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FA 자격을 얻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상수

2번째 FA 자격을 얻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상수 ⓒ 삼성라이온즈


삼성 타선은 해를 거듭할수록 세대교체가 무난히 되어가고 있었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채태인(은퇴)과 최형우(KIA), 박석민(NC)을 중심으로 타선이 활력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3명이 모두 FA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세대교체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후반부터 삼성 타선을 이끌었던 트리오가 김상수(삼성)와 박해민(LG), 구자욱(삼성)이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FA 신청을 했던 건 김상수였다. 하지만 2시즌(2017~2018) 연속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3년 총액 18억원에 사인해야 했다. 이후 2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하는 등 반등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4시즌 동안 타율 0.213 OPS 0.657로 실패했다.

더군다나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부상에 시달리며 72경기 출장에 그쳤다. 성적도 타율 0.251 OPS 0.628로 저조했다. 그나마 후반기 타율 0.290 OPS 0.682로 전반기 대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위안거리였다.

냉정하게 첫 번째 FA 계약을 맺은 후의 4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김상수의 가치가 단순히 타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수비에서 멀티포지션을 입증한 김상수

이번 시즌 수비에서 멀티포지션을 입증한 김상수 ⓒ 삼성라이온즈


우선 수비에서 멀티포지션이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주전 2루수였다. 하지만 부상 이후 김지찬이 2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자 김상수는 퓨처스리그에서 내야 유틸리티로 변신을 감행했다.

그리고 5월 29일 LG전에 복귀해 3루수 수비를 보더니, 7월 28일 한화전부터는 주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와 활약했다. 특히 유격수로서의 타격 성적은 143타수 43안타(1홈런) 15타점 22득점 타율 0.301 OPS 0.700로 좋았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김상수의 WAA는 -0.635로 오재일(-0.963) 다음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14시즌 동안 음수를 기록한 적은 3번(2016, 2020, 2022)에 불과했다. 수비가 어느 정도 받쳐준다는 증거다.

삼성의 슈퍼 루키 이재현도 "(김상수 선배님이) 선발로 나가시면 나는 벤치에서 시작하는데, 송구부터 포구까지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배울 점이 상당히 많다"라며 그의 잔류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게다가 경기 외적으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삼성의 야수 최고참인 강민호도 "(김)상수가 흥이 많아 팀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라며 분위기 메이커임을 인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상수는 현재 박해민과 구자욱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김상수는 현재 박해민과 구자욱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 삼성라이온즈·LG트윈스


공교롭게도 김상수는 2010년대 중후반 삼성 타선을 같이 이끌었던 박해민(LG)과 구자욱(삼성)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김상수는 올해 1990년생으로 내년이면 33세로 많은 나이가 아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김상수에게 관심을 가지는 구단이 있다. 대표적으로 kt와 롯데가 있다.

kt는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상무를 간다. 주전 2루수인 박경수도 내년이면 39세로 기량이 현저하게 떨어질 시기다. 심우준과 박경수의 대체 자원으로 적합하다.

롯데는 이번 시즌 유격수 자리에 곤욕을 치렀다. 유격수 WAR이 -1.03으로 리그 최하위, wRC+(조정 득점 창출력)도 46.4로 전체 최하위다. 타율(0.208)과 OPS(0.554)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박해민의 사례와 유사하다. 박해민도 타팀 이적을 크게 염두하지 않았다. 그러나 LG가 2번타자 적임자 및 수비 보강을 위해 박해민과 접촉을 했고, 4년 총액 60억원에 LG와 FA 계약을 맺으며 삼성을 떠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LG는 박해민 영입을 통해 한 시즌 구단 최다승 및 9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반대로 구자욱처럼 종신 삼성으로 남는 방법이 있다. 원래대로라면 구자욱은 이번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구자욱은 5년 총액 120억원에 삼성과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이는 삼성 구단 최초이자 비FA 다년 계약 최고 금액이었다.

박해민이 고른 이적의 전철과 구자욱이 고른 잔류의 전철. 김상수는 2번째 FA에서 어떤 전철을 고르게 될까. 선택은 김상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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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세부 데이터 : STATIZ(스탯티즈), KBO 기록실
KBO리그 스토브리그 삼성라이온즈 김상수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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