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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21일 저녁 8시 45분]

탈레반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희망"


▲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21명의 한국인이 무장한 탈레반에 피랍된 가운데,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 봉사단 일행들이 인천공항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공개됐다.
ⓒ 연합뉴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한국 정부의 철군 계획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외신들이 전했다.

< AP통신 >에 따르면 아마디는 21일 "우리는 군대를 철수키로 했다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인질)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인 인질의 운명을 오늘(21일) 늦게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런 입장표명이 이날 오전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브리핑에서 "계획대로 올해 안에 다산·동의부대의 철군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있다"고 한 말을 환영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정부로부터 다른 입장을 전달받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7신 : 21일 오후 6시 30분]

외교부 "납치세력과는 '직접 협상없다'는 원칙 포기 안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1일 오후 6시 브리핑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한 무장단체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고, 일부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협상창구를 막연히 찾는 단계는 지났고, 일부 교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납치단체와의 협상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프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현지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조 하에 납치된 국민들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협상형식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납치된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석방이며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정부가 납치 세력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탈레반이 독일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는 외신들의 보도에 대해 "관련 보도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으로 세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독일인 살해 보도도 사실관계 확인 중에 있다"고 사실 확인을 유보했다.

또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현재 안전을 직접 확인은 못하고 있으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정보도 없다"면서 "다각적 채널을 통해서 안전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오후 송민순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이날 저녁 아프간에 파견할 현지대책반의 단장을 조중표 제1차관이 맡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초 대사급을 단장으로 파견하려 했으나 현지에서 다각적 접촉 및 나름의 네트워크 형성 위해서는 좀더 고위급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6신 : 21일 오후 5시 50분]

알자지라 "아프간 정보기관, 인질 석방작전 벌이면 바로 처형"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현지시각으로 21일 정오(한국시각 오후 5시) 뉴스를 통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 때문에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에 붙잡힌 한국인 인질이 아직 무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의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주재 특파원은 이 보도에서 "탈레반이 방금 전 알 자지라에 '한국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 같은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한국인 인질에게 아직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특파원은 그러나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정보기관이 (독일인과 한국인) 인질 구출작전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만약 구출작전을 편다면 이들 인질은 바로 처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앞서 이날 11시 뉴스에서 "탈레반 대변인이 '한국군 철수로는 충분치 않으며 (기독교) 선교 활동은 이슬람에 대한 범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교회 관계자들이 전날 아프가니스탄 에서 무장단체에 피랍된 배형규 목사와 신도들의 귀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5신 : 21일 오후 5시 25분]

탈레반 대변인 "독일 철군 발표 안해 인질 살해 결정"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현지시간 21일 오후 12시5분(한국시각 오후 4시35분) 독일인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외신들이 보도했다.

< AP > < AFP > < 로이터 > 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디는 지난 18일 납치한 2명의 독일인 인질 가운데 한 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독일이 아프간 주둔 병력 철수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한 명도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5시30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디는 그러나 최소 18명으로 파악된 한국인 인질의 신상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마디는 < AP통신 >과 가진 위성전화 통화에서 "독일은 아프간 주둔 병력 철수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탈레반 최고위원회가 인질 살해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디는 그러나 < AFP통신 >과 가진 위성전화 통화에서는 "오후 1시까지 독일 정부나 아프간 정부가 협상을 위해 우리와 접촉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4신 : 21일 오후 4시 45분]

탈레반 "우리의 요구는 변함 없다"... 2차 통첩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측이 당초 제시했던 '철군 시한'을 1시간 20분 가량 남겨놓고 인질 살해를 거듭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 AP통신 >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스프 아마디는 21일 낮 12시(한국시각 오후 4시30분)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탈레반의 당초 요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15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인 피랍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아프간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정보를 청취하는 한편, 아프간 정부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조속한 시일안에 피랍 한국인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3신 : 21일 오후 3시]

노 대통령 "다산·동의부대는 재건 부대, 임무 마무리 과정"


