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6월을 보내고 있는 팀은 뉴욕 양키스다. 5월이 끝났을 때 양키스는 22승 29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선두 보스턴에 13.5게임 뒤진 4위에 머물러 있었다. 9년 연속 이어오던 지구 1위는 물론이거니와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됐었다. 하지만 양키스는 6월 들어 9연승을 포함해 13승 4패를 기록하며 6월 21일(한국시간) 현재 35승 33패, 승률 5할을 훌쩍 넘기며 보스턴에 이어 지구 2위로 뛰어올랐다. 양키스의 6월 승률은 무려 0.765에 달한다.

또 하나의 뉴욕팀 메츠는 5월까지 34승 18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88년 이후 최고의 승률을 보이며 월드시리즈를 향해 거침 없이 질주하던 메츠가 6월에 추가한 승수는 4승에 불과하다. 그 사이 패전만 13번을 당하면서 0.653에 달하는 승률도 1할 가까이 하락하며 현재 38승 31패로 지구 2위 애틀랜타는 물론 3위 필라델피아에게도 2게임차로 쫓기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양키스가 13승 4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반면 메츠는 4승 13패를 기록하는 전혀 다른 6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 '어메이징 메츠'의 부활을 원하고 있는 팬들. 메츠는 현재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다.
ⓒ 뉴욕 메츠 홈페이지

투수력이 가른 극단적인 6월

양키스와 메츠의 6월을 가른 것은 단연 투수력의 차이에 있다. 양키스는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의한 부진으로 무려 12명에 달하는 선발 투수를 가동했을 만큼 힘겨운 투수진 운용을 해야 했다.

선발 투수들의 불안으로 구원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올 시즌 초반 12경기서, 10과 ⅔이닝 동안 10실점(10자책)을 허용, 1승 3패 3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이 무려 8.44까지 치솟을 정도로 극도의 부진에 빠지는 등,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투수진 전체가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면서 5월 한 때 선두 보스턴과 14.5게임 차이까지 벌어지며 지구 4위까지 밀려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6월이 시작되자 에이스 왕첸밍이 지난해 보여주던 위력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양키스 투수진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5월 영입에 성공한 로저 클레멘스가 가세하고 마이크 무시나가 컨디션을 찾아가자 기존에 외롭게 선발진을 지키고 있던 앤디 페티트와 새로운 선발 타일러 클리파드까지 올 시즌 거의 처음으로 안정적인 5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선발진의 안정과 더불어 그동안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던 마무리 리베라까지 예년의 위력을 찾아가자 4월 5.02, 5월 4.28에 이르렀던 팀 평균자책점이 6월 들어 3.70까지 낮아지게 됐다. 이같은 투수진의 안정은 기존의 강력한 타선과 조화를 이루면서 양키스는 6월 대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양키스와는 달리 시즌 초반 안정된 투수력을 바탕으로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했던 메츠는 6월 들어 에이스 톰 글래빈이 3경기 선발 등판해서 2패만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0.57의 부진에 빠졌고 또 다른 선발의 축인 올랜도 에르난데스와 호르헤 소사의 6월 평균자책점 역시 각각 5.51과 4.56을 기록하며 메츠가 잔인한 6월을 보내는 큰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호르헤 소사의 경우 최근 두 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11.00에 이른다.

결국 4월 2.96이라는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메츠 투수진의 6월 평균자책점은 5.38까지 치솟았다. 물론 지난 20일 미네소타 트윈스의 요한 산타나에게 완봉패를 당하는 등 6월 들어 0.251에 그치고 있는 팀 타격도 메츠 부진의 한 요인이지만 든든했던 팀 선발진들이 무너진 충격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메츠에게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복귀하는 8월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6월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
ⓒ 뉴욕 양키스 홈페이지

7년만의 '지하철 시리즈' 가능할까

같은 뉴욕을 연고지로 하는 메츠와 양키스는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만났었다. 1956년 뉴욕을 본거지로 하는 뉴욕 양키스와 브루클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이후 44년만에 열린 지하철 시리즈(Subway Series)는 4승 1패로 양키스의 승리로 끝났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지하철 시리즈가 열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통의 강호 양키스는 물론이고 메츠의 전력 역시 월드시리즈를 노릴 만큼 충분히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시즌 뚜껑이 열리자 메츠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승승장구를 한 반면 양키스는 12년만에 7연패를 당하는 등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두 팀간의 지하철 시리즈는 물 건너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양키스가 6월 기적 같은 대반전에 성공을 하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이번에는 메츠가 승률 3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충격적인 6월을 보내고 있다. 마치 서로 기운을 뺏고 빼앗기는 듯한 기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뉴욕팀들이 과연 정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자.
2007-06-21 10:38 ⓒ 2007 OhmyNews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지하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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