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수리고) 선수를 비롯해 일본의 피겨스타 안도 미키, 러시아의 피겨 영웅 에브게니 플루센코 등이 출전 예정이던 '현대카드 슈퍼 매치 2007 슈퍼 스타즈 온 아이스(14~16일까지, 이하 슈퍼매치)'가 대회당일 전격 취소됐다.

14일 오전 공연장소였던 목동 아이스링크장 지붕 화재에 따른 안전성 문제 때문이다. 슈퍼매치 주관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이날 오후, 전 공연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전점검 결과 행사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약간의 위험성이라도 있는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번 슈퍼매치 공연 취소로 어렵게 한국을 찾은 세기의 피겨스타들이 단 한번의 공연도 없이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국내에서 일년에 단 한번 있는 피겨 스타들의 공연을 놓치게 된 피겨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피겨팬들 "국제적 망신살...충격적이다"

갑작스런 공연 취소 소식을 들은 국내 피겨팬들은 국제적 망신이라는 반응이다. 이연미(22·서울)씨는 "동계올림픽 유치하려고 투자하고 있는 나라에서 어떻게 공연당일 링크장 지붕에 불이 날 수가 있는가? 대단한 선수들을 모아놓고 공연이 취소된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다. 충격적이다. 김연아 선수로 인해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이번 일이 찬물 끼얹는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국내에는 다른 피겨쇼가 없어서 오늘 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취소돼서 가슴이 아프다. 이런 일 벌어졌을 때 관객 수용할 데가 목동링크 이외에 없다는 게 안타깝다. 우리나라 피겨 환경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국내 최대의 피겨팬사이트 '홀림'에서는 목동링크장 화재와 아이스쇼 취소에 대해 실망 섞인 마음을 담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kije'는 "공연이 취소되는 많은 이유를 봤지만 지붕에 불이 나서 경기가 취소되는 것은 처음이다. 세상에, 너무 황당하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아이디 'cile'는 "친구랑 부산 사시는 친구 부모님에 가장 좋아하는 회사 언니까지 (아이스 쇼에) 초대하고 2매는 또 양도했다. 내 잘못은 하나도 없지만 큰 사고를 친 기분이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각 포털사이트 뉴스란에도 네티즌들의 비판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슈퍼매치 공연 취소에 대해 "나라 망신이다(아이디:khight)" "대한민국 서울에 아이스링크 몇 개여(toctock)" 등 이번 링크장 화재 사건과 공연취소를 비판하는 글을 비롯해 수백개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연아 미니홈피 "힘내요, 연아 선수"


한편 화재소식 이후, 김연아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안부를 묻는 피겨팬들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화재사건이 일어난 오늘 하루에만 5800여명의 팬이 홈피를 방문했다.(오후 5시38분 현재.) 한 피겨팬은 "목동링크장에서 화재 (인명) 피해가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네요"라며 김 선수의 안부를 걱정했다.

또 김연아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외국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과 관련해 한 팬은 미니홈피에 "아무 잘못없는 연아 선수가 왜 사과하나요? 일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기자회견을 해야지. 또 오늘 같은 날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많이 긴장해 있을 텐데 무리하지마시구요. 한국에 있을 남을 기간동안 즐겁게 보내셨으면 합니다"라며 김연아 선수를 위로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