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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식원성 증후군 – 오사와 히로시

▲ <식원성 증후군>
ⓒ 국일미디어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요, 독서의 계절 가을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말만 살찌우는 데도 모자라 우리의 식욕까지 한껏 돋구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먹을 거리에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이 때, 중국의 납 성분이 함유된 김치도 모자라 이젠 기생충까지 검출되었다는 뉴스 보도는 우리네 식탁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최근 농림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 경기 지역의 한식업소 7만9311곳 중 절반에 해당하는 3만9663개 업소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초중고 학교 급식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김치 또한 예외가 아닐 터. 성장기 아이들에게 조차 그 위험성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더욱 더 심각한 사항은 서구식 식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아이들이 즐겨 먹는 피자, 햄버거, 라면, 과자 등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들 또한 현대인의 3대 생활 습관병이라 일컬어지는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이미 밝혀진 상태라는 점.

이러한 가공 식품들의 폐해는 최근 출간된 몇몇 도서들에 의해 새삼 일깨워지고 있다. 국내 유명 과자 회사의 간부로서 과자 만드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일해왔던 저자가 자신이 만들었던 과자의 문제점들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 <과자, 내 아이를 헤치는 달콤한 유혹>,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이 아이의 머리에 미치는 섬뜩한 폐해를 고발한 <먹고 싶은 대로 먹인 음식이 아이의 머리를 망친다> 등이 그 것.

그리고 이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있으니 바로 이 책 <식원성 증후군>이다. <아이를 난폭하게 만드는 가공식품의 재앙>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들 가공식품이 아이들의 몸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 오사와 히로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여 년 전부터 일본 청소년의 식생활을 분석한 결과, 성격이 조급하고 인내력과 자제력이 부족한 대다수의 비행 청소년들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어려서부터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등의 가공식품을 많이 먹어 심각한 영양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영양 불균형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 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해 냈을 뿐 아니라 선진 유럽 등 서양의 풍부한 연구 자료와 한때 청소년 선도 정책을 입안했던 공직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수집하고 몸소 체험했던 청소년 비행 문제의 사례들이 뒷바침 되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실제상황 토요일>의 한 코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등장하는 부모의 말을 무시하고 무조건 반항만 하는 아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발버둥치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아이 등 잘못된 버릇과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들 뒤에는 이러한 유해 가공식품이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저자가 주장하는 근거들이 공신력이 있다고는 하나 서양의 연구 자료들과 직접 조사한 통계학적인 수치에 불과할 뿐 과학적, 의학적으로 규명된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왠지 미흡한 감이 없지 않아 있을 뿐 아니라, 비록 개정판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20여 년 전인 1996년 초판본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발육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과 비타민의 흡수를 방해는 주요인 중의 하나가 설탕과 인 성분이 다량 함유된 가공 식품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과자, 내 아이를 헤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씨가 과자 공장 간부에서 과자의 폐해를 고발한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이 책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것 또한 밝힐 필요가 있을 듯하다.

자, 이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들다는 핑계를 대며 단지 간편하고 애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자라나는 새싹들의 몸과 마음을 서서히 멍들게 만드는 가공식품을 언제까지 먹게 할 것인가? 하지만 아이들을 다그치기 보다는 그런 입맛에 먼저 길들여져 있는 바로 우리 어른들의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국일미디어 / 1만1천원)

[인문] 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 권영필, 김임수, 이인범 외

▲ <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 돌베개
이 책은 지난 2005년 2월 권영필 교수의 <안드레 에카르트의 미론>을 시작으로 6월 이은혜 기자의 <한국 미론의 현실과 과제>까지 약 4개월간 연재되었던 <교수신문>의 특별기획 <한국 미론을 재검토한다>의 내용을 보완, 수정하여 재구성한 책이다.

