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대형타자가 실종된 한국프로야구 (1편)에서는 좋은 타자가 나올수 없는 제도적 시스템과,각 프로야구 타격코치들의 문제점을 지적해 봤다.

이번 시간에는 실종된 젊은 대형타자들 중, 현재 각 팀이 보유하고 있는 5년차 미만의 유망주중 눈에 띄는 선수를 골라 그들의 발전 가능성과 현재의 위치에 따른 활약을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SK 와이번스 의 '젊은 거포' 최정

 홈런 타구를 바라보는 최정

홈런 타구를 바라보는 최정 ⓒ SK 와이번스

수비불안에 시달렸던 최정은 2006년 1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이승엽, 김재현 이후 만 20세 이전 두 자리 수 홈런 숫자를 기록한 3번째 선수로 등장한다.물론 작년 최정의 활약은 조범현 감독의(현 KIA감독) 미래지향적인 마인드에서 엿볼 수 있는 인내와 노력의 결과물 이었지만,올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최정은 총 122게임에 출전해, 408타수 109안타 타율 .267 16홈런 66타점 실책 12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2006년에는 총 62개의 안타를 생산하는 동안 90개의 삼진이 필요할 정도로 선구안에 문제점이 발견 되었지만, 올 시즌에는 109개의 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84개의 삼진만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년 시즌 280타수에 비해 올 시즌에는 훨씬 많은 408타수를 출장하면서 이룩한 기록이라 경험적 측면에서 한 단계 성장한 대목이 엿보인다.

최정은 이미 유망주 관심도 측면에서 보자면, 초기 단계를 벗어나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재목으로 이미 성장을 했다

투수와는 달리 유망타자를 옥석에서 골라내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 선수가 성장하기 까지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최정의 예를 통해 우린 SK 와이번스의 미래지향적인 마인드 역시 칭찬해 줄 필요가 있다.

타격기술적인 부분에서 최정 선수는 몸통회전력으로 장타를 칠 수 있는 '로테이셔널 히터'의 전형적인 선진 타격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스트라이드를 짧게 해 엉덩이 로테이션(몸의 중심이동)시,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최대한 힘을 모을 수 있는 타격 기술적 장점을 터득해 가고 있다.

삼성 라이온스의 '젊은 피' 조영훈

 타격훈련후 물집이 잡힌 조영훈의 손바닥

타격훈련후 물집이 잡힌 조영훈의 손바닥 ⓒ 사진-조영훈 팬카페

2005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조영훈은 부드러운 몸의 유연성과 매끄러운 방망이 솜씨로 차세대 삼성의 1루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루키시즌에는 4타수가 전부 였지만, 2006년 시즌에는 88게임에 출전해 180타수 51안타 타율 .283 홈런 2개 타점 26개 실책 3개를 기록했고, 안타수 보다 적은 49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2년차 선수치고는 정교한 타격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전형적인 중거리형 타자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했었다.

하지만,조영훈 선수의 올시즌 성적은 155타수 26안타 타율 .168 1홈런 9타점 44개의 삼진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만다.

보통 젊은 타자들은 한 시즌에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면, 그 다음 시즌에는 보다 더 적응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인데 조영훈 선수는 올 시즌 더 망가져 버린 것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우선 지나치게 많았던 타격폼 수정을 들수 있다. 2군에서 타격폼을 수정하여 그 폼에 적응하는 시간이 짧아 1군에 올라오면 허둥대기에 바쁘고 ,더욱 안좋은 모습만 보이다 결국 2군으로 다시 강등, 다시 수정해서 1군으로 올라오는 식의 패턴반복. 이와 같은 똑같은 모습을 되풀이 한게 가장 큰 원인이다.

타자는 시즌 중 타격폼 수정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며, 피치 못할 수정을 해야 된다면 최소 3만번 이상의 스윙 연습을 해야 자신의 몸과 맞게 되는 것이 정석인데 삼성 코칭스태프들의 서두르는 경향과 선수 스스로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크다.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서 올 시즌 조영훈 선수는 타격준비 동작에서는 '스퀘어 스탠스'(공을 칠 때 가장 보편적인 자세, 자신의 어깨넓이 만큼 평행하게 다리를 놓는 준비동작)를 취한다. 스탠스는 군더더기 없지만, 스트라이드 하는 앞발의 이동이 불안정 한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특히나 왼손 투수가 던지는 공을 타격 할때 보면, 떨어지는 앞발의 착지점이 제각각 달라 바깥 쪽 공은 더더욱 멀어 보이고 그러다 급작스럽게 들어오는 몸 쪽 공에 허둥 된다.

