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란 토레스(왼쪽)와 다니 올모 골 세리머니

페란 토레스(왼쪽)와 다니 올모 골 세리머니 ⓒ AP/연합뉴스

 
스페인이 90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코스타리카를 무너뜨렸다.

스페인이 24일 새벽(한국 시각)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7대 0 대승을 거뒀다. 이와 함께 스페인은 이번 대회 최다점수차 경기를 만들어냈다.

압도적인 경기력 선보인 스페인

경기 내내 스페인의 일방적인 경기흐름이었다. 90%에 육박하는 볼 점유율 속에 선수들의 월등한 개인 기량과 탈압박, 유기적인 패스웍이 빛난 스페인은 유효슈팅 7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엄청난 집중력까지 선보이면서 코스타리카를 무너뜨렸다.

스페인의 득점은 전반 10분부터 빛났다. 전반 2분 마르코 아센시오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스페인은 전반 10분 다니 올모가 가비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문 앞에서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이른 시간에 리드를 잡았다.

한 번 터진 스페인의 득점은 이후 10분 간격으로 연달아 터진다. 전반 20분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패스를 받은 호르디 알바가 낮게 크로스를 올리자 이것을 아센시오가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린 데 이어 30분에는 호르디 알바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페란 토레스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전반전을 3대 0으로 앞선 채 마무리한다.

스페인의 압도적인 경기력 속에 코스타리카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수비라인을 내린뒤 빠른 역습을 구사하고자 했지만 느슨한 압박으로 인해 이는 결과적으로 스페인이 원활하게 공격 전개를 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개인 기량에서 압도 당한 채 속수무책으로 3골을 허용하며 자신감까지 잃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경기를 펼치지 못하게 된다.

확실하게 리드를 잡자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12분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 대신 알바로 모라타와 카를로스 솔레르를 투입한데 이어 후반 19분에는 조르디 알바, 세르히오 부스케츠 대신 알레한드로 발레, 코케, 그리고 후반 24분 아센시오대신 니코 윌리엄스를 투입하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전술실험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럼에도 스페인의 득점포는 그치지 않았다. 후반 9분 가비의 패스를 받은 페란 토레스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후반 29분에는 알바로 모라타의 크로스를 받은 가비가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종료 직전에는 솔레르와 모라타가 연속골을 터뜨리는등 교체작전까지 보기좋게 성공한 스페인은 결국 7대 0 대승으로 첫 경기를 기분좋게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자신들의 역대 월드컵 최다점수차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기록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불가리아전 6대 1 승리였는데 이를 24년 만에 경신한 스페인은 독일, 포르투갈에 이어 세 번째로 21세기 월드컵에서 7골차 이상 승리를 기록한 팀이 되었다.

*21세기 월드컵 7골차 이상 승리 기록*
-2002 한일 월드컵: 독일(사우디전 8대 0 승)
-2010 남아공 월드컵: 포르투갈(북한전 7대 0 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페인(코스타리카전 7대 0 승)

스페인의 대승 속에서 빛난 신예들의 맹활약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1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영 플레이어들의 맹활약이다. 그 시작은 잉글랜드였는데 2000년대생 신예 주드 벨링엄(2003년생), 부카요 사카(2001년생)는 이란과의 첫 경기에서 각각 1골과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잉글랜드의 6대 2 대승을 일궈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이 경기에서도 스페인 신예들의 활약이 빛났다. 스페인 세대 교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 가비는 이날 모두 선발출전했는데 경기 내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먼저 페란 토레스는 57분간 활약하면서 페널티킥 득점을 포함해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올라섰다. 페란 토레스의 활약은 당초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스페인에게 또다른 희망을 제공함으로서 향후 공격진 구성에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중원에 포진한 페드리와 가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페드리는 전반전에만 96%의 패스성공률을 바탕으로 69회의 패스 성공, 3차례의 키 패스 등 스페인의 빌드업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날 출전시간이 57분이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전반전 그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비는 공수를 넘나드는 맹활약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공격에선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후반 9분 페란 토레스의 득점에 기여했으며 후반 29분에는 모라타의 패스를 받아 직접 득점까지도 터뜨렸다.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는데 다섯 차례의 볼 리커버리를 비롯 여섯 번의 지상볼 경합 성공, 다섯 번의 피파울을 기록하면서 경기흐름을 스페인쪽으로 가져가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한편 가비는 이날 경기를 통해 1958년 펠레(17세 249일)에 이어 역대 월드컵 최연소 출전기록 2위(18세 11일)을 기록했다. 더불어 선배 라울 곤잘레스(20세 31일)가 갖고있던 스페인 역대 월드컵 최연소 득점기록도 경신하게 됐다.

언급한 3명의 선수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10대 때부터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기량과 잠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로 인해 스페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이들을 중심으로한 세대 교체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그 기대에 부응해왔다. 페드리는 지난 유로 2020에서 역대 최연소 베스트 11 선정에 이어 도쿄 올림픽 은메달에도 상당한 공헌을했고 페란 토레스는 준수한 득점력과 월등한 개인기량을 통해 유로와 네이션스리그을 통해 주전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가비는 대표팀 역대 최연소 출전(17세 62일)과 득점(17세 304일) 기록을 세우더니 이번 코스타리카전에선 월드컵 최연소 득점기록마저 경신하면서 스페인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벨링엄과 사카에 이어 스페인의 신성 3인방이 맹활약을 펼치는 등 월드컵 초반에는 영 플레이어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대회 내내 지속된다면 이번 월드컵의 영 플레이어상 경쟁도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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