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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군복귀 거부 선언을 했던 강철민(23·이등병·전남 장성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 운전병)씨가 군대 복귀를 선언했다.

강철민씨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파병 결정이 철회될 때까지 자대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박신용철
강철민씨는 28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자대 복귀를 선언하면서 "농성을 하면서 매일 심경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아쉽다. 생각한 원칙과 신념, 양심을 걸고 끝까지 지켜 나갈 것이다. 처벌은 두렵지 않다. 그저 담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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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는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복귀하도록 설득했다"며 "강철민 이등병의 군 복귀 후 신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군 당국의 행동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유가협, 군대비리 근절 예비역 모임, 인권운동사랑방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강씨의 결단에 힘을 실어줬다.

오종렬(전국연합 공동대표)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지지 발언을 통해 "자식을 둔 어버이로 염려가 많았다. 우리 아들들 가운데 이런 아들이 있다는 자랑스러움도 있었고 전세계 지성과 양심에 내놓고 싶은 프라이드도 생겼다"며 "이라크 국민들 앞에도 이런 대한민국 군인이 있고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효림 스님은 "우리 나라 일부에서는 파병을 주장하고 있고 수구 언론도 파병 논조로 가지만 갈수록 이라크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라크인들이 미군에 강력해지는 저항하는 것은 자주권을 지키는 행위이고 우리도 점차 파병 반대 여론이 높아져 파병이 실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민조 유가협 회장은 "상당히 괴롭다. 전쟁에 나가면 죽음을 각오하고 나가야 하는데 하물며 자국도 아니고 침략자의 죽음터에 우리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이 나라 사람으로서 용납할 수도, 동조할 수도 없다"며 "강 이병의 결단을 전 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 양심인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침략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내 아들 같은 강철민 이병이 앞으로 당할 고통을 생각하니 말이 안나온다"는 故 이한열씨 어머니 배은심씨는 "군대 가면 용기 잃지 말고 파병 반대에 대한 용기를 갖고 군 생활을 했으면 좋겠고 군당국이 복귀한 그를 처벌한다면 민중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씨는 기자회견 후 사회 원로들과 친지가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 박신용철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은 "강 이병이 양심에 따라 군대 복귀를 미루고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실천한 것은 침략 전쟁 반대를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에 더 충실한 행위"라며 "만약 강 이병을 군당국이 제재를 가하면 '양심수'로 규정하고 구속되면 석방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병역비리 근절 예비역모임 최양현진(전대협 동우회)씨는 "후배지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한 뒤 취재 기자들을 향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기자가 있으면 나가 달라. 조선, 동아는 테러 신문이고 침략 전쟁의 대변지다"라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선배들이 먼저 했어야 하는데 후배에게 맡겨 놓은 게 마음 아프다"며 "강 이병이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용병이 아닌 국군으로서 임무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강철민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독교회관 5층 친교실에서 사회 원로들, 청년 학생, 친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과 간단한 식사를 했다. <평화의 밥상>이라 이름 붙인 이날 점심 식사에는 강씨의 작은 아버지 강명수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명수씨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건강이 염려된다"며 "우선 자기가 결심한 것이니 나중에도 최선을 다해 소신을 굽히지 않고 마무리 짓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 이병이 평소 내성적이면서도 차분한 성격이라고 전하면서 "부모님은 자식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길 원치 않아 올라오지 않았다"며 "이번 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군 당국 관계자들과 경찰 50여 명이 상주하면서 동태를 살폈고 강 이병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기독교회관 앞에서 약식 집회에 참석한 뒤 종로-광화문-미대사관 앞을 지나 청와대로 평화 행진을 진행했다.

▲ 강철민씨와 지지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평화행진을 하고 있다.
ⓒ 박신용철
파병반대 병역거부 강철민 지지한다'는 종이 플래카드를 부착한 평화의 바람 유랑단도 참석해 강씨의 선택적 병역 거부를 지지하고 파병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약식 집회에 참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지지 발언도 잇따랐다. 약식 집회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준비된 빨간 장미를 나눠들고 "우리도 강철민이다"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강씨는 "속이 참 시원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문제 정말 다시 생각해 주면 좋겠다. 감옥에든 어디를 가서도 소신을 지키겠다. 이라크 파병 반대한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2시경 한국기독교회관 앞을 출발, 청와대로 평화 행진을 시작했지만 30m도 채 가지 못해 전경들에 의해 가로막혔고 30여 분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종로경찰서 정보과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의 합의를 통해 강철민씨, KNCC 소속 목사, 변호사가 동행해 수도방위사령부 제5헌병대로 자진출두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측과 KNCC간의 합의가 이뤄진 뒤 20m가량 도보한 뒤 미리 대기중인 군 당국 차량에 강철민씨가 탑승하자 변호사 승차를 제지하며 차량은 대치 장소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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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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