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최경환(35)이 롯데 유니폼을 벗는다. 롯데는 최근 최경환을 자유계약신분으로 풀어주었다. 지난해 5월 16일 최준석(두산)과의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최경환은 올 시즌 36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치며 타율 .216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도 성적이지만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후 두 시즌 만에 롯데 유니폼을 벗는 최경환은 11일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년간 그다지 우수하지도 훌륭하지도 못했던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아쉬움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팀보다도 뜨겁고 열정적인 롯데의 팬 여러분들 있었기에 조금도 아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쁘게 떠납니다"라는 글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실패한 마이너리거에서 '허슬의 상징'으로

 '허슬'최경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허슬'최경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 롯데 자이언츠


최경환은 경희대 2학년이었던 지난 1994년 국내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지금의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진출했지만 이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지난 1999년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고 국내 프로야구팀 LG 트윈스로 돌아왔다.

그러나 LG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이었던 2000년 최경환은 95경기에 출장을 하며 서서히 국내 야구에 적응을 해나갔다. 그러나 그해 겨울 최고의 후원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깊은 슬럼프에 빠지면서 이듬해였던 2001년 불과 12경기에 출장을 하는 것에 그치게 된다.

결국 시즌이 끝난 후 최경환은 LG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지독히도 풀리지 않았던 최경환의 야구가 빛을 본 것은 2001년 12월 자유계약신분으로 두산과 계약을 하면서 부터였다.

2002년 126경기에 출장을 하면서 .274의 타율과 1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하며 재기에 성공을 한 최경환은 이후 2005년까지 4시즌 동안 두산의 주전 외야수로 활약을 했다.

두산 시절 최경환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열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최경환은 정말 부지런히 달렸다. 내야 땅볼을 때려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고 심지어 수비를 하기위해 나갈 때도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이 달려 나갔다.

미국에 진출하면서부터 숱한 좌절과 방황을 겪었던 최경환은 야구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라운드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선수였다.

두산에서의 네 시즌 동안 469경기에 출장 해 402개의 안타와 25개의 홈런 171타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지만 최경환의 4년을 값지게 만든 것은 성적이 아닌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렇게 열정적인 네 시즌을 보낸 최경환은 2006년 5월 16일, 팀 동료 이승준과 함께 롯데의 최준석,김진수와 2대2 트레이드를 통보받고 두산을 떠났다. '허슬 두'의 상징적인 선수였던 최경환이었지만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가 그를 트레이드 시장으로 내몰았던 것.

두산 팬들에게는 큰 충격을 줬지만 롯데 팬들은 최경환의 이적을 환영했다. 최경환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정적인 플레이가 만년 하위로 처진 롯데의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인생과 야구의 공통점?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경환은 롯데를 바꾸지 못했다. 이적 첫 해였던 2006년 86경기에 출장해 타율 .209 2홈런 12타점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최경환은 올 시즌에는 불과 36경기만을 출장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최경환이 눈에 띄게 급격한 하향세를 보인 반면 트레이드 상대였던 최준석은 ‘만년 유망주’의 딱지를 떼고 두산의 중심타자로 자라났다. 올 시즌 둘은 자주 비교됐다. 트레이드 성공사례 혹은 실패사례로.

최경환은 올 시즌 성적 부진의 여파로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났지만 그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하면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 지가 불확실하다. 하지만 최경환은 반드시 그라운드에 다시 설 것을 약속했다.

최경환은 얼마 전 인터뷰에서 "당신에게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한 적이 있다.

"1회부터 9회 말 쓰리아웃이 될 때까지는 아무도 정답을 모른답니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고 기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야구는 매력 있는 스포츠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포기란 없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한다면 여러분들에게도 기적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상상 하십시오.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최경환의 야구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최경환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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