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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0월 10일 오후 2시 49분] 

불빛마을 불광(佛光)동, 북한산 서쪽 자락에 위치한 동네로서 불광사가 자리하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것도 두 군데나 있으니 독바위역 위쪽에 자리한 불광사와 북한산생태공원에 위치한 불광사다. 구분을 위해 전자는 웃산불광사라고도 불리운다. 마을 지명을 있게 한 사찰이지만 현재는 암자 수준의 자그마한 절이다.

북한산의 또 다른 별칭이 삼각산이다. 서편에서 바라보면 인수봉과 백운대, 만경대가 뫼산자 모양으로 불쑥 솟아 있어 다른 이름을 불일래야 붙일 수가 없을 터. 고려 때까지는 삼각산이었으나 조선에 들어오면서 '한양의 북쪽에 서 있다'는 의미로 북한산이라 지칭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금번 산책길은 불빛마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삼각산 족두리봉으로 올라 불광사로 하산하여 향림공원이나 기자촌공원을 걷는 코스다.
 
▲ 불빛마을 감시초소에서 느끼는 진경산수화 속 풍경이 그만입니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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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를 택하면 도심 한복판에서 푸짐하게 익어가는 벼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을 구경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여름의 화려했던 연꽃이 열매를 맺고 있으며 선홍빛 꽃무릇이 산책객을 유혹한다.

후자를 따르면 기자촌1구역근린공원 산책 루트에 조성된 억새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제법 볼 만하다. 이 산책길은 북한산둘레길(구름정원길) 일부와 겹치며 화의군(和義君) 이영(李瓔) 묘역으로 내려오면 은평한옥마을이 지척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경로를 지도에 표시한다.
 
북한산 족두리봉으로 올라 향림공원과 구름정원길을 걷는 여정.
▲ 불광동 워킹 코스. 북한산 족두리봉으로 올라 향림공원과 구름정원길을 걷는 여정.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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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의 시작은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로 나와 북한산생태공원에서 출발한다. 가는길에 자그마한 암자인 불광사를 들렀다 가자. 아늑한 시골집 안마당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대웅전 뒤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구름정원길 구간의 시작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 노정을 따르면 하늘전망대를 거쳐서 정진사를 넘어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선림사를 지난다. 북한산 둘레길은 연간 이용객이 300만을 넘을 정도로 이름난 여정이므로 지은이가 더 기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산수화 속의 풍경 같은 산불감시초소

북한산생태공원 우측길로 오르면 막다른 건물 옆으로 겨우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듯한 샛길이 나온다. 족두리봉을 향해 한동안 걷다 보면 노출된 넓직한 암반 위에서 서울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남산 너머로 관악산이 시계에 들어오고 한강 너머로 강서구와 양천구까지 훑어 볼 수 있다.
 
진경산수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 산불감시초소. 진경산수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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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봉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산불감시초소가 낯선 풍경으로 서 있다. 삐죽하게 솟은 벼랑 바위 틈에 고고한 모습으로 자리하여 은평구 일대를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한 폭의 진경산수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이 산책길에서 가장 빼어난 장소다.

다시 길을 나서 한구비 두구비 능선길을 타면 향림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매끈한 자태를 뽐내는 바위를 타고 계류가 흘러내려 폭포라고 이름 지을 정도의 수량은 아닌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근처에 있는 불광사와 구분을 위해 웃산불광사라고도 함.
▲ 불광사. 근처에 있는 불광사와 구분을 위해 웃산불광사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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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노래를 부르며 계곡물을 따라 하산하면 어느덧 불광사에 다다른다. 대웅전 한 채와 자그마한 부속 건물이 딸린 아담한 절이다. 가람의 연혁을 알리는 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으니 연혁을 알길이 없다. 꽤 오래된 느티나무가 8방향으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그 옆으로 8층 석탑이 자리한다.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벼농사 체험

수리공원을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향림공원 중간 쯤에 이르러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길로 접어들면 연서로를 건너 향림도시농업체험원으로 갈 수 있다. 은평경찰서를 끼고 돌아 향림공원을 한 바퀴 돌아내려와도 좋으며 곧바로 주택가를 가로지르면 연천중학교 바로 옆에 도시농업체험원이 자리한다.
 
연꽃이 열매를 맺고 벼가 익어가고 있다.
▲ 향림도시농업체험원. 연꽃이 열매를 맺고 벼가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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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와 단독주택이 늘어선 동네 한 가운데서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볼 수 있다니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풀줄기에는 고추좀잠자리가 내려 앉아 꽁무니를 하늘로 하고 햇볕을 피하고 있으며 노란 날갯짓을 하던 우리벼메뚜기가 벼이삭 사이로 몸을 감춘다. 그늘을 드리우는 원두막에 누워 꼬무룩 한 잠에 빠져들었더니 어느새 나는 호랑나비가 되어 꽃무릇 사이로 너울대다가 깼다.

한편, 향림공원 갈림길에서 선림사 방향으로 올라 둘레길을 걸으면 기자촌공원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병립한 아파트 단지 사이로 완만한 길이 이어지다가 대나무숲을 지나면 억새전망대에 이른다. 가을 낙엽이 후두둑 지고 난 뒤에도 햇볕을 받은 억새는 은은한 불빛이 켜진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계속해서 길을 나서면 구름정원길이 끝나는 곳에 화의군이영묘역이 자리한다. 이영은 세종대왕의 서자로서 어머니는 영빈(令嬪) 강씨. 여느 묘소와는 달리 울타리를 만들지 않았으니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기자촌공원 위쪽에 조성된 전망대.
▲ 억새전망대. 기자촌공원 위쪽에 조성된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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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불광동, #북한산 족두리봉, #향림도시농업체험원, #구름정원길, #화의군 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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