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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차이나 주식회사> – 테드 피시먼

▲ <차이나 주식회사>
ⓒ 김영사
지난 12일 전 세계의 이목이 중국에 집중되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도 아닌 중국에서 그것도 두 번째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6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는 뉴스 때문이다.

더욱이 단순한 발사 실험에 그치지 않고 우주에서의 육종과 인간세포 성장, 의약품 제조 등 다양한 과학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2010년에는 무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킨다는 구상까지 하고 있는, 이미 2년 전에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당당한 세계 3번째 우주클럽의 가입국인 중국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에게 있어 중국이란 나라는 여전히 납 성분이 검출되는 김치와 물 먹인 생선, 농약덩어리 농산물을 수출하고, 자동차에서부터 과자, 맥주, 심지어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에 이르기까지 한마디로 '모방의 천국' 그 자체일 뿐, 그 이상도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

하지만 중국은 우리가 이렇게 간과하고 있는 사이, 인류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사회주의-시장경제주의' 체제를 통해 조금씩 그러나 커다란 변화를 하고 있었다.

지역 혁신클러스터*를 통한 자원의 개발과 대학과 연구소가 직접 기업을 운영하는 연구 성과의 상업화 등을 통해 선택과 집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나친 경쟁을 통한 난개발의 문제점은 국가 차원에서 강력한 중앙 통제로써 관리하고 있는 현 상황이 이미 중국이 모방을 넘어 혁신의 단계로 들어서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실제로 세계는 이미 중국에 의해 요동치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산 재화들이 세계 시장에서 넘쳐남으로써 각국의 생산 및 제조업계는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끈질긴 압력으로 인해 올 7월부터 고정환율제에서 위안화 2.1%의 소폭 절상과 하루 변동폭을 0.3%로 제한한 싱가포르형 변동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세한 위안화 환율 변동에 전세계의 수출상품 가격경쟁력이 크게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그동안 무시되고 폄하되어 오던 중국을 초강력 경제대국으로 인정하고 중국의 경제력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중국경제 현장보고서가 다름 아닌 이 책 <차이나 주식회사>로 저자인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테드 피시먼은 중국은 물론이거니와 미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전세계에 미치고 있는 중국의 폭발적인 파급효과를 폭넓게 취재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관조자의 시각이 아닌, 시나브로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한 국가의 시민이자 노동자로서의 신분임을 주지하고 역시 각국의 시민이자 노동자뿐만 아니라 정부관리, 전문경영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출간되었던 여느 중국경제 보고서들보다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중국에서 제2공용어로 영어를 구사하는 인구가 미국의 원어민 인구보다 많으며, 열네 살 미만의 인구와 인터넷을 사용하는 중국 인구의 경우는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다고 한다. 특히 중국의 서부 및 중부 지방에는 남는 일손, 따라서 일자리만 있다면 어떤 대우와 조건이라도 감지덕지할 인력이 무려 2억 2000만 명으로 이는 미국의 노동 인력을 모두 합친 약 1억 4000만 명을 훨씬 상회하는 숫자.

이처럼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최저가격과 동일시되는 이른바 '중국가격'이란 신조어가 생길 만큼 전 세계적인 노동 및 재화시장의 중국화는 물론이거니와 저급 제품과 불법 복제품의 범람이라는 폐해를 낳고 있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가방을 뒤져 보라. 가방을 비롯해서 볼펜, 라이터, 노트 등 오히려 'MADE IN CHINA'가 아닌 제품을 찾기가 더 힘든 세상이 아닌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해에만 32만 5천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등 고급 인력 육성을 통한 지식 기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을 함께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의 빛과 그림자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 이것은 중국과 가장 인접한 나라임에도 그들을 너무나 모르고 있던 우리들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저자가 마지막으로 전해주는 한 꼭지는 지금의 우리가 가장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바로 지금껏 보아온 중국의 발전이 결코 대기업들의 사업과 정부의 대규모 계획 및 통제를 통해서 이룩된 것만이 아니요, 전세계의 재화를 책임지고 생산하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국의 수억 개의 영세 기업과 그 속에서 노동자 개개인이 흘리고 있을 피와 땀과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기 시작한 사람들로 인해 미국이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소시민들의 '차이나드림'이 지금 이 세계에서는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머지않아 단일민족의 단결된 힘을 통한 '코리안드림'이 펼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 (김영사 / 1만9900원)

[역사]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 – 김태준, 이승수, 김일환

▲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
ⓒ 푸른역사
연행이라 함은 연경행(燕京行)의 줄임말로 외교적 목적으로 중국에 다녀오는 사행(使行)을 통칭하는 말이다. 여기서 연경은 원대부터 명, 청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이징의 옛 이름. 즉, 압록강을 거쳐 중국의 베이징에 이르는 연행길은 1000년 가까이 이어온 한중의 교역과 문명의 통로이자, 한국판 실크로드.

