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FA 시장이 뜨거워졌다. 주전급 FA 포수가 나란히 이적을 택했다. 유강남은 부산으로, 박동원은 서울로 향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유강남과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옵션 6억원이다.

같은 시각 LG 트윈스도 FA 영입을 발표했다. LG는 "FA 포수 박동원과 계약기간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금 20억원, 4년 연봉 총액 45억원이다.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포수 유강남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포수 유강남 ⓒ 롯데 자이언츠


수준급 포수 품은 롯데, 단숨에 고민 해결했다  

수 년간 안방 고민을 안고 있던 롯데는 내부 육성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더 이상 하위권에 머무를 수 없었던 만큼 올겨울에는 롯데가 지갑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롯데의 부름을 받은 유강남은 2011년 7라운드로 LG에 입단, 통산 1030경기 타율 0.267 103홈런 44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22시즌 포수로 1008⅓이닝을 소화하는가 하면, 최근 5시즌 연속으로 950이닝 이상을 뛴 리그 유일의 포수였다. '내구성'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다.

롯데 구단 역시 표면적인 성적만으로 유강남의 가치를 논할 수 없었다. 롯데는 "단순히 타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유강남 선수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고 팀 투수진을 한 단계 성장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유강남은 "새로운 시작을 롯데에서 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구단이 제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신 만큼 잘 준비해서 롯데 팬들에게 멋진 2023시즌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LG 팬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유강남은 "롯데 투수진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팀 내 젊은 투수들이 많은 롯데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유강남이 수비에서만 제 몫을 해줘도 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와 손을 잡은 포수 박동원(오른쪽)

LG와 손을 잡은 포수 박동원(오른쪽) ⓒ LG 트윈스


가만히 있을 수 없던 LG, 박동원으로 한숨 돌렸다

FA 시장 개장 이후 샐러리캡 등을 이유로 유강남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던 LG 역시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대안을 세우지 않고 2023시즌을 준비한다면 현실적으로 우승 도전이 쉽지 않았다.

개성고를 졸업하고 2009년 히어로즈에 입단, KBO리그 통산 1026경기에 출전한 박동원은 타율 0.256 114홈런 46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4월 말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된 후에도 준수한 기록을 남겼고, 특히 40.3%의 도루저지율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LG로선 박동원이 유강남의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도 역시나 '수비'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2010년대 중반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서 염경엽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던 박동원이 염 감독과 LG서 재회한다. 넥센 시절 백업 포수였던 허도환까지 포함해 세 사람이 LG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LG는 "박동원 선수가 공격력과 함께 수비력도 갖춘 포수로서 이번 시즌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잘 보여줬으며, 구단이 추구하는 목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말했다.

LG에서 2023시즌을 준비하는 박동원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LG 트윈스 구단에 감사드린다. FA라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응원해주신 키움과 KIA 팬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 LG 팬분들에게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구단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남은 포수 2명... 양의지 행보에 관심 쏠릴 듯

시장에 나온 4명의 포수 가운데 아직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포수는 단 두 명뿐이다. 양의지와 박세혁이다. 두 선수 중에서도 'FA 최대어'라고 불리는 양의지의 행보에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전 포수를 내줄 생각이 없는 NC 다이노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고, 이승엽 감독 부임 직후부터 안방 보강을 외쳤던 두산 베어스도 양의지를 탐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의지의 첫 FA 계약이었던 4년 총액 125억원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도는 금액의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탄을 장전한 또 다른 팀, 한화 이글스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주장' 하주석이 음주운전 적발로 장기간 이탈하게 되면서 당장 주전 유격수를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FA 영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노진혁, 김상수, 신본기, 오선진 등 유격수 자원을 놓고 고민에 빠진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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