투수 입장에서 볼 때, 타자의 등번호가 보일정도로 심하게는 안 되겠지만 중거리 타자로 성공 모델을 잡으려면, 차라리 ‘클로즈 스탠스’(투수 쪽에서 봤을 때 등번호가 보일정도로 타자앞쪽으로 어깨를 당기는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나을 듯 싶다. 그러면 스트라이드 시 바깥 쪽 공에 대한 대처가 좀 더 수월하며, 몸 쪽 공은 타선 뒷쪽으로 스트라이드 해서(공의 구질 등의 상황에 따라서)좀더 공략하기가 용의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타격이란, 강점을 극대화 시켜야지, 약점을 고치려다간 허송세월하기 일쑤라는 명언을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약점 하나 없는 타자는 지구상에 없다.

굉장히 성실하고,노력하는 타자다. 하지만 노력 이전에 자신의 타격자세와 전반적인 타격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더더욱 많이 해야 될듯 싶다.장성호 이후 한국최고의 중거리형 교타자로 성공하길 바란다.

LG 트윈스의 '공격형 포수' 이성열

 타격후 자신이 친 타구를 바라보는 이성열

타격후 자신이 친 타구를 바라보는 이성열 ⓒ 사진-LG 트윈스

2004년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이성열 선수는 포수이면서도 파워가 뛰어나 입단 당시 많은 기대를 받은 선수다.

입단 첫해에는 대타로 1타석만 나온 게 전부였지만 2005년에는 총 102경기에 출장해 131타수 32안타 타율 2할3푼5리 9홈런 30타점 삼진은 78개를 기록했다. 경험이 일천한 젊은 거포형 타자들의 공통점인 많은 수의 삼진은 그렇다 치더라도 가장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9개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파워만큼은 인정받은 선수였지만, 작년이후 뚜렷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총 75게임에 출전해 141타수 35안타 타율 .248 1홈런 14타점 실책 1개에 머물렀다.

이성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조급함과 경험 부족' 이다. 올 시즌 그의 타격폼을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경기에서 잘 맞지 않으면 선수 스스로 타격 폼을 변화해서 타격을 한다는 점이다. 몇 경기 잘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조급함에서 오는 가장 옳지 않은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팀의 여건상 언제까지 포텐셜이 폭발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스타일 변화에 대한 적응이 되는 선까지는 부단히 노력을 해야 된다.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성열 선수는 다이내믹한 타격 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거칠고 투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선수도 너무 많은 타격폼 수정을 해서 정확한 타격자세를 말할 수는 없지만, 타자 정면에서 봤을 때, 무엇보다 파워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중심축이 되는 엉덩이 로테이션과 허리를 동반 하지 못하는 장면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 들었다.(데뷔 2년차 때 9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뚜렷하게 장타가 터지지도 않고 있으며, 반대로 교타자로서의 면모도 보이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다)앞발을 반 발짝 오픈으로 놓는 점도 `인코스 공에 약하다'라는 것을 투수에게 알려주기라도 한 듯 보이며, 차라리 정석적인 "스퀘어 스탠스" 타격준비 자세를 했으면 한다.

또한 스트라이드 시 착지점이 공의 구질과 코스마다  다르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파워의 원천적인 힘을 잃어버리는 버팀목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파워 있는 타격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경우라도 인코스 공은 팔꿈치가 옆구리에서 벌어지지 않는다는 첫번째 발사과정을 기억하되, 스트라이드 역시 일정한 타이밍과 착지점을 기억 하면 좀 더 많은 장타를 날릴 수 있음을 명시하길 바란다.

