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정현미
전국언론노동조합 스포츠투데이지부(위원장 오주환)는 8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최근 회사측이 80명 감축과 35%의 임금삭감을 요구하며 7, 8월 임금을 부분 체불하자, 노조가 8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것. 노조는 이날부터 10일까지 3일간 전면파업을 실시한다.

이날 출정식에서는 신문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3년간 흑자를 낸 스투가 6개월 적자를 이유로 절반 이상의 감축과 높은 비율로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회사측의 막가파식 경영이 파업까지 불렀다"

오주환 언론노조 스투지부 위원장은 "5년 전 새로운 신문을 만들기 위해 모였던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손으로 신문을 키워왔는데, 사측의 막가파식 경영으로 파업까지 하게 됐다"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 오주환 위원장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정현미
오 위원장은 파업 선언 이후 삭발식을 거행했다. 변현명 쟁의부장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열망을 뒤로 한 채 삭발하며 파업 투쟁하는 것은 뼈를 깎는 고통과 같다"며 "위원장의 머리가 1cm, 아니 1mm가 자라기 전에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사용자가 알아주겠지'라는 소박한 생각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절히 느꼈을 것"이라며 "약한 노동자들은 단결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이번 스투 사건과 관련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경영을 뿌리뽑기 위해 몇 달이 가든, 몇 년이 가든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며 "몸 사리려 하지 말고 '내 살점을 내어 주고 상대의 뼈를 치겠다'는 각오로 싸우자"고 힘주어 말했다.

또 "노동법에서 보면 사용자는 정리해고를 하기 전 이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정리해고를 하더라도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합의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회사측의 노동법 준수를 촉구했다.

김순기 언론노조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은 "신문시장이 어렵긴 해도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며 "경영자가 질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영식 스포츠조선지부 위원장은 "여기 모인 스투 언론노동자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다쳐보지 않은 '생 속'에 상처가 난 것 같다"며 "생 속을 다친 사람이 진심으로 원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격려했다.

노조는 파업 출정식이 끝난 뒤 3개조가 한 시간씩 돌아가며 사장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오후 5시30분 정리집회로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

"70억 현금화 가능한 자산에는 손도 안댄 채 정리해고 단행"

한편 출정식이 끝난 후 노조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책임한 경영진을 비판하며, 며칠내 신문발행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업시작 당일 신문이 32면으로 증면된 것에 대해 노조측은 "8일자는 미리 준비했던 기사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서당 비조합원이 5명을 넘지 않는 상태에서 편집부 비조합원이 3명에 불과, 앞으로 정상적 신문발행에 상당한 차질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 위원장은 "상반기 부채가 1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측은 70억원의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언론노동자 임금삭감과 정리해고로만 해결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오 위원장은 "이정우 사장이 '취임 뒤 인위적인 임금삭감은 없을 것'이라고 3번이나 천명하고도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르는 것은 어렵지만 뽑기는 쉽다'며 말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장은 지난 4월 신입기자를 채용한지 두 달여 만에 국장급을 정리해고하며 '일반기자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오 위원장은 "이는 지금까지 회사경영이 얼마나 졸속적이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신문시장이 어려워지자 지난 5월 평소 잘 모이지도 않던 스포츠신문 사장들이 모여 서로 '정리해고' 면죄부를 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 위원장은 "우리는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회사가 어려우니 20% 임금삭감까지 수용하겠다고 양보했다"며 회사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