조선시대 이 연행길에 오른 지식인들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견문과 안목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조선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파악함으로써 적극적인 중국 문화 수용을 통해 조선의 문화가 어느 정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었다.

물론 이처럼 현실적인 무역제도였다는 평가와는 달리 치욕스런 사대외교였다는 평가 또한 없진 않지만 중요한 점은 연행이 오늘날의 우리가 조선을 이해함에 있어 하나의 핵심 키워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연행을 보다 생생하게 연구하기 위해 김태준, 이승수, 김일환 등의 사학자들이 2003년부터 2005년에 걸쳐 수차례 그 때 그 시절의 연행로 답사에 나섰다.

조선시대 연행사들의 지나간 길을 그대로 좇으며 느낀 감상과 사진들이 옛 문헌에 나타난 선조들의 감상과 한데 어우러져 마치 그들이 함께 연행길에 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로 오랜만에 학술적 가치와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역사 기행서. (푸른역사 / 2만4500원)

[자기계발] <성공한 사람들의 정치력 101> – 캐서린 K. 리어돈

▲ <성공한 사람들의 정치력 101>
ⓒ 에코의서재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뛰어난 업무 능력이 아니라 탁월한 정치력과 상황 인식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업무 능력과 더불어 정치적 기민함을 갖추고 있어야만 어릿광대 같은 작자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이 적다." 안타깝지만 바로 우리네 현실이다.

저자인 캐서린 K. 리어돈 경영학 교수가 특이하게도 MBA 학생들에게 정치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이에 기인한다. 성실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정치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밀리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그들에게 비즈니스 정치학을 가르치게 된 것.

전작 <이너 서클>을 통해 지금껏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조직 내의 권력과 정치력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여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조직 사회 속에서 개인이 맞부딪치게 되는 다양한 정치적 상황과 권력문제를 짚어냄과 동시에 저자 특유의 날카로운 분석력과 통찰력으로 실제 사례 분석을 통한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하여 HP 공동 창업주의 아들인 월터 휴렛을 꺾고 CEO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칼리 피오리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적 위기를 겪었던 직장인들의 사례를 소개 분석하고, 신입 직원에서 CEO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급의 직장인들이 조직 사회 속에서 연마할 수 있는 정치력 6단계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일 뿐 아니라 저자의 깊이 있는 지적 노하우마저 듬뿍 녹아있는 작품. (에코의서재 / 1만4700원)

[예술]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 전지영

▲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 웅진지식하우스
통장엔 돈 한푼 없고, 노처녀란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달고 주변의 구박을 받으며 살아가던 34살의 프리랜스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탄산고양이 전지영씨. 한국의 후줄근한 싱글이었던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잘나가는 싱글들이 모여 산다는 세련된 도시 뉴욕으로 홀연히 떠나 화려한 싱글로 거듭났다.

좁디 좁은 싸구려 호텔방에서 새우잠을 자고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로 식사를 해결할지언정 멋쟁이 뉴요커들이 활보하는 뉴욕 시내를 후줄근한 패션에 운동화를 신고 커다란 배낭을 들쳐 메고 다닐 수는 없다며 뾰족구두를 신고 거리를 누비는 그녀는 어느새 멋쟁이 뉴요커가 되어 후줄근한 우리들에게 그녀가 말하는 뉴욕의 104가지 매력을 듬뿍 담아 전해준다.

영화 <러브 어페어>의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의 약속장소였던 그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이 있고,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에서 읽었던, '뉴욕은 미궁 같은 도시다. 구역과 거리를 아무리 잘 알게 되어도, 언제나 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바로 뉴욕을 말이다.

저자만큼이나 톡톡 튀는 글은 물론이거니와 그녀가 직접 작업한 만화와 일러스트, 그리고 사진을 통해 소개되는 뉴욕 모습은 탄산만큼이나 짜릿하고 색다르다.

