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진원

지난 8월 16일 2008년도 2차 지명 이후 각 구단 상위순번 선수들에겐 많은 관심이 집중 되었고 그 중심에는 최원제, 정찬헌 등 스타급 선수들이 있었다. 당시 동대문구장에선 37회 봉황대기가 한창이었고 제물포고 에이스 박시영 선수가 눈길을 끌고 있었다. 그는 16강전에서 강호 성남고를 상대로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대회 3승과 함께 21이닝 2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상위순번이라고는 할 수 없는 롯데 2차 4번에 지명됐다.


제물포고등학교는 봉황대기 8강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지만 박시영 선수는 대회 삼진 1위를 차지하며 대회 최고 수준의 피칭을 보였다. 한 때 연고구단의 1차지명감으로 꼽히던 박시영 선수는 재활훈련으로 뒤늦게 활약해 2차 4번 지명에 만족해야 했지만 며칠 전 인천에서 만난 그는 자신감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애들이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 많이 해요"

 

- 야구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친구를 따라 갔다가 우연히 하게 되었어요. 구경하고 있는데 인원이 많지 않은 초등학교라 감독님이 권유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했고 처음에는 유격수였어요."


- 유격수라면 보통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는 팀에서 가장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들이 보는 포지션 아닌가? 운동에 재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초등학교에 선수들이 별로 없고... 다들 저학년 이어서...(웃음)"


- 그럼 언제부터 투수를 하게 되었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유격수를 주로 보다가 고등학교 진학하면서부터 투수를 하게 되었어요.


- 가장 자신 있는 구질은 무엇인가?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직구요.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 걸 좋아 하고 그런 선수들이 좋아요. 그래서 다르빗슈 선수를 좋아 해요."


- 야구를 시작하고 기록한 가장 빠른 구속은 얼마인가?
"146km가 제일 빠른 구속이었어요."


- 구속이 굉장히 좋은데 언제부터 140km이상을 던지게 되었나?
"140km이상을 던진 건 고등학교 2학년 정도에요... 원래 제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거든요. 중학교 때는 120km 정도였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가내영 감독님이 코치로 계실 때 1년 동안 구속이 15km 정도 좋아졌어요."


- 146km면 굉장히 좋은 구속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보니 체격이 굉장히 좋다. 마른편이긴 하지만 골격이 굉장히 좋은데 앞으로 체중을 늘려서 구속을 늘릴 계획이 있나?
"아... 제가 통뼈에요... 지금 체중이 78kg인데 83kg 정도로 체중을 늘려서 구속보다는 볼 끝을 힘을 싣고 싶어요."


- 그럼 지금 볼 끝은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고3 특급선수들에 비해 자신의 볼 끝은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선수들에 비해 뒤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 봉황대기 용마고와 경기에서 7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다. 그 때 볼 배합이 직구로 2-0을 만든 후 커브로 유인구를 던지고 2-1에서 높은 직구로 삼진을 주로 잡았는데 해설이 그런 말을 했다. "저 높은 공이 컨트롤한 공이면 대단한 투수인데 실투일 가능성도 있다." 어떤 의도였나?
"(한참 머뭇거리다...) 반은 컨트롤된 거구 반은 실투였어요...(웃음)"


- 본인의 컨트롤은 어떻게 생각하나?
"중간은 된다고 생각해요. 스트라이크존 코너에서 많이 안 빠지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

 

ⓒ 안진원

- 프로야구 신인들을 보면 실력보다 정신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관중들 앞에선 신인들이 긴장을 하고 컨트롤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연습경기에서는 전혀 긴장이 안돼요. 실제 경기에서 관중도 있고 강팀과 게임에 상황도 긴박해야 더 공격적으로 투구해요. 그래서 싸움닭이라는 별명도 있어요.“


- 자신의 투구폼은 어떻게 생각하나?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투구폼은?
"제 투구폼이 그렇게 부드러운 편은 아니에요. 프로에 입단하면 투구폼 교체보다는 좀 더 부드럽게 던지고 싶어요. 일본 프로야구선수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부드럽고 이상적인 폼으로 투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롯데 게임을 보면 투수들이 세트포지션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용병투수까지도 세트포지션에 취약한데 박시영 선수는 어떤가?
"저도 세트포지션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 세트포지션에서 투구폼이 빠른 편인데 컨트롤에 문제가 있어서 지금 그 중심으로 연습을 하고 있고 견제 능력은 나쁘지 않아요."