▲ 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행한 한국인 납치사건과 관련 "정부는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관련된 사람들과 성의를 다해 노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30분 발표한 긴급 메시지를 통해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을 조속히 안전하게 둘려 보내줘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무고한 민간인, 그들을 볼모로 잡는 일 없어야 한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고귀한 인명을 해쳐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긴급 메시지는 국내 방송사들뿐만 아니라 CNN을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노 대통령은 탈레반이 석방 조건으로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현재 아프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의ㆍ다산 부대는 의료와 구호활동 지원을 위한 비전투부대로, 그 동안 매일 수백명의 주민들을 진료하고 복지시설과 교량 건설 등 아프간 재건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그리고 이런 활동도 마무리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평화애호 국민으로서 모든 아프간 국민과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피랍된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은 정부의 노력을 믿고 침착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2신 : 21일 오전 11시 35분]

송민순 장관 '철군계획 변경 없다' 시사


▲ 21일 오전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송민순 외교장관이 아프가니스탄 납치단체가 한국인 피랍자들의 석방 조건으로 `한국군 철군'을 요구한 것과 관련, "정부는 국회에 금년말 이전에 임무를 종료하고 철군한다는 계획을 작년 말 통보했으며 그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은 21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돼 있는 동의ㆍ다산부대는 올해 말 이전에 임무를 종료하고 철군하겠다고 정부가 국회에 통보를 한 상태"라며 "정부는 그런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공식브리핑에서 전날 탈레반 대변인이 '철군'을 요구한 데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 AP통신 >이 보도한 탈레반 측의 '21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 이전 철군 요구'에 대해 명확한 답변은 피했지만 '철군계획에 변경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송 장관은 "납치단체의 입장이 공식 접수되지는 않았다"며 "미확인 정보들을 정확히 확인하고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요구에 바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철군은 요구조건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그런 계획이 되어있다는 것을 거듭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말이면 몇 달 남지 않았다"면서 "철군한다고 해서 바로 짐 싸고 올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기존 계획대로 철군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내세웠다.

송 장관은 "앞으로 몇 시간 내에 현지에서 아프간 정부와 우리 대사관, 관련국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정확한 상황파악과 대책 수립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저녁 정부합동대책반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송 장관의 브리핑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이다.

"목요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납치되는 안타까운 일 발생했다. 한국인 봉사단원 20명이 지난 7월 13일 아프간에 입국해서 현지 한국인 3명과 합류, 19일 버스로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 오후 5~7시 사이 수도 카블에서 남서쪽 150km 지점에서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에 피랍됐다.

현재 아프간 정부는 카르자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피랍자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 내에 특별대책반 만들어 활동을 전개중이다.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정부는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을 반장으로 특별대책반을 구성, 시시각각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 현지에 정부합동대책반 파견키로 했다. 대책반은 오늘 저녁 떠나 내일 아침 현지에 도착해서 아프간 당국 등과 접촉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지에서 활동중인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정부 및 유엔과 필요한 협조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피랍자들의 조기석방과 무사귀환을 실현할 것이다. 현재 상황이 정확히 파악돼있지 않은 상태이다. 정확히 상황을 파악하는 대로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다."


- 납치단체의 입장이 공식 접수됐나?
"아직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 아직 미확인 정보들만 있다. 확인하고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 필요하다."

- 피랍자들의 안전은 확인됐나?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으로선 특별히 위해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있지 않다."

- 피랍자 수에 혼선이 있는데.
"한국에서 간 분이 20명이고, 현지에서 3명이 합류해 일행은 23명이다. 중간 이동과정에서 변화가 생겼는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일단은 23명으로 보고 있다. 피랍자 가족대표 6명과 오늘 새벽 1시반부터 만나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 탈레반이 동의ㆍ다산부대의 철군을 요청했는데 정부 입장은?
"아프간에 의료구호와 지원활동 위해 200여명 파견돼 있다. 이 부대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국회에 올해 말 이전에 임무를 종료하고 철군하겠다는 통보를 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그런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는?
"대체로 몇 군데 추정되는 지역이 파악돼있는데, 정확히 휴대폰으로 연락할 상황은 아니다. 현지에서 아프간 정부와 우리 대사관, 관련국들과 함께 몇 시간 내에 대책회의를 갖고 정확한 상황파악과 대책 수립을 할 것이다."