KIA 타이거즈 '차세대 4번타자' 김주형

 홈런을 치고 동료의 축하를 받는 김주형

홈런을 치고 동료의 축하를 받는 김주형 ⓒ 사진-KIA 타이거즈


2004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KIA 에 1차지명 된 김주형 선수는 아마 시절 호쾌한 장타와 정교한 타격으로 당시 고교투수 랭킹 1위였던, 순천 효천고의 김수화(롯데)를 대신해 KIA 유니폼을 입는다. 대형 투수를  선호하는 국내 전문가와 스카우터들의 예상이 빗나갔을 만큼 김주형은 차세대 4번타자 로 성장해 줄 것을 의심치 않았다.

프로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발은 했지만, 루키라는 한계와 프로투수의 공에 대한 적응력 부족으로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으며 기회를 잡고서도 부상이라는 암초에 번번이 미끄러진 불운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시기에 입단한 이성열 선수는 루키시즌(1경기만 출전해서 기록비교가 무의미하므로 뺌) 이후 3년간 총 233경기 448타수를 출장한데 반해, 김주형은 109경기 259타수가 고작이었다. 한 시즌 규정타석이 416타석인데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400타수 이상을 한 시즌에 들어선다고 가정해도 총 3년의 시즌동안 반 시즌이 조금 넘을 정도의 출전횟수가 전부다.

올 시즌 김주형 선수는 총 36게임에 출전해 108타수 25안타 타율 .231 6홈런 16타점 삼진 30개 실책 3개를 기록했다. 위의 선수들에 비해 출장횟수가 적어 직접 비교는 무의미 하겠지만, 25개 안타 중 2루타 7개 홈런 6개로 장타율은 .463를 기록, 전형적인 거포로서의 냄새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선수이다.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서 김주형 선수는 그동안, 수많은 타격폼 수정을 했지만, 올 시즌 달라진 타격폼은 바로 ‘스트라이드와 로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뒤 팔꿈치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 귀 뒤쪽으로 많이 치우치던 것을 내렸다. (타격준비 동작에서 뒤 팔꿈치를 귀 뒤쪽으로 많이 벌린다는 것은 활시위를 많이 잡아당긴 것과 조금 잡아당긴 것 중 전자 쪽 화살이 더 멀리 가는 원리라 이해하면 되겠다. 대신 단점은 파워포지션으로 이동할 때 중심이 흐트러질 가능성은 높다는 점이 단점이다. 김주형은 선천적인 파워가 뛰어나기에, 중심 교정을 선택했는데, 비교적 무난했다고 본다.)

타이밍을 잡는 앞다리의 이동이 짧고 간결해 졌으며 무엇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향상된 점이다. 올 시즌 그가 많지 않은 경기를 출전하면서 기록한 6개의 홈런 중 5개가 변화구였다. 또한 홈런타구 비거리 역시 대단했으며, 잠실에서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2개나 칠 정도로 파워 하나만큼은 무시무시한 선수다.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탠딩 삼진을 줄이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이 절실하다. 스탠딩 삼진이 많다는 것은 자신이 노리지 않은 공이 오지 않을 때의 대처요령이 부족할 때 나타난다. 커트 능력의 향상과 부단한 상대투수 연구만 이루어진다면 그의 성장은 급속도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위의 4명의 선수들이 일시적인 슬럼프가 올 때 공통점으로 보이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히팅 타이밍을 잡으러 들어가는 하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점이다. 히팅의 임팩트 시점이 몸의 중심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번번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타 여러 선수들도 슬럼프 조짐이 보일시에는 이러한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긴 하지만….

더 많은 선수가 남아 있지만 각 팀에서 훌륭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선수 4명에 대한 평가를 했다. 일부러 질책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바로 ‘삼진’에 관한 부분이다. 위의 네 명의 선수 모두 삼진 숫자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경험이 일천한 타자는 경기를 치루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슬러거 선수들은 대부분 삼진이 많다는 점도 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올 시즌 47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199개의 삼진(2004년 애덤 던이 기록한 195개의 메이저리그 삼진기록을 깸)을 당한,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슬러거는 삼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 하지만, 한국프로야구는 젊은 대형 타자 공급이 절실하다. 야구 흥행, 앞으로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또한 지금 홈런타자들이라 불리는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할 때쯤엔 국내프로야구 에서의 홈런타자 실종이 벌써부터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위의 4명의 선수들을 포함해서 각 팀에서 관심을 보이며 지켜보는 젊은 대형타자 선수들의 내년시즌 분발을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주형 이성열 조영훈 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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