-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이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컨트롤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함께 투구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해요."


- 자신의 장단점을 꼽으라면?
"야구에서 제 장점은 직구에요! 단점은 성격이 급한 것이구요...그리구 정신 집중력이 좋아요. 제가 생각해도 연습할 때 정말 집중하거든요. 안되는 게 있으면 끝까지 노력하는 편입니다."


- 마운드에선 어떤가? 주자가 있으면 떨리나?
"실점 상황에선... 어차피 줘야할 점수는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되니깐 그렇게 흔들리는 편은 아니에요."


- 예전에 연고팀 1차지명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하던데... 그때 이후 부상으로 수술전력이 있다고 들었다.
"네... 1차 지명으로 거론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수술을 한 적은 없고 무리를 좀 해서 어깨 때문에 병원을 갔더니 어깨와 팔꿈치에 이상이 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심한 부상은 아니었는데 재활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동계훈련을 못받았어요."


- 고2 동계면 고3을 앞둔 시기인데 정신적으로 굉장한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데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을 못받으니깐 나중에 페이스도 안오르더라구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제가 승부욕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절대 지기 싫어 하구... 열심히 했어요."


- 작년 청룡기에서 진흥고 정영일 선수는 많은 투구수로 연투를 했고 미국에 진출하였지만 현재 재활중이다.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봉황대기에서 시영 선수도 많은 투구를 한 것 같은데?
"재활 기간도 길었고 팀에 보탬이 되질 못해서 이번 대회에서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조금 무리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던졌어요. 지금 생각해도 8강에 그친 것이 아쉬워요."


- 부상전력이 있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큰 부상이 아니었고 완벽하게 재활했기 때문에 전혀 이상이 없는 상태에요. 그리고 재활을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항상 몸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 롯데는 유난히 1차지명과 2차 상위 지명된 투수들이 입단 후 아마시절 무리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김수화 선수라든지 작년 1차 이상화 선수와 이재곤 선수... 그런데 특히 이재곤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 에이스가 아니었고 무리해서 던진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입단해서 몸 상태가 않 좋은 것 같다.
"아마 시절 무리한 것도 있겠지만 프로에 입단해서 빠른 시간 내에 1군에 진입하려면 2군에서 뭔가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커서 자연스레 무리를 하게 된 게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요."


- 이제 시영 선수도 그런 입장이 되었는데 어떤 편인가?
"저는 무리해서 빠른 시간 내에 보여 주려는 타입은 아니에요. 야구 1~2년 할 게 아니니깐 가장 먼저 몸 관리를 하면서 부상 없이 선수생활하고 싶어요."


- 지금 생각하면 8강에 그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처음에는 에이스뿐인 원맨팀이라 생각했는데 16강에서 보니 유익표 선수도 굉장한 평가를 받는 선수고 남태혁 선수 등 타선이 약한 팀이 아니더라...
"(유익표 선수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유익표 선수는 정말 굉장히 잘해요."


가장 닮고 싶은 투구 스타일은 투수 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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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물포고에서 이제 팀을 대표할 에이스감으로 지목할 만한 선수가 있나?
"제고의 홍유상, 김해용선수가 기대돼요. 김해용 선수는 사이드투수인데 중학교때 랭킹 1위일 정도로 대단한 투수에요."


- 다른 학교선수들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다른 학교나 선수들에 관심은 없나?
"잘 기억을 못해요... 인천고에는 관심이 많아요. 그 외에는 주요선수들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선수들을 기억해요."


