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로이스터

제리 로이스터 ⓒ LA 다저스

그동안 공석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신임감독에 제리 로이스터(전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가 선임됐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한국땅을 밟게 되는 로이스터 감독은 차기 LA 다저스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로(LA 다저스 트리플A 감독) 그의 한국행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 많다.

 

첫째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란 점이다.

 

프로야구 탄생부터 지금까지 각 팀의 수장을 역임했던 1세대 감독들은 모두 일본야구를 했던 인물이 대부분이다. 올 시즌 우승팀인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을 위시해 프로원년 OB 베어스(현 두산)와 이후 삼성, 빙그레(현 한화)감독을 각각 역임했던 김영덕 전 감독, 이희수 전 한화 감독 등은 선수시절부터 일본식 야구를 배웠으며, 지도자 생활 역시 일본야구를 한국프로야구에 전파한 인물들 이었다.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한국야구가 나아가야 될 방향을 일본 야구 식으로 갈수밖에 없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동양야구의 테두리 안에서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한 한국야구로서는 이번 롯데의 감독선임은 이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진 미국 야구를 처음 전파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는 엄격한 규율과 지나친 선후배 문화 그리고 개인보다는 팀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선수들의 개성이나 특성을 살리는데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야구가 개인종목이 아닌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단체종목 이긴 하지만, 그동안 한국야구는 일본식 정서가 강하게 지배했었다. 이제는 이러한 틀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동양야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장점과 미국야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혼합된 야구를 롯데가 처음 시도 했다는 점은 열린 사고로서 긍정적이다.

 

두번째는 롯데로 인해 영향 받을 각구단의 훈련 방법이다.

 

국내 야구는 그동안 오프시즌이 되면 마무리 훈련부터 동계훈련까지 개인이 아닌 팀 훈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미국야구는 단체 동계훈련이란 개념이 없다. 시즌이 끝나면 따뜻한 남쪽나라인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멕시코 등등의 리그에서 초청선수로 활약을 한다거나 개인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알아서 훈련 스케줄을 작성해 체력훈련및 기술훈련을 하며, 시범경기가 임박할쯤 손발을 맞추는 단체훈련을 하는게 고작이다.

 

즉 오프시즌 때 알아서 몸을 만들고 알아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야구를 하는데 롯데의 새 감독이 이러한 미국식 문화를 얼마나 롯데에 접목 시키고 또한 각 팀들에게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하다.

 

세번째는 선수 지도방식이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선수를 지도할 때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대신, 단점만 고치려는 경향이 컸다. 장점을 극대화 시키면서 단점은 부수적으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일깨워지도록 하는데 소홀했던 것이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도록 키워주어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단점에 대한 지나친 보완만 주입하려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결과를 나타내는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야구는 어느 한가지 특징이 보이는 선수들은 일단 그 장점의 극대화를 위해 먼저 노력한다.

 

단점은 나중의 문제다. 한국은 단점만 파고들다 시간만 보내고 그저 그런 선수로 은퇴한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과연 롯데의 새 감독은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그리고 객관적 판단(학연, 지연에서 자유로운)으로 선수를 기용할 수 있는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롯데의 새 외국인 감독 선임은 여러가지로 롯데는 물론 한구프로야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항간에서는 한국프로야구 스타 출신 감독감도 많은데 왜 하필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이는 미덕도 필요하다. 일본 프로야구가 자국 스타출신 감독감이 없어서 보비 발렌타인(롯데 지바)과 같은 미국인 감독을 영입 하는건 아니지 않는가.

 

국제화 시대에 글로벌적인 마인드 그리고 선진 야구의 접목을 통해 한국야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롯데의 첫 외국인 감독 영입은 선진야구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결과 여부에 따라 앞으로 한국야구가 나아가야 될 이정표 역할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선진야구 도약의 초석이 되는 팀이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에는 송고만 했습니다>

2007.11.26 14:59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에는 송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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