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K 와이번스는 두산 베어스의 리오스에게 완벽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올 시즌 SK는 정규시즌에서 리오스에게만 4패를 당했는데, 이날 또 다시 패배를 기록한 것이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 ⓒ 두산 베어스 공식 홈페이지

올 시즌 SK를 상대로 4승 1패, 평균자책점 0.23를 기록한 리오스는 이날도 'SK킬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SK전에서만 두 번이나 완봉승을 거두었던 리오스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또 다시 완봉 역투를 선보였다.

SK는 이 날 패배를 당해 한국시리즈 우승 전선에 빨간불이 커졌다. SK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건 역시 리오스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리오스는 '이닝 이터(inning eater)'라 불릴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두산 베어스의 불펜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연히 두산은 다음 경기에서 불펜진을 마음껏 가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는 단 한명의 불펜진도 가동하지 않았다. 결국 SK는 첫 경기에 에이스 레이번을 투입했지만 팀 내 에이스 기싸움에서 리오스를 당해내지 못했고, 1선발 대결이 아닌 나머지 경기에서도 리오스 덕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두산 불펜진을 상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정규시즌 1위의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SK 와이번스

정규시즌 1위의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SK 와이번스 ⓒ SK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되다 보니 SK 와이번스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하여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하지만 이대로 가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와의 앞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적어도 두 번은 리오스가 선발로 등판할 것이기에 SK 코칭스태프의 시름은 점점 깊어져 갈 것이다.

단기전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정규시즌 1위팀의 프리미엄을 활용하지 못하고 중요한 첫 경기를 내주었으니 앞으로 한국시리즈 2, 3차전에는 첫 경기 동안 충분한 힘을 비축했던 두산의 구원 투수들이 선발 투수에 이어 대거 등판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SK로서는 2, 3차전도 반드시 이기리란 보장이 없어진다.

그리고 4차전에서는 리오스가 재차 등판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SK는 힘 한 번 못 써보고 우승을 두산에게 헌납할 가능성이 있다. 7차전까지 끌고 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은 역시 리오스를 내보낼 것이고 SK로서는 어쩔 도리 없이 남의 집 잔치를 구경하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정규시즌 동안 오랜 기간 1위를 독주하고도 코리안시리즈 우승에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SK 와이번스가 진정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리오스 공략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두산중공업 SK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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