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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장관 안병영)가 세종대로부터 명절 때 갈비세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관료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교육부는 세종대 정 아무개 재무처장이 교육부 관료 자녀 장학금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확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조호식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실 서기관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14일 '민주세종 건설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가 세종대학교측이 갈비세트를 선물로 줬다고 폭로한 교육부 관료 리스트를 중심으로 자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서기관은 특히 "갈비세트 로비 의혹은 명단에 거론된 관료뿐 아니라 교육부 전체 명예가 걸린 문제"라며 "갈비세트를 배달했다는 전 세종호텔 관계자를 만나는 등 사실확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서기관은 "공투위측이 지난 14일 폭로한 갈비세트 로비의혹 관련자료를 보면 전 세종호텔 관계자의 일방적 진술만 있을 뿐 결정적 증거물은 없었다"면서 "교육부측이 요구한 추가자료가 없어 답답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증거확보를 위해 배달을 담당했던 전 세종호텔 관계자에게 배달증명 등 확실한 증거물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조 서기관은 밝혔다.

 

교육부, 세종호텔 관계자 만나 확실한 증거물 제출 요청

 

또 조 서기관은 세종대 정 아무개 재무처장이 교육부 자녀 장학금을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그 돈이 교육부 관료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정확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지난 10월 8일 세종대학교 전 학생과장인 손 아무개씨는 "'교육부 감사과 직원의 부탁이니 장학금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해달라'는 정 아무개 재무처장의 요청을 받고 비자금을 학생지도비에서 정리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조 서기관은 "앞으로 손씨를 만나는 등 다방면으로 사실확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 서기관은 또 "이번 세종대 갈비세트·장학금 로비 의혹 조사는 사실여부를 가리는 확인 행정조사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는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된 세종대학교 전체 종합감사와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대 종합감사를 담당한 교육부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사는 끝났지만 (그 내용에 대해) 아직 심의 중"이라면서 "심의가 끝난 뒤 재조사할 필요가 있으면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결과의 공개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배달을 담당했던 전 세종호텔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28일 교육부에 가서 감사총괄담당관실 모 사무관을 만났다"고 전했다.그는 "주명건 세종호텔 회장(대양학원 이사장)이 배달을 담당한 뷔페식당 직원들에게 '갈비 손질을 잘 해서 친절하게 잘 배달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회사 최고 책임자 지시대로 배달했을 뿐이라서 특별한 배달증명은 없다고 담당 사무관에게 말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당시 주명건 세종호텔 회장(대양학원 이사장) 지시로 주 회장 또는 정 아무개 세종대 재무처장의 명함을 넣어 배달했다"고 덧붙였다.

 

전 세종호텔 관계자 "되돌아온 갈비세트는 단 한건"

 

이번 의혹과 관련해 사실확인을 조사 중인 조호식 서기관은 "갈비세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관료들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으나 대부분 부정했다"면서 "정확한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갈비세트를 배달했다는 전 세종호텔 관계자는 "수년 동안 갈비세트를 배달했으나 되돌아온 것은 단 한 건 뿐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갈비세트는 제품 특성상 냉동보관을 하지 않으면 썩거나 변질된다"면서 "만약 그 사람들이 갈비세트를 보관하고 있다가 다시 되돌려 보냈다면 갈비세트가 썩거나 상할 텐데, 대양학원측은 수년간 '지난번에 선물로 보낸 갈비세트 반응이 좋으니 계속 품질관리를 잘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다.즉 갈비세트를 되돌려보낸 사람들이 많다면, 그 과정에서 갈비세트가 변질되어 돌아오는 사태가 생겼을 것이고 그렇다면 대양학원측이 갈비세트 말고 다른 품목으로 '선물'을 바꿨을 것이지만, 대양학원은 수년간 갈비세트를 계속 보냈다는 얘기다.

 

결국 대양학원측이 계속 갈비세트를 보냈고, 누군가 갈비세트를 계속 받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그는 또 "배달증명은 없으나 배달을 했던 세종호텔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내세울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아직 세종호텔에 남아있거나, 갈비세트 비리의혹 폭로로 열악한 곳으로 파견됐기 때문에 이들이 불리한 처사를 당할까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8일 교육부 모 서기관을 만났을 때 주명건 이사장의 승인 취소를 요구했고, 이사회가 다시 투명하게 재구성되면 그때 이들을 증인으로 내세울 것이라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투위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서 민주이사 파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공투위는 "말로만 듣던 사학재단과 교육부 관료의 유착 실상을 잘 보여주는 게 최근 '세종대 재단의 교육부 관료 갈비세트 로비 리스트'"라고 비판한 뒤 "부패한 사립학교의 경영자와 교육부 관료의 결탁 현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공투위는 또 "최근 김포대학이나 경기대학교 사례에서 보듯 학교 구성원들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이사회 구성은 대학민주화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부패한 재단을 퇴진시키고 교수·학생·직원·동문·학부모 등 학교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민주적인 이사회를 구성하는 일은 대학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요체"라고 강조했다.

 

주명건 전 세종대 이사장 무죄 판결

지난 2007년 3월 대법원은 재단 공금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명건 세종대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주 전 이사장은 2004년 세종호텔 등 재단 소유 계열사에서 공사비와 직원 급여를 속이는 수법으로 1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과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 전 이사장 혐의와 관련해)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이 신빙성이 없고 공소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태그:#세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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