- 무장단체와 접촉 계획은 있나?
"납치단체가 정확히 파악돼야 접촉여부 교신 필요한 조치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도 앞으로 몇 시간 내에 열리는 현지대책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 동의ㆍ다산부대의 임무종료 시점을 몇 달 앞당길 생각은 없나?
"기존 계획이 있다. 2007년 말이면 몇 달 남지 않았다. 철군한다고 해서 바로 짐 싸고 올 수 있는 게 아니다. 계획에 따라서 그 계획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철군 예정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도 철군을 요구한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지 않나?
"그렇다. 지금 나온 요구조건이 얼마나 정통한 요구조건인지, 확인된 요구인지, 이것을 우리가 알 필요가 있다. 확인되지 않은 요구에 바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다만 철군은 요구조건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그런 계획이 되어있다는 것 거듭 말씀 드리는 것이다."

- 제3자 통한 접촉 계획은?
"이 문제는 조금 조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금 어떤 접촉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모든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 어쨌든 조기 석방되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보겠다."


[1신 : 21일 오전 10시 19분]

정부 "정확한 정보수집과 상황 파악에 주력"


▲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전경.
ⓒ 오마이뉴스 이경태

현지시간 21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 30분)가 지나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1명을 납치한 것으로 보이는 탈레반 세력이 AP통신을 통해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설정한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21일 오전 7시부터 청와대에서 안보관계 장관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송민순 외교장관과 김장수 국방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등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탈레반측의 '철군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단 탈레반 대변인이 제시한 '21일 정오'는 상식적으로 철군을 결정하기에는 너무 촉박한 시한이라는 점에서 '철군 시한'이라기 보다는 '협상개시 시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탈레반 측이 정치적 목적, 혹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번 납치사건을 일으켰다면 자신들의 요구를 알리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질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탈레반의 언론플레이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고, 그들의 의도와 요구를 차분히 파악해서 필요한 대응책을 강구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제시된 시한이 단순한 엄포만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우선 정확한 정보수집과 상황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김선일 납치 때도 '파병철회' 요구 거부

현재로선 정부가 탈레반 측의 요구를 수용해 조기 철군을 결정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 같은 납치테러에 굴복해 정부 정책을 변경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이를 노리고 한국인을 납치하는 사건이 빈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4년 이라크에서 피랍, 살해된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정부는 신속하게 납치단체의 파병철회 요구를 거부했었다. 그 뒤 김선일씨가 처형되는 비디오 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던졌지만, 지금도 납치단체의 요구를 거부한 당시 정부의 결정은 옳았다고 정부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납치단체와의 협상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도 하다. 이 역시 더 많은 유사범죄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석방협상은 아프간 정부나 지방정부, 또는 탈레반에 영향력이 있는 국제기구나 NGO(비정부기구) 등을 통해 전개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의 생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 자체가 납치법들의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피랍자들의 석방 조건으로 '21일 정오까지 철군'을 내걸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납치된 한국인들이 "현재까지는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피랍자들과 직접 통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아프간 중앙과 지방정부, 현지에 파병된 동맹군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피랍자들은 현재 당초 납치됐던 가즈니 지역에서 일정 정도 떨어진 곳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군 철군'이 궁극적 목적일까

중요한 것은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측의 의도이다. 일단 '한국군 철군'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진 납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과연 '철군' 그 자체가 목적인지, 아니면 철군은 겉으로 내건 요구이고 정작 달성하려는 목적이 따로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소속 대니얼 마스트로쟈코모 기자의 경우에는 탈레반 포로 3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2주 만에 풀려났다. 당시 탈레반 측은 이탈리아군의 철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탈레반 공격중지, 탈레반 포로 3명을 조건으로 내걸었었는데 궁극적 목적은 '철군'이 아닌 '포로석방'에 있었던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3월 미군기지에서 공사를 하던 독일기업에 고용돼 있던 알바니아인 4명을 처형하는 등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납치한 외국인을 살해한 경우도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의 실정을 틈타 급속히 세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8000명과 나토 주도의 국제치안유지군(ISAF) 3만2000명 등 총 4만3000명의 외국군대 축출을 목적으로 테러와 납치를 자행하고 있다.

2004년 총 6건에 불과하던 자살폭탄테러는 2005년 21건, 2006년 136건으로 늘어났으며 외국인 기술자와 구호단체 요원, 언론인 등을 수시로 납치해왔다. 19일 한국인들 납치에 앞서 18일에는 독일인 2명이 납치됐다. 탈레반 대변인은 독일 정부에도 이들의 석방조건으로 '철군'을 요구했다.

이런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자행된 납치인 만큼 그 해결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인질들의 생명을 놓고 피를 말리는 협상이 예상된다.

태그:#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철군,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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