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서울 신문로 에무시네마에서 열린 2회 한국에술영화관협회 어워드

5일 저녁 서울 신문로 에무시네마에서 열린 2회 한국에술영화관협회 어워드 ⓒ 성하훈

  
 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 대상을 받은 '원주 아카데미의 친구들'

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 대상을 받은 '원주 아카데미의 친구들' ⓒ 성하훈

 
"정부가 안 도와주니 힘들다. 힘든 사람들끼리 연대하는 자리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신문로 에무시네마에서 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가 개최됐다. 예술영화관 프로그래머들이 상영했던 영화 중 좋게 평가한 작품을 선정해 상을 주는 자리였다. 지난해에 이어 예술영화관들이 마음을 모은 시상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연대를 강조한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하효선 부회장(창원 씨네아트리좀 대표)은 "전국영화관들에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우리가 뭉쳐서 새로운 문화 인식을 갖게 하자"고 강조했다. 대상 시상자로 나선 엣나인필름 주희 이사 역시 올해 "어려운 시기 함께 응원하고 위로하는 자리"라며 "올해 행사 개최를 고민했는데,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상부문은 배급홍보상, 배우상 감독상, 작품상, 관객상, 대상 등 6개 정도로 조촐했다. 이 중에서 대상에 큰 의미가 있었다. 작품이 아닌 원주아카데미 극장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원주아카데미극장은 1963년에 개관해 지역 문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으나 지난해 10월 30일 원주시에 의해 강제철거됐다. 한국영화계와 함께 지역에서 보존 운동을 주도했던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강제철거를 막기 위해 애썼으나 원주시는 절차적 문제 제기에도 불구, 극장을 철거했다. 
 
시상에 나선 엣나인필름 주희 이사는 "60년간 문화예술 담당했던 영화관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다"라며 "행정기관의 무례하고 폭력적인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아카데미 극장 지키기에 동참해 준 영화인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감사를 전한 후 "벅차고 떨리는 마음으로 왔다. 아직도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 극장은 기억으로 사라졌으나, 이제는 '극장은 무너졌으나 시민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기조로 아카데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남아 있는 극장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예술영화관에 봄이 오길 기대"
 
 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 <다음 소희>로 감독상을 받은 정주리 감독

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 <다음 소희>로 감독상을 받은 정주리 감독 ⓒ 성하훈

 
다른 수상자들 역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예술영화관 환경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개선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다음 소희>로 감독상을 받은 정주리 감독은 "다른 시상식은 벅차고 어쩔 줄 몰랐는데, 이번 상을 받으러 오면서는 설레고 떨렸다"며 "여수에서 광주까지 와서 광주의 시네마테크에서 <블루 벨벳>(1992)을 보고 영화의 꿈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예술영화관 어려운 환경인데,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작품상은 <절해고도>가 수상했다. 40개 상영관이라는 열악한 상영 환경에서도 4천 명의 관객이 찾았고, 예술영화관 프로그래머들의 지지를 받았다. 김미영 감독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라며 "어떤 태도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상을 수상한 <다음 소희> 김시은 배우는 영상으로 보낸 인사를 통해 "GV(관객과의 대화)를 처음 경험했고, 관객들과 의미 있고 재미있던 기억이었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인사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해외 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특히 관객상은 프로그래머들이 선정한 44편의 작품 중 1840명 관객들이 직접 투표로 선정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랑받았기에 정말 행복한 작품"이라며 "50만 관객에게 감사한다. 한국영화산업과 문화가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배급홍보상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미야케 쇼 감독을 국내에 소개한 디오시네마 한동희 대표가 수상했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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