그녀와의 화려한 뉴욕 행을 끝마쳤다고 아쉬워 하지 말자. 그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랄라라캣닷컴(www.lalalacat.com)을 통한 후줄근한 '방콕' 행이 기다리고 있으니깐. (웅진지식하우스 / 1만2천원)

[문학] <잘가라, 서커스> – 천운영

▲ <잘가라, 서커스>
ⓒ 문학동네
지금도 물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1990년대 이른바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공지영, 신경숙, 은희경씨의 뒤를 이어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할 여성작가로서 각광받고 있는 천운영씨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미 <바늘>과 <명랑> 두 편의 소설집을 통해 독특한 소재와 개성 있는 문체로 완성도 높은 단편들만을 선보였었던 그였기에 이번 장편소설은 천운영씨에게 있어서 대중적인 인기와 확실한 문학적 입지를 자리매김할 수 있는 무엇보다 중요한 기회요, 시험대의 자리.

결과는 대성공이다. 예의 단편들을 통해 보여줬던 천운영만의 독특한 감각, 이른바 우리 삶 속에 뿌리 깊이 묻혀 있지만 쉽게 드러내기 어려운 빙산과도 같은, 익명의 감각들이라 할 수 있는 동물적인 본능과 욕망의 미학을 절묘하게 불러내던 능력은 이번 첫 장편소설에서 전혀 새로운 감각과 방식으로 또 하나의 천운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관능과 탐미를 좇으며 자신을 불사르던 그 뜨거운 언어의 향연은 이제 살며시 자신과 그 주변인들의 상처를 보듬는, 가슴 깊은 곳에서 서서히 피어오르는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천운영은 말한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던 것처럼", "그러고 보니 사랑도 상처도 사랑인 게다"라고…

그리고 독자들은 말하리라. "이 책을 통해 충분히 따뜻해졌으며, 상처 또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문학동네 / 9500원)

[에세이] <쏘주 한 잔 합시다> – 유용주

▲ <쏘주 한 잔 합시다>
ⓒ 큰나출판사
MBC 느낌표 선정도서이기도 했던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를 통해 시에서 꺼내 보이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그려냄으로써 삶과 문학에 대한 절절한 애정을 담아냈던 시인 유용주씨가 5년 만에 새 산문집을 펴냈다.

이번 작품 역시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는, 그 누구보다 밑바닥(?)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오면서도 그 삶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냄으로써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이 산문집은 과거를 기억하고, 상처를 잊지 않고 반성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안간힘과 안타까움과 문득문득 편해지려는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왔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허화하기 그지없는 여느 산문집과는 그 격을 달리 하는 '출판! 체험 삶의 현장'이 아닐까 싶다.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저자가 말하듯 '뼈를 갈고 사는 것'일지라도 오늘도 여념 없이 보다 나은 내일과 미래를 희망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주 시인을 대신해서 전해본다. "쏘주 한 잔 합시다!" (큰나출판사 / 9000원)

[만화] <식객 10> – 허영만

▲ <식객 10>
ⓒ 김영사
4년의 구상과 2년 간의 취재를 통해 모아온 A4 1만장 이상의 자료 및 라면박스 3상자 분량의 사진. 실로 어마어마한 분량의 이 취재 자료는 다름 아닌 허영만 화백의 30년 만화인생을 집약하는 야심찬 역작 <식객>을 내놓기 위한 준비자료였다.

이러한 사전 작업을 거쳐 2003년 9월 <식객> 1권이 출간된 이후, 만 2년 만에 10권이 출간된 지금, 과히 '식객 열풍'이란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출판계의 이단아로서 저질 불량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 천대받으며 일부 책 대여점을 통해 근근이 이어오던 국내 만화 시장에 소장 판매용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을 뿐 아니라 < TV, 책을 말하다 >와 같은 교양 프로그램에 소개되고, 대만과 일본에도 수출되는 등 한국 출판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의 초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밥보다는 피자,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져 있을 뿐 아니라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 등 일본 음식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의 새싹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먹을거리 문화를 새삼 일깨워 줄 수 있음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 상반기 <식객>이 20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류 열풍을 통해 전세계에 한국의 훌륭한 음식문화를 소개하는데 있어 원작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사 / 7500원)

덧붙이는 글 | *혁신클러스터(innovative cluster)란 R&D클러스터 및 가치사슬의 전반적인 기능을 혼합하여 수행하는 산업클러스터(cluster)를 말한다. 

산업 클러스터(cluster)란 실리콘밸리, 이탈리아 북부의 섬유단지처럼 일정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산업집적지역'를 말한다. <네이버 용어사전 발췌>


China★Inc. 차이나 주식회사 - 21세기 차이나 드림, 그 빛과 그림자

테드 피시먼 지음, 정준희 옮김, 김영사(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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