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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 밴드의 '록 버전 애국가'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윤도현 밴드가 만들어낸 록 버전의 '응원용 애국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이 사안의 쟁점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나라의 상징인 '국가'를 임의로 편곡하는 것이, 행여 애국가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다. 애국가 응원가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무릇 국가란 행사 때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친근하게 부를 수 있을 때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 반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일국의 국가로서 애국가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할 때, 특정단체나 개인이 자의적으로 편곡하거나 재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애국가 응원가에 대한 순수성 논란이다. 노래를 직접 부른 윤도현 밴드나 애국가 응원가를 자사의 월드컵 캠페인 광고에 이용하려는 이동통신사나 모두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애국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윤도현 밴드는 이미 지난 2002년에 '오 필승 코리아'를 통해 '월드컵 가수'로 주목받은바 있다.

네티즌의 여론은 엇갈린다. 록 버전의 애국가 편곡에 대해서는 대체로 기성세대보다 젊은 세대가 좀더 호의적인 입장인 반면, 상업성 논란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안에 관련하여 각계 전문가들도 입장도 상이하다.

지난 22일 KBS 1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한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씨와 안익태기념재단 이사장 김형진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윤도현 밴드의 애국가 응원가와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와 '신중한 접근'을 놓고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임진모 평론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노래를 편곡한 윤도현의 마음(진심)"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가수 박화요비가 애국가를 R&B 버전으로 불렀던 선례를 들며 "음악적인 표현의 한 가지로서 애국가 역시 윤도현 식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식으로든 해석될 수 있다. 윤도현이 애국가를 해하려는 마음이 있겠는가' 라고 주장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상업성에 대한 비판은 수긍하면서도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너그럽게 해석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애국가가 좀 멀리 있고, 운동장에서만 부르던 노래로 인식되어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젊은 세대에게는 월드컵이라는 기회를 통해 오히려 일체감이나 친화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안익태기념재단 김형진 이사장은, 다른 노래가 아닌 '애국가'로서의 상징성을 거론하며 개인적인 생각으로 애국가를 임의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주목할만한 것은, 애국가의 저작권이 국가에 있다는 입장. 애국가는 누구든 부를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임의로 편곡하거나 활용하려면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하는데, '충분한 사전논의나 합의도 없이 이미 만들어진 노래를 내놓고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형진 이사장은, '애국가 제창 및 연주'에 대한 절차를 예로 들며, '애국가의 곡조에 다른 가사를 붙여 부르거나 곡조를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 주요 행사 등에서 애국가를 제창하는 경우에는 애국심과 국민적 단결심을 고취하는 의미에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4절까지 제창하여야 한다' 등 일련의 세세한 규정이 정부차원으로 공식화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후 윤도현 밴드 혹은 방송에서 애국가 응원가를 계속 사용하려고 들 경우, 어떤 법적조치나 제제방안을 고려하겠는가, 라는 질문에서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 이사장은, 젊은 세대에 애국가 응원가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들이 있다는 점을 수긍하면서도, 대상이 애국가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함을 재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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