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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복 교수.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석과불식(碩果不食)이란 명제가 있습니다. 씨 과실은 먹는 것이 아니며 이듬해 새싹으로 돋아난다는 희망의 선언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을 펴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인문사회과학의 '석과(碩果)' 지킴이로 나섰다.

신 교수는 1일 인문사회과학의 위축과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들의 책값 할인 공세에 밀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서울대 앞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대표 김동운) 후원을 위한 강연을 연다.

이날 저녁 7시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강연은 '<그날이 오면> 후원회' 주최로, '성찰과 모색 : 나의 삶, 우리의 길'이란 주제 아래 2시간 동안 진행된다.

1988년 문을 연 <그날이 오면>은 18년 동안 비판적 지성의 산실로 기능했다. 1990년대 이후 대부분의 인문사회과학 서점들은 경영난으로 하나둘씩 사라지거나 인문사회과학 서적 중심 구조를 포기했지만, <그날이 오면>은 변함없이 인문사회과학을 지켜왔다.

그 결과 <그날이 오면>은 현재 사실상 전국 유일의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으로 남았다. 비판적 인문사회과학의 '석과'가 된 셈이다.

신 교수가 <그날이 오면> 후원 강연을 선뜻 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날 인문학의 본질은 사회에 대한 우직한 독법(讀法)이며 '자본의 논리, 강철의 논리'가 횡행하는 부박한 시대를 정화할 '최고의 인문철학이자 실천적 관계론은 연대'라는 내용을 전할 예정이다.

행사를 주최한 '<그날이 오면> 후원회'(회장 장경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 사무차장)는 <그날이 오면>의 어려움을 운영진과 함께 극복하고자 지난 9월 26일 서울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결성했다. 1960년대에 대학을 다닌 김수행(경제학) 서울대 교수부터 2000년대 학번까지 모두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1일 현재).

이 중엔 영국에서 1년 치 후원금을 한꺼번에 보내온 유학생도 있다. 또한 후원회원은 아니지만, <그날이 오면>이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들은 한 노동조합 간부가 충남 아산에서 올라와 수십 만 원 상당의 책을 사기도 하고 울산의 노동자가 책을 주문한 사례도 있다.

'<그날이 오면> 후원회'는 앞으로도 인문사회과학의 의미를 되새겨줄 양심적 지식인들의 강연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문사회과학의 전문성을 살린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뉴스레터도 배포할 계획이다.

▲ 서울대 앞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
ⓒ 오마이뉴스 김덕련

덧붙이는 글 | 김덕련 기자는 <그날이 오면> 후원회 운영위원입니다.

후원 문의 - <그날이 오면> 서점(02-885-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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