를 열어 센터를 체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대한축구협회 유소년분과위원장, 기술국장을 지내기도 했던 강신우 MBC 해설위원이 '발상의 전환과 희망을 만드는 축구문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국 축구의 유소년 시스템의 완전한 구축에 목적을 두고 오랫동안 일해 온 강신우 위원은 다양한 내용을 강연하며 성남의 유소년 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강 위원은 일명 'KFCC(Korea Football player Consulting Center)' 설립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선수 진로 및 진학 발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며 부상 때문에 선수생활을 그만둔 한 선수가 축구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 끝에 영국 유학중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소년 센터가 성남 축구열기의 밀거름 되길

 

유소년 시스템 구축에 있어 선수 육성만 중심이 되지 말고 축구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라는 것이 강 위원의 생각이다. 이는 지역의 팬을 불러모으기 위한 성남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강연이 끝나고 성남의 2008 연간회원권 모집 데스크에 접수하러 가는 학부모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작은 변화다. 분당구 서현동에 사는 조영순(38)씨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축구교실에 보냈을 뿐 구단의 경기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막상 행사에 오니 느껴지는 것이 많았다. 앞으로는 애 아빠와 경기장에 자주 찾을 것"이라며 성남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성남시 축구협회 전무를 맡고 있는 김용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그동안 성남시와 구단 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구단이 이번 유소년 센터 개원을 통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다양한 축구 인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력은 1위지만 흥행은 늘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성남이 유소년 센터 개원을 통해 지역 사회에 어떻게 스며들어 관중 몰이와 연결할지 주목된다. 성남의 이런 행보는 아직 유소년에 관심을 덜 보이는 몇몇 구단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먼저, 유소년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던 포항, 울산 등의 성공사례는 성남이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성남의 과감한 선택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2007.12.21 20:40 ⓒ 2007 OhmyNews
성남 일화 유소년 센터 유소년 시스템 KFCC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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