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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0일 오전 10시>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 구성 논의
경찰, 연행자 중 두세명 구속영장 신청 방침


친일의혹 조두남 작곡가의 기념관 개관과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에서 개관이 부당하다며 항의성명을 낼 예정이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30일 오전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데 기념관 개관식을 한 것이 문제로, 그것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를 연행한 것도 문제"라며, "오늘 중으로 성명서를 내는 등 대처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마산중부경찰서는 29일 개관식 때 밀가루 세례를 한 김영만 '열린사회 희망연대' 의장 등 7명이 연행해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찰은 연행자 중 두 세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속에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열린사회 희망연대'에서 조두남 기념관 개관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는데, 마산시가 개관을 강행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면서, "지역 여러 단체와 논의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29일 저녁 창원에 내려와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30일 오후 마산중부경찰서를 방문하고 자체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성명 "조두남 기념관 반대" 입장
"은폐와 기억 조작에 의한 심각한 역사왜곡"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는 30일 오전 "조두남기념관 반대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마산시장은 고인이 된 조두남과 유족의 명예를 위해서도 두고두고 친일 의혹을 상기시킬 조두남기념관 운영은 중단해야 하고, 경찰은 마산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반대운동에 나서다 부당하게 연행된 시민단체 회원들은 즉각 석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작년 말 중국 연변의 동포 연구자인 류연산씨에 의해 친일행적이 제기된 작곡가 조두남의 기념관 건립을 주장하려는 마산시와 그의 친일행적 여부를 중국 현지를 방문해서 먼저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념관 건립 여부를 결정하자던 '열린사회 희망연대'측의 의견 대립이 어느 정도 합의점이 도출되는 듯 했으나, 5월 29일 마산시(시장 황철곤)측의 일방적인 기념관 개관 강행으로 결국 김주열 열사와 3·15 민주의거의 성지 마산시가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설명.

또 민족문제연구소는 마산시가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선 친일행위조사, 후 개관여부 결정'이라는 너무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시민단체의 제안을 무시한 마산시는 개관 당일 이에 항의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다고 하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요 10억 원이 넘는 국민의 소중한 혈세를 이렇듯 무분별하게 사용한 마산시장과 당국자들이 오히려 직무유기의 책임을 져야할 것."

또 마산예총의 개관식 때 한 발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개관 기념식에 참석한 마산 예총 회장은 "(친일의혹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으로 나무만 보고 숲 전체를 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면서, "그렇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 공동으로 조두남의 친일행적 여부를 조사하자는 것"이라 설명.

"친일행위가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것은 '숲'이 아닌 '나무'라는 말을 하고 있는 듯 한데, 친일행위가 별 것 아니라는 그의 주장은 진정 마산 예총의 공식 견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의 유명한 피아니스트 '콜로'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행위 때문에 전쟁 후 오랫동안 공개연주를 금지 당한 사례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범부(凡夫)도 아닌 소위 영원을 노래하는 예술가의 신념을 져버린 행위를 두고 그의 무엇을 기념하자는 것인가."

민족문제연구소는 "시점을 넓혀 본다면 이번 사태는 그동안 역사적 평가는 뒤로하고 우선 유명한 인사들을 '기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문화 상품 만들기'가 빚은 저급한 전시 행정의 사례로 추가될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필연적으로 영웅 만들기로 이어지며 그것은 결국 역사적 사실의 은폐와 기억의 조작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역사왜곡이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 윤성효 기자

▲ 황철곤 마산시장(가운데)이 시민단체로부터 밀가루 세례를 받자 공무원들이 옷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1신 : 29일 오후 4시> 조두남 기념관 개관식 난장판

국비와 시비를 들여 완공한 '조두남 기념관' 개관식이 경찰 200여명이 동원되어 삼엄한 경비를 서는 속에 열렸지만, 친일의혹이 있어 개관을 반대해온 시민단체에 의해 밀가루 세례를 받는 등 행사가 난장판이 되었다.

마산시 신포동 구항근린공원 내에 건립된 조두남 기념관 개관식이 29일 오후 2시 황철곤 마산시장과 배종갑 마산시의회 의장, 조두남 작곡가의 부인 김민애씨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열린사회 희망연대'(의장 김영만)는 26일 마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의혹이 규명될 때까지 기념관 개관을 반대해왔고, 이후부터 현장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개관식이 열리기 전까지 이 단체 소속 회원 20여명이 모여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개관식 시작 1시간 전부터 경찰병력 200여명은 행사장을 에워싼 가운데 행사가 시작되기 전 '열린사회 희망연대'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 회원이 단상 바로 앞에 앉자 경찰이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고, 시민단체 회원은 "무슨 이유로 자리를 비켜라는 거냐" "법적 근거를 대라"고 따졌다.

