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에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프로 야구의 가장 큰 잔치 가운데 하나다. 이대형(LG)과 이현곤(기아)처럼 새롭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대거 등장을 한 올 시즌,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올 시즌 새롭게 떠오른 후보들 가운데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 선수들도 있다. 바로 두산의 투수 다니엘 리오스와 SK의 포수 박경완이다.

[리오스의 도전] 첫 번째 '외국인 투수' 골든글러브

▲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다니엘 리오스
ⓒ 두산 베어스
지난해 투수 부문 수상자는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기록,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모두 1위에 오르며 투수 3관왕(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한화 이글스)이었다. 총 유효투표 330표 중 270표를 획득하며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은 류현진은 지난해 신인왕과 MVP에 동시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39개를 기록, 현재 다승 3위·평균자책점 3위·탈삼진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16승 5패 평균자책점 1.74 탈삼진 118개를 기록하며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다니엘 리오스를 따라잡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리오스가 시즌 끝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면 1998년 정명원(현대·평균자책점 1.86)과 임창용(당시 해태·평균자책점 1.89) 이후 9년만에 다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투수가 된다. 리오스가 남은 등판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지만 않는다면 골든 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고 할 수 있다.

투수 부문은 2000년대 들어 매년 수상자가 바뀌었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리오스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더욱 특별한 것은 그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되기 때문이다.

올 시즌 MVP가 유력한 리오스는 최초의 외국인 투수 골든글러브와 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 이후 9년만의 외국인 선수 MVP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고 있다.

[박경완의 도전] 7년만의 골든글러브

▲ SK 돌풍의 중심에 있는 박경완.
ⓒ SK 와이번스
지난해 포수 부문 수상자는 진갑용(삼성)이었다. 진갑용은 지난해 .288의 타율과 6개의 홈런과 47타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진갑용은 올 시즌 현재까지 타율 .250 홈런 5개 35타점을 기록,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포수 부문은 .265의 타율과 14개의 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SK의 선두 질주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박경완(SK)에 타율 .271 홈런 10개 55타점을 기록하며 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조인성(LG)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이외에도 롯데의 강민호(타율 .265·홈런 9개·55타점)도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개인 성적만으로만 본다면 '삼파전'의 양상이지만 박경완에게 힘이 실리는 이유는 바로 소속 팀 SK가 올 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두 SK의 중심에 박경완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투수들을 리드하고 경기를 조율하는 포수는 팀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역시 팀 성적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SK가 끝까지 1위를 유지한다면 박경완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이유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포수 부분 최다 수상자는 총 7번을 수상한 김동수(현대)다. 이만수(SK 코치)가 5번으로 김동수의 뒤를 잇고 있으며 장채근(기아 코치)과 진갑용과 박경완이 나란히 3번을 수상했다.

2000년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던 박경완이 7년만에 다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가장 오랜 기간을 사이에 두고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선수가 된다. 그의 포지션이 체력적인 압박이 심한 포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7년의 세월을 건너 뛴 박경완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가히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통산 4번의 수상보다 더 가치가 있는 기록인 것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막판에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 선수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도전하는 리오스와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을 뛰어 넘어 다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박경완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2007-08-23 13:55 ⓒ 2007 OhmyNews
다니엘 리오스 박경완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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