- 현재 고3중에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꼽으라면?
"투수는 진야곱 선수가 제일 뛰어난 것 같아요. 타자는 유익표 선수가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 유익표 선수는 그냥 단순한 거포가 아닌 발도 빠르고 센스도 대단해 보이더라. 포지션도 중견수 아닌가... 그리고 남태혁 선수가 1학년이란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떤 선수들인가?
"남태혁은 묵묵히 열심히 하는 선수에요... 놀땐 좀 놀고~(웃음) 덩치가 무지 큰데 무게 잡으려 하지도 않고... 유익표 선수는 4번타자감이면서 1번도 가능한 선수에요. 발도 빠르고 센스도 좋구요."


- 요즘 들어 집야곱 선수가 가장 기대받는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는데 진야곱 선수와는 직접 상대해 본적 있나?
"청룡기 정식게임에서 선발로 만났구요. 성남고와 연습게임에서는 둘 다 마무리로 만났어요. 연습게임때는 잘 몰라서 그렇게 대단한 선수인지 몰랐어요. 누군지도 잘 몰랐구요. 그런데 청룡기때는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타자를 상대하는 수싸움이 굉장히 뛰어나고 공을 가볍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 진야곱 선수가 좌완임에도 구속이 대단하다고 하는데 직접 상대한 느낌은...
"지금 152km인가 던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청룡기때 우리팀 타자들 말로는 볼끝도 좋고 직구가 빠르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 지금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이 진야곱, 이형종, 정찬헌 선수들인데 이 세 명이 현재 고3중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하나?
"저는... 개인적으로 투수 보다는 타자중에 인천고등학교의 국혜성 선수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장타력도 굉장히 뛰어나고..."


- 그럼 국혜성 선수가 현재 고3 최고의 타자인가요?
"저 개인적으로는 국혜성 선수보다는 진짜 유익표선수가 최고의 타자라고 생각해요. 장타력도 좋고 발도 빠르고...


- 1차나 2차 상위 지명받은 선수와 본인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조건으로 지금 상대한다면 절대 질 것 같은 느낌은 없어요."


- 다르빗슈 선수를 굉장히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제가 예전에 친구 미니홈피에 들어갔을 때 우연히 다르빗슈 선수 경기 동영상을 봤는데 그 모습을 보고 완전히 빠졌어요. 직구하나 믿고 던지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 국내에서는 어떤 선수가 좋은지?
"개인적으로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선수는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 하는 스타일로 플레이하는 선수는 오승환 선수에요. 직구를 믿고 좋은 직구를 던지는 타입을 좋아해요.


- 현재 류현진 선수가 리그 최고의 투수인데 고등학교 때는 본적이 있나?
"고등학교 때는 한기주 선배님이 가장 대단해 보였어요. 공이 거의 총알이었고 타자들도 못쳤어요. 류현진 선배님은 고등학교 때부터 컨트롤이 칼 같았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단한 선배님들이었습니다."


야유나 비난 같은 것은 고등학교 야구가 더 심해


 박시영 선수.

박시영 선수. ⓒ 안진원

- 2차 지명은 예상했나? 예상했다면 몇 번 정도를 예상했는지?
"지금 정도 예상은 했어요. 예전에는 1차지명감 소리도 있었는데 제가 너무 오랫 동안 보여준 것 없이 오래 쉬어서 상위는 기대하기 어려웠어요."


- 이제 민감한 질문인데... 프로야구팀중 어느 팀을 응원하나? 현대?
"네... 현대팬이었어요. 어릴 적에 아빠 따라서 야구장에 가서... 그렇게 경기를 챙겨 보고 그런 팬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롯데요~(웃음)"


- 질문의 수위를 높여서... 만약에 자신이 원하는 팀에 입단할 수 있게 된다면 박시영 선수는 어떤 팀에 입단하겠나?
"저는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롯데, LG, 한화... 이렇게 세 팀 중에 고민했을 것 같아요. 한화 같은 경우는 주변 지인들이 신인이 성장하기 좋은 팀이라고 들었기 때문이고 LG는 친분이 있는 선배선수들이 계신 팀이라 의지가 되서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롯데는 한마디로 야구할 맛이 나는 팀 같은 느낌이에요. 야구중계를 보면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하면 신나게 야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항상 받았어요."