지난 1세기 동안 한국미를 연구했던 국내외 대표적인 12명의 미학자들, 즉 최초로 한국미술 통사를 집필했던 안드레 에카르트, 최초의 한국인 미술사학자로서 한국미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유섭, 한국예술의 정체성에 대해 최초로 미학적 문제제기를 했던 야나기 무네요시 등의 한국 미론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고, 한국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미 논의의 가치와 한계, 과제를 조망하고 있다.

즉,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한계 속에서 점철되기 시작한 한국미 논의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쌓아온 한국미의 재론을 통해 앞으로 진행해 나갈 한국미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

미술 영역에 국한되었다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뒤를 이어 음악, 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친 다각적인 연구가 기대되는 바이다. (돌베개 / 2만원)

[경제]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책을 읽는다 – 전영수

▲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책을 읽는다>
ⓒ 원앤원북스
재테크 전문기자로 <부동산으로 10억 만들기> <돈 밝히는 여자가 아름다운 이유>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던 전영수씨가 전작 <한국의 주식 고수들>을 통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사이버 애널리스트, 전업투자자, 해외고수 등 각 분야의 고수 5명씩의 불패신화, 성공 투자법을 자세하게 소개한데 이어 이번 신간에서는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증권계의 필독서이자, 명저로 손 꼽히고 있는 20권을 한 권에 담아냈다.

가치, 실전, 정석, 미래투자 등 총 4부로 구성하여 1부에서는 금세기 최고의 투자가 워렌 버핏을 비롯하여 벤저민 그레이엄, 존 템플턴 등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가치투자의 명저 5권을 소개하는 등 전 세계 최고의 투자자들의 프로필과 투자일화를 비롯하여 대표저서를 소개, 요약하고 그들의 투자원칙과 매매기법을 분석하고 있다.

전문기자다운 깔끔한 분석과 일목요연한 정리는 물론이거니와 해외고수들과의 가상 인터뷰, 종목선정과 시세분석의 핵심을 집약한 1분 레슨, 거장들의 투자철학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명언 10선 등은 이 책에서 소개한 명저 20선을 직접 읽는 것 이상의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원앤원북스 / 2만원)

[문학] 코핀 댄서 – 제프리 디버

▲ <코핀 댄서>
ⓒ 노블하우스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라는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이거니와 손에 땀을 쥐는 극 전개와 반전을 통해 1999년 미국 개봉 시 박스오피스 1위까지 했었던 작품으로 전신마비의 베테랑 법과학자와 그의 손과 발이 되어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신출내기 여형사의 활약을 그린 영화 <본 콜렉터>를 다들 기억 하시리라.

원작자인 제프리 디버의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의 후속작 <코핀 댄서>가 번역 출간되었다. 덴젤 워싱턴이 분했던 전신마비 법과학자인 링컨 라임과 함께 이젠 제법 믿음직스러운 과학수사관이 된 아멜리아 등 기존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며, 이번에는 더욱 강력해진 상대, 전설적 암살자 코핀 댄서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기존 스릴러 작품들이 플롯과 반전에 치중함으로써 자칫 인물묘사에 있어서 너무나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즉, 등장 인물의 행동이나 심리적 동기, 혹은 그의 기질적 특성에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심각할 경우, 전체적인 개연성 부족으로까지 문제 시 되는데 반해 링컨 라임 시리즈를 비롯한 제프리 디버의 작품들은 변호사 출신다운 꼼꼼한 설정과 치밀한 구성은 물론이요, 인물묘사나 대사처리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관 스카페타 시리즈에 비견될 만한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통해 소설판 CSI 과학수사대에 푹 빠져보자. (노블하우스[전2권] / 각 권 9000원)

[에세이] 조선희의 힐링 포토 – 조선희

▲ <조선희의 힐링 포토>
ⓒ 황금가지
조선희씨만큼 각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사진작가가 있을까? 김중만 씨를 사사하고 <엘르> <보그> <바자> <코스모폴리탄> 등의 유명 패션잡지의 화보를 찍었으며, 지오다노, 싸이언, 애니콜 등의 광고 사진을 비롯하여 장동건, 비 화보집과 비, 신화, M 등의 자켓 사진을 찍는 등 현재 가장 많은 연예인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사진작가.

