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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이사장 주명건)가 명절선물용 '갈비세트'와 비공식 장학금으로 교육부 일부 관료에게 장기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 진위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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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14일 보도] 세종대, 교육부 상대 전방위 로비 의혹

그러나 세종대학교가 재무처장 명의로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22명의 교육부 관료에게 총 64회에 걸쳐 보냈다는 갈비세트와 관련, 지목된 관료들 대부분은 "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아침부터 이런 얘기해야 하나... 안 받았다"

▲ 시중에서 15∼20만원에 팔리는 갈비세트.(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민주세종건설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종대학교가 정아무개 재무처장 명의로 이 기간 교육부 관료들에게 구정과 설날마다 갈비세트를 보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오마이뉴스>는 15일부터 17일까지 22명의 관료에게 모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번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이중 출장과 여러번의 전화에도 연결되지 않은 4명을 제외한 18명과 통화가 됐다. 그러나 "갈비세트(또는 다른 선물 포함)를 받았지만 돌려보냈다"는 단 2명을 제외한 16명 모두 "받은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갈비세트를 받지 않았고 세종대와 관련한 업무를 한 적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부는 질문조차 매우 불쾌해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세종대 재단인 대양학원 요청으로 세종호텔 뷔페식당이 4년간 직접 배달한 64개의 갈비세트는 보낸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게 된 셈이다.

개당 15만∼20만원 상당의 당시 갈비세트는 뷔페식당에서 직접 제작하거나 한국관광용품센터에 의뢰해 주문 생산했다는 게 관계자의 증언이다.

▲ 민주세종건설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가 세종대학교 '갈비세트' 로비의혹과 관련, 공개한 교육부 관료 22명 명단.
ⓒ 오마이뉴스 김진희
갈비세트를 받은 바 있다고 시인한 한 사무관은 "세종대 명의가 아니라 재무처장 정 아무개씨와의 개인친분으로 받은 것일 뿐"이라며 "미풍양속의 의미로 나도 답례 선물을 두어 번 보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무관은 "갈비세트인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배달된 선물을 다시 돌려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비세트를 직접 배달한 세종호텔 뷔페식당측 얘기는 이들과 전혀 다르다. 세종호텔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갈비세트에 정아무개 재무처장 명함을 넣어 우리 직원들이 나눠서 직접 배달했다"고 반박했다.

수년간 배달을 직접 하기도 했던 이 관계자는 "아파트의 경우 사람이 없을 때는 경비실에 맡기고 나중에 전화로 전달받았는지 직접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처음엔 갈비세트를 받는 사람들이 교육부 직원들인지 몰랐다"면서 "대양학원 모 과장으로부터 대금결제까지 직접 받았다"고 전했다. 간혹 수취거부를 하는 사람에게도 갈비세트를 억지로 밀어넣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사라진 장학금... 4500만원은 어디로?

또한 정 재무처장의 요청에 의해 세종대학교가 94년부터 2000년까지 비공식 장학금으로 조성한 4500만원의 비자금도 현재 그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다. 세종대 재학 중인 교육부 관료 자녀 장학금을 목적으로 조성된 이 비자금에 대해 교육부 관료들은 모두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관료들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비공식 장학금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옛날 같으면 혹 먹혀들었을 수 있지만 요즘 세상에서 공무원이 비자금을 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응답자 18명 중 절반 이상은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없다"면서 비공식 장학금 수령 가능성을 아예 일축했다.

공투위는 지난 14일 "정모 재무처장으로부터 '교육부 감사과 직원 부탁이니 교육부 관료 자녀 장학금으로 비자금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아 학생지도비로 정리했다"는 전 세종대 학생과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비자금 조성을 담당했던 전 학생과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지도비로 1인당 150만원씩 모두 30여명에게 45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모 재무처장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돈은 재단측이 경리과에서 직접 타간 것으로 안다"며 "재단이라고 하면 학교 직원들은 행여 목이 달아날까봐 벌벌 떠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돈이 정 재무처장에게 건네졌는지 교육부 관료들에게 직접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세종대 관계자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학생과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임한 지 얼마 안됐지만, 학생과에서 장학금 명목으로 비자금을 마련한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세종대 감사 진행중... 발표시기는 미정

재단 비리와 관련해 지난 10월부터 세종대학교 감사를 실시한 교육부 기획감사담당관실은 "감사를 담당한 모 사무관(반장)은 중국으로 출장갔다"면서 "감사결과는 추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왕복 교육부 감사관실 국장도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종대측으로부터 갈비세트를 받았다는 교육부 직원 명단을 어제(15일) 세종대학교 학생회측으로부터 민원형식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국장은 "아직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교육부 관료 중) 누가 받았는지 확실하게 나와 있지 않아 '한강에 빠진 돈 찾기'"라며 자체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갈비세트와 비공식 장학금 로비 의혹을 풀어줄 핵심 관계자인 정 재무처장은 인터뷰를 일절 피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정 재무처장과의 연결을 위해 15일부터 17일까지 수 차례에 걸쳐 전화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세종대학교 재무처장실 관계자는 "16일에는 집안 사정으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고 "오늘(17일)은 출근을 했으나 회의가 있어 연락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정 재무처장은 3일째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세종대 '갈비세트' 수령자의혹이 제기된 22명 교육부 관료들의 입장

이름

세종대학교가

갈비세트를

보냈다는 날짜

 입장

A씨

2000.9.18

2001.9.29

2002.2.2 / 9.13

2003.1.20

정모 재무처장의 이름은 신문보고 알았다. 세종대와 관련한 업무를 한 적이 없다. 당시 대학원 지원과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주요 명절 때 학교측에서 몇 차례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불쾌해서 전부 수취거절했고 받을 이유도 없기 때문에, 알지는 못하지만 보낸 사람에게 정중히 항의했다.

