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철민씨가 사회자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배우 박철민씨가 사회자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승준

700만 이상 관객 흥행을 기록한 5·18광주민중항쟁 소재 영화 <화려한 휴가>가 제88회 전국 체전대회 이틀째인 9일 오후 7시 30분 부터 2시간 동안 광주월드컵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이번 체전에 참가한 국내외 선수단과 광주시민 등 1만 5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민주·인권·평화'의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시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긴장된 상태로 숨을 죽이며 영화를 관람했다. 한낮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체전의 열기마저 잠시 숨을 고르는듯 했다. 걸죽한 전라도 사투리에 배시시 웃음이 쏟아지는가 싶다가도 '그날'의 처참했던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경기장 여기저기에서는 긴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함께'한다는 88회 전국체전의 슬로건처럼 시민, 체육회 관계자, 타 시·도 선수단 등 이날만큼은 그 누구도 예외없이 '광주'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자리였다. 

 

 김지훈 감독이 박광태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지훈 감독이 박광태 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오승준

 

영화는 전국체전 개회식에 사용된 가로 88m, 세로 23m 초대형 와이드 스크린에 상영되었으며, 영화가 시작되기 전 50여 분간 <화려한 휴가> 영화음악과 영화예고편, 체전 동영상, 체전 개회식 하이라이트가 나왔다. 또 제작사 (주)기획시대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제작진과 김지훈 감독을 소개해 영화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했다.

 

이날 박광태 광주시장은 1980년 5월 민주주의를 지켜 낸 광주시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해 시의 명예를 높여준 제작진에게, 제작진은 영화제작과 흥행을 위해 협조를 아끼지 않은 광주시민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감사패를 서로 증정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등이 출연했으며 730만명이 관람해 흥행에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장면1.

영화 '화려한 휴가' 장면1. ⓒ 오승준

 

 영화 '화려한 휴가' 장면2.

영화 '화려한 휴가' 장면2. ⓒ 오승준


이날 영화를 본 체전 자원봉사자  김기화씨는 "영화를 보면서 80년 그날의 아픔이 되살아나 가슴이 미어졌다"며 "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주부 고옥란씨는 "무고한 시민들이 비참하게 죽어갔다. 더 잔인한 일도 많았다. 영화만으로는 5월 광주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5월 그날은 학생, 시민, 노동자 모두의 분노였고, 모두의 희생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체전에 해외 선수로 참가하였다는 이철수(가명)씨는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우리 세대의  많은 학생들이 광주의 비극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 이 영화가 나와 같은 외지인들에게 광주와 광주정신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화려한 휴가> 상영은 금번 전국체전의 가장 큰 특색인 '문화예술체전'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으로 전국체전을 계기로 5·18 영화를 상영해 인권도시이자 문화도시인 광주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

영화를 보기 위해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 ⓒ 오승준

2007.10.10 11:13 ⓒ 2007 OhmyNews
화려한 휴가 전국체전 광주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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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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