그러한 그가 10여 년 동안 찍어온 수만 장의 사진 가운데 엄선하여 내 놓은 두 번째 작품이 바로 <조선희의 힐링 포토>이다. 힐링 포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바라만 봐도 갑갑했던 마음이 해소되는 이른 바, 마음에 위로가 되는 사진들을 담은 사진 에세이집.

십여 년간 찍은 수 많은 사진들 중에서 힐링 포토를 골라낸 후,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그 때 그 사진들을 찍었을 때의 느낌과 기억을 되살리고 그 감정을 온전히 실어내는 글을 함께 담아냈다.

넓게 펼쳐진 초원, 석양빛이 드리워진 사막과 하늘이 맞닿은 곳, 검푸른 바다, 인생을 달관한 듯한 어느 늙은 노인의 초상 등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사진 에세이 집을 펼쳐 보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인듯한 시원한 느낌과 짙은 여운을 안겨 준다.

어느 화창한 오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두 눈을 지그시 감았을 때의 그 따뜻함과 편안함을 잠시 잊고 계셨다면 이 책을 통해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황금가지 / 1만7천원)

[예술] 미술 전시장 가는 길 – 박영택

▲ <미술 전시장 가는 길>
ⓒ 마음산책
발로 뛰는 미술평론가 박영택씨가 작가 10명의 작업실을 일일이 방문, 취재했던 전작 <예술가로 산다는 것>에 이어 이번에는 미술의 거리 인사동과 사간동, 광화문 등을 누비면서 그곳에 위치한 각종 전시장을 둘러보고 느낀 단상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간다.

심도 깊은 미술 평론계에서 진지한 목소리를 내는 평론가이자, 일반인들이 미술 작품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도자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한마디로 박영택씨 다운 작품.

인사동, 사간동, 광화문에 위치한 전시장들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함께 저자가 즐겨 찾는 주변 식당, 카페, 미술가게 등도 함께 소개하는 등 실용적인 미술 전시장 가이드 북임과 동시에 미술 작가와 작품 들에 대한 저자의 깊은 통찰마저 엿볼 수 있는 독톡한 예술 에세이이다.

“과연 그림을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과 함께 우리나라 지역화단의 열악성과 미술대학 교육의 문제점, 미술작품의 상품화에 따른 부작용 등 전반적인 미술 담론 또한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제목 만큼이나 가볍게 읽기에는 다소 무리수가 따르지만 미술전시장을 부지런히 누비며 정리한 저자의 노고를 생각할 때, 그만한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마음산책 / 1만2500원)

[기행] 천년 고도를 걷는 즐거움 – 이재호

▲ <천년 고도를 걷는 즐거움>
ⓒ 한겨레신문사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초대 총무로 재직하면서 유홍준 교수와 함께 전국의 문화유산을 기행 하던 중, 경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경주에 터를 잡고 자신이 받은 감동을 고스란히 관광객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이재호씨. 그가 10여 년 간 경주 기행을 안내하며 틈틈이 써 내려간 기록을 이 한 권에 담았다.

경주시 자체를 사랑하는 필자의 진심 어린 애정뿐 아니라 신라 천 년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경주 소재 33개 문화 유산을 선정, 미술을 전공했던 저자의 이력만큼이나 유려한 글과 사진을 통해 소개한다.

총 여섯 개 장으로 나누어 경주 소재의 유명한 왕릉 및 절(터)와 함께 경주박물관을 비롯하여 경주 시내에 산재해 있는 신라 유물, 산 전체가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경주 남산, 천정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등의 선사시대 유물, 옛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주 마을 등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애절한 사연과 저자가 기행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애피소드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천 년 전의 신라의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다.

부록으로 경주, 울산, 포항에서 추천할 만한 음식점들을 함께 실어 이 책을 통해 완벽한 경주 기행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한겨레신문사 /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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