B씨

2000.9.18
2001.2.10/ 9.29
2002.2.2 / 9.13
2003.1.20

계속 부서를 옮겼고 지금 사립대 업무와는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사립대 재정지원과도 관련 없다. 정모씨는 (교육부) 선배를 통해 인사한 적은 있는 듯하다. 하지만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

C씨

2002.9.13

갈비세트가 배달온 적도 없다. 당시 다른 과에 있었다.

D씨

2000.9.18
2001.2.10/9.29
2002.2.2 /9.13
2003.1.20

받은 적 없다. 정모 재무처장은 '그런 사람이 있구나' 정도이지 친분은 없다.

E씨

2000.9.18 2001.2.10/9.29

2002.2.2 /9.13

국내 출장 중(연락안됨)

F씨

2000.9.18
2001.2.10/9.29 
2002.2.2
2003.1.20

정모 재무처장과 친분도 없고 모르는 사이다. 대학재정과 관련된 일을 한 적도 없다. 1999년와 2000년에는 다른 대학과 다른 부처에 파견 나가 있었다.

G씨

2000.9.18
2001.2.10/9.29
2002.2.2 /9.13
2003.1.20

정모 재무처장을 모른다. 아침부터 이런 얘기해야 하나(전화 끊어버림)

H씨

2001.2.10

부재중 (외근)

I씨

2002.2

안 받았다. 정모 재무처장을 모른다. 2002년에는 세종대와 무관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립대학교 관련 업무가 아니었다

J씨

2002.9.13

2003.1.20

받지 받았다. 친분관계도 없다. 세종대와는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출장도 다니고 해서 집사람에게 물었더니 받은 적이 없다더라. 간혹 어딘지는 모르나 선물이 와서 되돌려보낸 적은 있다. 세종대 얘기만 들어도 기분 나쁘다. 집사람에게 그런 선물은 안된다고 수시로 강조한다.

K씨

2003.1.20

받은 적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다.

L씨

2000.9.18.
2001.9.29.
2002.2.2 /9.13

몇 번 걸쳐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정모 재무처장과는 형 아우 하는 관계로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세종대 명의로 받은 게 아니라 개인친분으로 받았고, 답례로 나도 두번 정도 선물을 보냈다. 미풍양속도 이런 것 아닌가. 정모 처장과는 97년쯤 알게 됐다. 그때 잠시 사립대학과 관련한 대학원 업무를 봤다. 98년부터는 초,중등학교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선물을 줬다고 하는 2000, 2001, 2002년에도 같은 업무를 했다. 2002년에는 다른 대학교에 파견나가 있었다.

M씨

2000.9.18

정모 재무처장과는 개인친분이 없다. 집사람에게 물어봤는데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낮에는 집에 사람이 없어 배달받을 사람도 없다. 

N씨

2001.2.10 /9.29

국내 출장 중 (연락안됨)

O씨

2001.9.29

2002.2.2/9.13

2003.1.20

부재중(국내 출장 중)

P씨

2001.9.29

2002.2.2/9.13

2001년 당시부터 전문대 관련 업무를 했다. 세종대와 관련이 없었다. 정모 재무처장과는 90년대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선물 받을 정도로는 친분이 없다.

Q씨

2003.1.20

정모 재무처장을 모른다. 세종대와 관련된 일을 한 적도 없다.

R씨

2003.1.20

받은 적 없다. 세종대 관련 업무는 담당도 안했고, 2003년에는 다른 부서있었다.

S씨

2001.2.10

2001년에는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정모 재무처장을 알 리가 없다. 올해 현재 부서로 발령받았다. 지금은 초, 중등학교 관련 업무만 하고 있다.

T씨

2002.2.2

안 받았다. 2002년에 받았다고 돼 있던데 당시 휴직하고 외국에 파견나가 있었다. 가족도 한국을 떠나 있었다. 2002년 귀국, 대학교수로 일했다. 10년전 쯤 정모 재무처장을 얼핏 알았으나 자세히는 모르고 친분도 없다. 교육공무원은 명예를 먹고 산다. 의혹으로 보도돼도 결국엔 사실로 여겨지고 만다. 억울하니 잘써달라.

U씨

2000.9.18
2001.2.10

받은 사실이 없다. 정모 재무처장을 전혀 모른다. 당시 국립대 민원을 담당했다. 공투위 기자회견 뒤 교육부에서도 대응방침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

V씨

2001.2.10/9.29
2002.2.2 /9.13

2003.1.20

세종대학교와 대양학원으로부터 직무와 관련해 물품받은 사실이 없다. 2000년 9월 이후 대학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 세종대 문제는 관심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

 

 

ⓒ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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