- 롯데의 열성적인 응원이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은가?
"응원해 주는 것이 너무 기대됩니다. 저는 원래 좀 더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고 관심 갖아 주면 더 신나서 열심히 잘하는 타입이에요."


- 응원뿐만 아니라 열혈 팬들이 많다보니 부진할 경우 인터넷상에 비난 글이 올라온다던지 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야구장에서 야유하는 팬들도 간혹 있는데...
"야유나 그런 것은 고등학교 야구가 좀 더 심한 것 같아요. 저도 가끔 인터넷을 하다가 고등학교 평가하는 글들을 볼 때 저를 잘 모르는 분이 제 1~2경기를 보고 저를 짤막하게 평가해 버리면 기분이 많이 상해요."


- 롯데지명을 받고 기분은 어땠나?
"함께 운동한 친구들이 지명을 많이 못받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저 개인적인 소감은... 제가 평소에 가고 싶어 하던 구단이었으니 매우 만족하고 기뻤습니다."


- 고등학교 야구선수들 사이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어떤 이미지의 구단인가?
"롯데구단의 이미지는 팬들이 많은 인기구단이라는 이미지에요. 신인야구선수로서는 투수진과 타자진에 좋은 선배님들이 워낙 많아서 좀 힘들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팀 성적은 좋지 않아도 롯데 선배님들 한분 한분은 너무나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아서 부담도 됩니다."


- 이제 프로선수가 되었는데 빠르면 내년 시즌부터 평소 TV에서 보던 스타플레이어들을 상대로 투구를 해야 한다. 프로선수들 중 맞상대 하면 가장 떨리고 긴장될 것 같은 선수가 있다면? 물론 롯데선수이니 롯데 선수는 제외하고...
"안경현 선배님이요... 이유는 저희 팀 감독님께 많은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가내영 감독님이 현역시절에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였다고 하셔서 저도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롯데 자이언츠 현역선수 중 가장 좋아 하는 선수가 있나?
"타자는 이대호 선배님과 투수는 손민한 선배님을 좋아해요. 그리고 마무리 최대성 선배님을 좋아하는데요. 마운드에서 빠른 직구를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그런 타입의 플레이를 좋아해요.


- 이번 롯데 1차지명과 2차지명선수들은 알고 있나?
"(당황) 음... 타자아닌가요? 알고 있었는데... (장성우, 하준호 선수라는 말을 듣고는...) 아... 맞다! 그런데 제가 2학년때 쉬어서 많이 상대를 안해 봤어요. 그래서 직접 본적이 없으니 어느 정도 선수들인지 궁금해요."


- 자신이 2차지명 전체 몇 번인지 알고 있나?
"36번째인가..."


- 31번이다. 2차 지명 선수 중 실력으로 등수를 주면 자신은 31등이라고 생각하나?
"훨씬 윗 순위일 것 같아요. 제가 여러 선수를 보지 못해서 얼마나 잘하는지 많이 모르지만 아직 제 느낌에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 박시영 선수의 지명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중에 하나가 배번문제였다. 박시영 선수는 61번을 달고 있는데 롯데의 61번을 알고 있나? 그리고 61번을 달고 있는 이유가 있나?
"롯데 61번은 손민한 선배님으로 알고 있어요. 이제 다른 번호를 달아야죠... 제가 원래 2학년 때는 42번이었어요. 처음에 고등학교 입학하고 배번을 정할 때 45번을 달고 싶었거든요. 제가 학교 올 때 타고 다니는 버스가 45번 버스라서 타고 다니는 버스번호를 달고 뛰고 싶어서 45번을 적었는데 유니폼 만드는 공장에서 실수로 42번을 보내 줬어요. 그래서 42번을 달다가 고2 겨울에 팀원들이 포수가 62번이니깐 너는 61번으로 맞추라고 해서 그냥 61번을 달았어요. 가장 달고 싶은 번호는 1번이구요. 일본 고시엔 대회 같은 걸 보면 일본은 에이스가 1번을 달고 등판하잖아요. 그게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 2차 지명선수를 두 분류로 나눈다면 즉시전력감과 잠재력이 우수한 유망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신은 어떤 타입인가?
"저는 바로 가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유인구 컨트롤과 프로에 가서 폼도 좀 더 다듬고 체인지업을 꼭 배우고 싶어요. 조금만 다듬으면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동기에 중 프로 입단한 선수가 있나? 대학에 대한 미련은 없었나?
"동기 중 안정광 선수가 SK와이번스에 지명이 되었는데 지난 미추홀기에서 약간 부상을 입어서 일단 2년제 대학에서 재활과 실력을 좀 더 쌓겠다고 해요. 저도 2차지명 하위권으로 입단을 하면 지도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소리가 있어서 하위로 지명이 되면 대학을 한번 생각해 보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프로에 일찍 들어가 경험을 얻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 대학에서 연락도 많았나? 만약 대학에 진학했으면 어떤 학교에 가고 싶었나?
"거의 대부분 대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만약에 대학에 진학한다면 단국대에 가고 싶었어요. 친한 선배들도 계시고 단국대가 투수가 성장하기 좋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대학에 가면 열심히 전념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 롯데와는 어떤 조건에 계약을 했나?
"한 2주전에... 계약금 6천만원에 연봉 2천만원에 계약했습니다. 계약전부터 계약금에는 신경을 쓴 적이 없어요. 일단 지명을 받으면 프로에 입단해서 열심히 생활하면 자연히 연봉은 따라 온다고 생각해요."


