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방역수칙 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NC 다이노스는 후반기에 와르르 무너졌다. 주전 야수가 네 명이나 빠진 공백을 쉽게 메울 수 없었고, 팀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았다. 결국 최종 순위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돼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남은 징계를 소화해야 했던 '주전 야수 4인방' 없이 시작한 2022시즌, 초반부터 험난한 여정이 펼쳐졌다. SSG 랜더스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5월까지 그 흐름을 끊지 못한 NC는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해 일찌감치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졌다.

뒤늦게 불이 붙은 NC는 '뒷심'을 발휘한 덕분에 중위권 팀들과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다만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쥘 수는 없었다. 초반에 승수를 쌓지 못한 것이 시즌 최종 순위 및 성적에 영향을 끼쳤다.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진했던 NC의 2022년을 되돌아본다.
 
 올해 10월 8일 한화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이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NC 선수들

올해 10월 8일 한화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이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NC 선수들 ⓒ NC 다이노스

 
'대어급 FA' 2명 품고도 가을야구 하지 못한 NC

지난 겨울, NC 외야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던 나성범(KIA 타이거즈)이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급하게 대안을 찾아야 했던 NC는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손아섭과 박건우를 동시에 영입한다. 두 선수에게 쏟아부은 총액만 무려 164억 원에 달한다.

잃은 것도 있는 반면 얻은 것도 있었기에 NC가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저조한 공격력, 마운드의 부진이 발목을 잡더니 5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7연패 수렁에 빠진다. 결국 5월 10일 경기를 끝으로 '우승 사령탑' 이동욱 감독이 경질 통보를 받았다.

드류 루친스키와 원투펀치를 이뤘어야 하는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의 부진, 풀타임 활약을 선보인 국내 선발투수가 전무했던 점, 주전 포수 양의지를 제외하면 마땅한 포수가 없었던 안방 사정 등 곳곳에서 빈 틈이 보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포수 김태군을 내주면서 투수 심창민, 포수 김응민을 영입한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성적 부진 장기화로 5월까지의 성적은 51경기 17승 34패, 4할이 채 되지 않는 승률로 한화 이글스와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고, 6월 이후에는 꾸준히 5할 이상의 월간 승률을 나타냈다. 9월에는 6일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무려 6연승을 질주해 5위 KIA 타이거즈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양의지, 노진혁을 중심으로 타선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부상에서 돌아온 구창모의 역투도 빛났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5위의 주인공은 그대로였다. 특히 가장 결정적인 시기였던 9월 22일~24일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에서 1승에 그친 것이 결과적으로는 NC의 가을야구 도전을 가로막았다.
 
 팀의 '기둥'이나 다름이 없었던 양의지 등 올겨울 주축 선수가 대거 이탈했다.

팀의 '기둥'이나 다름이 없었던 양의지 등 올겨울 주축 선수가 대거 이탈했다. ⓒ NC 다이노스

 
의문부호 붙은 2023시즌,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NC

직전 시즌 우승팀을 제외하면, 어느 팀이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NC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6위로 끝낸 올해보다 높이 올라가겠다고 다짐하면서 홈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NC의 바람과 달리 2023시즌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계획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우선 FA로 투수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내야수 노진혁(NC 다이노스)까지 세 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선수들이 나란히 이적을 택했다.

NC는 FA 포수 박세혁 영입(4년 최대 46억 원), 장기계약을 맺은 박민우 재계약(5+3년 최대 140억 원)으로 한숨을 돌렸다. 또한 투수 구창모와 최대 132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력 보강보다는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여기에 4년간 선발진의 한 축을 지킨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1+1년 최대 800만 달러)을 체결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올해 준수한 성적을 남긴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래저래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다.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훨씬 많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NC보다 낮은 순위로 시즌을 끝낸 팀들이 대부분 전력을 보강한 상태다. 의문부호가 붙은 2023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강인권 감독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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