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 LG트윈스 제공

 
외국인 선수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은 LG가 조금 늦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 외국인 선수 오스틴 딘과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40만, 인센티브 2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딘은 계약 후 "2023 시즌 LG 트윈스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2023시즌 LG가 우승할 수 있도록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일 메릴 켈리, 아담 플럿코와 재계약한 LG는 딘까지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183cm 97kg의 다부진 체격을 가진 미국 출신의 딘은 2018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3개 팀을 거치며 5년 동안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28 11홈런 42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엔 대부분의 시간을 트리플A에서 보내며 115경기에서 타율 .268 17홈런 55타점 68득점 OPS(출루율+장타율).812를 기록했다. 딘이 합류하면서 내년 시즌 LG의 포지션과 라인업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메디컬테스트 탈락한 알몬테 대신 딘 영입

작년 '200안타 2루수' 서건창 영입으로도 만족스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 LG는 올해 외국인 선수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2루수 자리를 메우려 했다. 하지만 리오 루이즈가 27경기에서 타율 .155 1홈런 6타점, 로벨 가르시아가 39경기에서 타율 .206 4홈런 19타점으로 동반부진하며 중도퇴출됐다. 결국 LG는 외국인 타자 없이 플레이오프에 나섰고 야시엘 푸이그가 맹타를 휘두른 키움 히어로즈에게 1승3패로 패했다.

따라서 내년 시즌 LG의 외국인 타자 영입 모토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무조건 타격능력이 좋은 선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6일 총액 80만 달러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스위치 히터 아브라함 알몬테를 영입할 때만 해도 LG의 '강한 외국인 타자 영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알몬테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빅리그에서 10년 간 활약하며 455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타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외국인 타자 계약소식을 전한 지 4일 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10일 올해 트리플A에서 타율 .293 18홈런 66타점 OPS .951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검증된 강타자 알몬테와의 계약을 철회했다.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구단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견됐다는 이유였다. LG로서는 힘들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영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알몬테의 계약 철회 후 다시 열흘이 넘는 고민의 시간을 가졌던 LG는 22일 우타자 오스틴 딘을 선택했다. 빅리그 경험은 5년 126경기로 10년 455경기의 알몬테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이는 딘이 알몬테보다 4살이나 어리다. 무엇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시절이던 지난 2016년 금지약물 적발로 8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던 알몬테와 달리 딘은 지금까지 트러블을 일으켰던 전력이 없다.

문제는 역시 딘의 포지션이다. 딘은 빅리그 126경기 중 정확히 100경기에서 수비에 나섰는데 그 중 86경기를 좌익수로 출전했다. 딘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 좌익수라는 뜻이다. 하지만 LG의 좌익수는 바로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LG의 붙박이 좌익수로 활약한 '캡틴' 김현수의 자리다. 오지환이 버틴 유격수와 함께 LG에서 가장 견고한 포지션에 역시 좌익수 자리가 가장 익숙한 외국인 타자가 합류한 것이다.

새 외국인 타자 딘의 적정 포지션은?

LG가 내년 시즌 2루 자리를 서건창과 김민성, 송찬의 등에게 맡긴다면 현 시점에서 가장 아쉬운 포지션은 바로 채은성(한화 이글스)이 떠난 1루 자리다. 새 외국인 선수 딘이 전문 1루수라면 간단히 고민이 해결 되겠지만 딘은 빅리그에서 1루수로 출전한 경기가 단 6경기(34이닝)에 불과했다. LG구단은 딘의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을 강조했지만 여러 포지션을 옮겨 다니면서 좋은 성적을 올린 외국인 선수는 거의 없었다.

KBO리그가 낯선 딘에게 최대한 편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면 딘이 좌익수로 활약하고 '캡틴' 김현수가 팀을 위해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김현수는 지난 2018년에도 1루수로도 60경기에 선발 출전한 바 있고 LG는 작년에도 우익수 채은성이 1루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바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올 시즌 1루수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고 더 이상 외야를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LG 이적 후 세 번이나 100타점 시즌을 만들었던 간판타자 김현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채은성의 공백도 메우려면 딘이 1루수로 나서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딘이 LG의 주전 1루수가 된다면 내년 시즌을 위해 상무 입대도 미룬 이재원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만약 이재원이 내년 시즌 딘에 밀려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잠재력이 폭발하긴커녕 13홈런 43타점으로 힘들게 올려놓은 성적이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딘의 내년 시즌 포지션은 질롱코리아 파견에서 15경기 타율 .375 3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송찬의와 올해 LG가 배출한 '신데렐라' 문성주의 입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오랜만에 쏟아져 나온 뛰어난 재능들을 최대한 활용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고 싶겠지만 많은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가 버티고 있으면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의 기회는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키움 시절부터 KBO리그와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할 '싹수'가 보이는 선수에게는 '무한신뢰'를 줬지만 결코 아무에게나 기회를 주는 지도자는 아니다. 따라서 10개 구단 중 선수층이 가장 넓은 LG에서는 붙박이 1군선수로 생존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내년부터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될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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