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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집은 저 쪽이야'라고 말하며 우토로가 아닌 일본인이 사는 쪽을 가르키기도 했습니다.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담임 선생님은 아주 좋은 분이었습니다. 면접 시험에 두 번이나 같이 가주셨습니다. 하지만 두 번 다 취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역시 조선인은 채용해주지 않는구나 하고 도리가 없다고 단념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와 쥐가 서로 뒤쫓는 듯한 그런 가건물의 집이었습니다. 남편은 찌그러진 집에서 시작해 낮이고 밤이고 일하여 덤프트럭을 사서 건설일을 조금씩 넓혀갔습니다. 여섯 명의 자식을 키우며 11년 전에 지금의 집으로 고쳤습니다. 얼마 전에 수도가 부설되어 겨우 여기서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좋아할 때 토지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우토로 밖에서 사는 것은 상상도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여기서 안심하며 계속 살고 싶습니다." (한금봉(65세),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홈페이지에서 발췌)


ⓒ 우토로살리기희망콘서트
일본 교토(京都)부 우지(宇治)시 우토로 51번지.

이곳에는 일제 시대 끌려온 조선인들과 그 후손들 200여명이 살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사유지.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조선인 후손들이 우토로 51번지를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강제로 끌려온 그들은 이제 다시 한 번 내쫓길 위기에 처해 있다.

그들을 돕기 위해 5일 오후 5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우토로 살리기 희망 콘서트-우토로 아리랑'이 열린다.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주최,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주관이다.

도종환이 시를 읊고, 이지상, '소풍가는날', '윈디시티', 꽃피는학교 합창단 '노래하는 꽃들'이 노래를 부른다. 타악퍼포먼스 '타락'도 이날 공연을 펼친다.

공연장 주변에선 우토로 사진전이 열리고, '우토로 문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이광철·정문헌 의원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이종수 대표는 "행사에 참가한 공연인들이 흔쾌히 동의해 준비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면서 도종환 시인의 경우 미리 예약된 방송까지 영상 메시지로 대신하며 참가할 정도였다고 행사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공연수익금은 우토로 거주민들이 토지를 매입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현재 땅 소유주인 이노우에 마사미가 5억 5천만엔을 제시한 상태. 그러나 올해 6월 초까지 국내에서 모인 성금은 현재 약 4억8천만원. 매입금액과는 차이가 크다.

이 대표는 "이번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가 성금 모금 때문인데 생각만큼 기업 참여가 많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모금 운동이 계속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토로 살리기 연표

1940.1. 교토비행장 용지 좌산촌을 중심으로 하는 구역으로 결정
1941.7. (주)일본국제항공공업 설립
1941.8. 교토부가 우토로 토지 매입. 우토로에 한바(건설현장에 만들어지는 집단합숙용 가건물)가 만들어짐
1945.7. 일본 패전, 비행장 건설 중지, 130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와 가족이 방치됨
1945.9. 미점령군(GHQ) 일본국제항공공업 접수, 우토로 한바는 주민 저항으로 접수되지 못함, 우토로 조선인학교 자주적 건립
1945.12. 일본국제항공공업 사장 A급 전범 용의로 연행됨
1949.12. 일본 정부에 의해 우토로 조선인학교 폐쇄
1952.3. 일본 경찰부대가 2회에 걸쳐 우토로 강제 조사
1971.6. 일본국제항공공업의 후신 (주)닛산차체 성립
1987.3. 닛산차체가 우토로 토지 매각
1989.2. 서일본식산이 '건물수거 투지명도' 소송 제기
1989.3. 교토지법에서 첫 공판, '우토로를지키는모임' 결성
1998.1. 교토지법 패소 판결, 고법에 항소
1998.8. 일본 정부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에 2차 정부보고서 제출 1998.12. 오사카고법 패소 판결, 최고재판소(대법원) 항소
2000. 최고재판소 기각 결정
2004.1. 우토로 토지 등기부에서 소유자가 서일본식산에서 한 개인으로 변경됨
2005.2. 한국의 NGO, KIN(Korean International Network, 지구촌동포청년연대) 우토로 실태조사
2005.4.23 '우토로문제를생각하는국회의원모임' 우토로 시찰
2005.4.27. '역사청산!거주권보장!우토로국제대책회의' 발족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홈페이지 내용 발췌

덧붙이는 글 | 문의 : 02-713-5803, 019-328-2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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