그러자 경찰관은 "어디 소속이냐"고 물었으며, 뒤에 앉아 있던 김영만 의장이 일어서서 "경찰이 이런 식으로 개입해도 되냐" "시민이 앉겠다는데 무슨 근거로 자리를 비켜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이처럼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경찰과 시민단체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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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시장과 배 의장은 정각 2시경 행사장에 나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국민의례가 시작할 무렵 '열린사회 희망연대' 회원 한 명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 밀가루를 던지면서 "황철곤 시장은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사회자가 참석자를 소개할 때 의자에 앉아 있던 '열린사회 희망연대' 회원들이 황 시장과 배 의장을 향해 밀가루 봉지를 던져 두 사람은 밀가루를 뒤집어썼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장은 사기꾼이다"거나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라고 고함을 지르자 경찰이 이들을 붙잡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황 시장은 단상 앞으로 몸을 피하면서 "경찰은 뭐하고 있느냐" "무슨 약속을 어겼느냐"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이 밀가루를 뒤집어 쓴 황 시장의 모습을 촬영하려 하자 공무원들이 카메라를 가로 막아 서기도 했다.

김영만 의장은 며칠간의 철야로 천막농성을 한 탓에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으며,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마산중부경찰서로 연행되었다. 경찰은 현재 김영만 의장을 비롯해 7명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황철곤 시장 "소수가 목소리만 크면 최고다"

▲ '열린사회 희망연대' 관계자가 펼침막에 '개관식'이라 쓴 부분을 스프레이로 항칠을 했다. 마산시는 펼침막을 새로 제작해 달아놓고 행사를 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한편 이날 행사에 참속한 조두남 작곡가의 둘째사위 김상호씨는 인사말을 통해 "기념관 개관에 많은 애를 써주신 마산시와 시의회에 감사하다"는 말만 했다.

마산예총 김미윤 회장은 "오늘은 선생이 작고한 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면서, "사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좋지 않은 모습이 비춰져 심정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친일의혹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으로 나무만 보고 숲 전체를 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면서, "소수가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에 의해 역사가 창조된다"고 말했다.

밀가루 봉변을 당한 황 시장은 인사말을 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황 시장은 "시에서도 시민단체와 대화를 기다렸다"면서, "10억이 넘는 돈으로 완공해 놓고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 시장은 또 "공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단점이 다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 개관식 행사장과 시민단체의 천막농성장을 경찰이 가로질러 막아 서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열린사회 희망연대' 김영만 의장 "마산시장이 약속을 어겨"

한편 이날 개관식 행사를 저지한 '열린사회 희망연대'는 그동안 줄기차게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명확하게 밝혀낸 뒤 기념관 개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음은 이 단체 김영만 의장과 개관식이 열리기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조두남의 친일 행적과 관련해 명확한 증거가 있나?
"증거를 찾자는 것이다. 가곡 '선구자'를 작사한 윤해영은 명확한 친일파였고, 그의 가사를 받아 작곡한 사람이 조두남이다. 중국 연변에서 그가 친일활동을 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 마산시가 시민단체와 한 약속을 어겼다고 했는데 무슨 얘기인가?
"문제제기를 하자 마산시장은 연변에 가서 조사를 벌인 뒤에 개관을 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아직 조사를 하지 않은 마당에 일방적으로 개관식을 강행했다. 시민단체와 한 약속을 어긴 것이다. 마산시가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

- 시의회도 규탄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시의회가 마치 시청의 하부기관처럼, 시에서 낸 안에 일사천리로 따라가는 식이다. 시민단체가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면 함께 고민해야 하는데, 시의 정책만 따라 하고 있다."

- 마산시는 만약에 친일 증거가 드러나면 그 자료도 전시하겠다는 입장인데?
"궤변이다. 기념관은 청사에 길이 빛날 인물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그렇다면 기념관이란 이름은 안 된다. 이름을 바꾸어야 하는데, 친일행적과 관련한 증거자료가 나오면 이름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

- 이미 건물이 다 지어졌는데 개관을 반대한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건물의 설계가 잘못되었기에 다시 지으라는 말은 아니다. 건물 완공이 문제의 끝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고쳐라는 말이다. 앞으로 영원히 남는 건물이기에 거기에 걸맞게 꾸며야 한다. 시에서 하는 말은 모두 궤변이다."

▲ 시민단체 한 회원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 밀가루를 던지며 "황철곤 시장은 사퇴하라"고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행사 시작 전에 한 경찰관이 다가와 시민단체 관계자가 좌석 앞 쪽에 앉아 있자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 행사장 바로 앞에 시민단체가 봉고차량을 배치, 민중가요를 털어놓자 경찰관이 봉고차 위에 올라가 스위치를 끄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 밀가루 세례를 받은 황철곤 시장(오른쪽)과 배종갑 의장(왼쪽)이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 조두남 작곡가의 유족들도 개관식에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테이프를 자르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 열린사회희망연대의 천막농성장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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