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이도형(한화 이글스)이 2년여간 떠났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맹활약하고 있다. 이도형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어깨 부상을 훌훌 떨쳐 버리고 2007 시범경기에서 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만약 정규시즌 때도 이도형이 포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이도형 자신은 물론이고 한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공수에서 맹활약...팀에 큰 도움될 듯

▲ 이도형
ⓒ 한화 이글스
'이도형'이란 이름 석자를 들으면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큰 것 한 방'이다. 1994년 OB 베어스에서 데뷔한 이래 이도형은 프로에서 장타력 하나만큼은 인정을 받아왔다. 통산타율 .257에서 말해주듯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언제든지 홈런을 때려낼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선수다.

이도형의 포지션은 포수. 하지만 공격에서와는 달리 수비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뛰어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2002시즌에 한화로 이적을 하기까지 단 한 시즌도 100경기 이상을 출장하지 못했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두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수비력에서 남들보다 떨어지는 이도형이 주전 자리를 꿰차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로 이적한 이후에는 간간이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2004년 5월에 어깨부상을 당한 이후 '포수 이도형'은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공격력만큼은 여전해서 2005시즌에는 22개의 홈런, 2006시즌에는 19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장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장타력에도 불구하고 이도형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홈런수와는 걸맞지 않은 .258(2005시즌), .256(2006시즌)라는 낮은 타율과 함께 기회에 약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성적을 '포수 이도형'으로 기록했다면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이지만 '지명타자 이도형'으로 출전해서 거둔 성적이었기에 한화 팬들은 때때로 이도형의 성적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2007시즌을 앞두고 어깨 부상을 떨쳐버린 이도형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해 주전 포수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다져가고 있다. 이도형은 27일까지 시범경기에 6차례 출장해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278로 준수한 타격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포수로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27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 겸 선발포수로 출장한 이도형은 첫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좌중간 안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기록해 최상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수비에서도 이도형은 3회초 수비에서 이대수의 도루를 저지했으며 경기 중간 심광호와 교체될 때까지 안정된 투수리드를 했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서는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심광호가 부진해 더욱 이도형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이도형에 이어 포수 마스크를 쓴 심광호는 7회 수비에서 최정과 정경배에게 연이어 도루를 허용하며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포수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 심광호는 지난해에도 낮은 도루 저지율로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 시즌까지 한화는 특별한 주전없이 신경현과 심광호가 번갈아 마스크를 썼다. 다른 팀과 달리 붙박이주전이 없는 이유는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여 상황에 맞게 선수를 기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전 포수가 확실한 다른 팀과 달리 한화에서는 이도형이 시범경기에서 지금과 같은 활약만 보여준다면 주전자리도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의 활약에 한화 김인식 감독도 만족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도형이 포수 가운데 볼 배합이 가장 좋다"고 칭찬하면서 이도형이 포수로서도 좋은 활약을 보일 경우 지명타자에 이영우나 김태완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말처럼 공격력이 강한 이도형이 포수 마스크를 쓴다면 그렇지 않아도 뛰어난 한화의 공격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 생활 대부분을 '정확도 떨어지는 지명타자'로 지냈던 이도형이 '장타력 뛰어난 공격형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2007-03-28 09:3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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