- 이건 너무 당연한 질문 같은데 어떤 보직을 원하나... 당연히 선발인가?
"아니요. 저는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어요. 마무리의 긴장감이 좋구요.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포지션이 좋아요. 긴장이 되긴 하지만 저는 그런 긴장감을 떨지 않고 즐기는 타입이에요."

 

- 마무리 투수라... 얼마전 잡지에서 구대성 선수의 인터뷰를 본적이 있다. 그 때 질문이 1점차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어떤 공을 던지겠느냐였는데 구대성 선수는 유인구라고 대답하더라. 박시영 선수는 어떤가?
"저는 가장 자신 있는 직구입니다."


- 내년시즌 목표가 있다면
"내년 시즌 목표라기보다는 성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2군에서 열심히 배워서 3년 안에 1군에서 활약하고 싶어요."


- 사직 3만관중 앞에서면 어떨지...
"저는 3만 관중 앞에서면 무척 떨릴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더 힘이 나고 그런 것에 적응을 해서 만원관중 앞에서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적응 하겠습니다.


- 어떤 각오로 임하겠는가? 롯데는 투수무덤이라고 하던데...
"(웃음) 코치님들을 믿고 열심히 해서 차근차근 실력을 만들겠습니다."


-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 세 명을 꼽으라면?
"선동열, 박철순, 최동원 선배님..."


- 자신감이 넘치는데...
"자신감은 있어요. 프로에 올라가서 조금만 다듬으면 잘할 자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가 진행되는 3시간 정도 시간 동안 몇 번이나 웃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직접 만난 그는 여린 고등학생의 모습이었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근성이 느껴지는 선수였다. 2차 지명에서 상위로 지명받기 위해서는 좀 더 일찍 활약을 했어야 했겠지만 그가 프로에 올라오는 타이밍은 너무나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이제 좁은 어항에서 헤엄치다 갑갑해 할 때쯤 프로라는 큰 무대로 옮기는 느낌이랄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구질이야기가 나오면 자신이 던지는 직구에 대해서 자신감이 넘쳤다. 그 만큼 그의 직구는 위력적이고 그는 강한 직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컨트롤의 중요성을 절대 잊지 않고 있었다. 빠른 직구와 컨트롤을 가진 투수... 거기에 마무리를 꿈꾸는 승부사 기질까지... 박시영 선수는 프로의 세계에서 떨기 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즐거워하며 프로야구 선수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선수란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

당장 내년 시즌이 아니어도 그의 말대로 서두르지 않고 준비를 마친 그는 롯데의 든든한 클로저가 되어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2007.09.16 11:45 ⓒ 2007 OhmyNews
야구 롯데 신인 박시영 제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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