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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또 하나의 화제작이 탄생했다. MBC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31.2%(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초콜릿처럼 달콤 쌉쌀한 로맨틱코미디, 시루떡처럼 따뜻한 가족애가 담긴 멜로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 imbc제공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목되는 점은 현실적인 여성캐릭터다. 특별하게 잘난 것도 없는 여성캐릭터가 돈 많은 집안의 능력도 좋은 남자와의 연애를 '씩씩하게' 이끌어 가는 것에 시청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파티쉐(제빵사)인 삼순(김선아 분)은 고졸이다. 자신이 번 돈으로 제빵 관련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정식 학위는 아니다. 직업상 다이어트가 힘들고 실연의 아픔을 술로 달래 살이 찐 삼순은 남자들이 원하는 '날씬한 몸매'와는 거리가 멀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사귀던 남자에게 차이고 화장실에서 마스카라가 번지도록 우는 여자가 뭐 그리 좋을까.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특별하지 않은 여성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나와 같다'는 '자기화' '동일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김선아씨의 연기력이 주목된다"고 분석한다.

이어 그는 "돈 많고 잘 생기고 능력도 좋은, 현실 속에 존재하기 힘든 남성상을 선호하는 여성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의 인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인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여성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로맨틱코미디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것.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삼순이라는 캐릭터가 현실에서 남자들이 요구하는 가부장적 코드(예쁘고, 잘 빠지고, 능력 있고, 집안 좋은 여성)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삼순은 남자에 의해 구원되는 신데렐라를 까놓고 거부하는 캐릭터다.

계약연애의 대가로 5천만 원을 지불한 진헌(현빈 분)에게 고분고분할 만도 하거늘, 삼순은 매사에 고개 빳빳이 들고 쏘아댄다. 삼순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종자가 바로 바람피우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는 물건이 또 바람피우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쏴 죽이고 싶은 말종이 애석하게 또 바람피우는 남자거든요"라고 말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평범하지 않은 여자와 비범한 남자와의 연애'라는 흔히 쓰이는 로맨스 공식을 기본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는 이유는 남성이 요구하는 캐릭터의 틀을 벗어 던지고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여성캐릭터를 내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제작진은 "애인도, 원룸도, 마이카도 없고, 이상과 현실에 한 발씩 걸치고 있는 '평균여성'들이 씩씩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는 로맨스를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스토리는 심플하게, 감정은 깊게, 웃음은 호탕하게, 눈물은 진하게, 인생사 희로애락이 쌈빡하게 녹아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기획의도가 종영의 그날까지 유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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